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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84 palmaris
작성
16.04.06 21:45
조회
4,453

제목 : 낭만이 사라진 필드

작가 : 미에크

출판사 :


완결을 불과 한 편 앞둔 낭만이 사라진 필드를 비평해볼까 합니다.


낭만이 사라진 필드는 적절한 전개속도, 성실한 연재로 꾸준히 2천여명 이상의 독자를 유지해 온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해 100프로 만족한 것은 아니었는데다 중간에 지루함을 느낀적도 있었음에도 저 역시 그  2천여명 중의 한 명이었다는건 이 작품이 어느정도의 매력을 담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스포츠물이 인기를 끄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서 오는 감동과 카타르시스,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을 통해 얻는 대리만족 입니다.


낭만이 사라진 필드는 특이하게도 전자의 요소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벨기에의 2부리그를 전전하던 로얄 앤트워프에 입단하여 다른팀의 이적요청조차 거절하며 축구인생 전부를 걸고 헌신하였지만 정작 팀이 천신만고 끝에 1부리그로 승격이 확정되자마자 보드진에 의해 철저하게 버려집니다.

흔히 쓰이는 소재인 회귀를 겪은 주인공은 비참하게 마무리 된 과거를 되뇌이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이를 악뭅니다.

그 이후 주인공의 행보는 좋게 말하면 극히 이성적이며 나쁘게 말하면 철저히 이기적이며 계산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몸값을 올리기 위해 벨기에로 귀화를 하는 것도 불사하며 국내에서 비난이 일 것을 대비해 의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 선수에게 접근 친분을 쌓고 그것을 소셜로 홍보하며, 거쳐갈팀, 최종적으로 남을 팀과 에이전트의 선택은 물론 인터뷰 때 할 발언 한마디 조차 사람들의 반응을 미리 대비하여 시나리오를 짜놓고 치밀하게 대응합니다.


미래를 이미 알고 모든 변수에 철저히 대비하는 이런 주인공이 고난을 겪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겁니다. 예상대로 주인공은 회귀후부터 은퇴까지 특별한 어려움 없이 죽 성공가도를 달립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는 것에서 오는 감동은 거세되어 버리고 단지 주인공의 성공담만 남은 특이한 케이스의 소설이 되어버렸다고 봅니다.

대척점에 서 있는 감동 중심의 작품 ‘지니 스카우터’를 생각해 볼 때 아쉬운 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귀화한 주인공을 싫어하는 독자와 감동이 거세된 것에서 거부감을 느끼고 하차한 독자들을 제외하고도 완결까지 꾸준히 2천여명의 독자를 확보했다는 건 반대로 해석하면 주인공의 성공담 내지는 대리만족적 요소만 가지고도 흥미를 느낀 독자가 꽤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력이 없는 작품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작품에서 아쉬웠던 점은 회귀 이후의 주인공이 성공일변도로만 흘러가다보니 너무도 평면적인 인물로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그런 주인공을 입체적인 인물로 변화시킬 회귀전과 회귀후를 연결시키는 열쇠인 히로인(이혼했던 회귀전의 아내)이 주인공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초반에 하차한게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중후반에 등장해 회귀후 주인공과 결혼한 새 히로인이 독자들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할 존재감 없는 캐릭터였다는 점에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일변도로 달린끝에 정상에 올랐을 때의 허무감이라던지.

회귀전의 인생이 과연 실패한 인생이었는지에 대한 고뇌가 표현되고 그로인한 주인공의 심경변화가 입체적으로 그려졌다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후반부를 제외하면 철저하게 유럽리그의 역사대로 따라가다보니 해외축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다음의 전개과정을 미리 알고 다음회를 볼 수밖에 없었고 흥미가 떨어지는 요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극렬 매니아 수준이 아닌 제 입장에서도 가끔은 신문기사나 위키의 한 대목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그런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인 ‘미들라이커’가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은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하나의 소설을 무리없이 완결지었다는 점은 박수를 보내 마땅합니다.

더구나 낭만이 사라지는 필드는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있긴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까지 했으니 작가 입장에서는 더 바랄게 없었을거라 봅니다.

작가분이 이 비평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차기작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길 독자의 한 명으로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99 미에크
    작성일
    16.04.06 22:04
    No. 1

    감사합니다.
    비평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습니다.
    이 글 덕분에 대충이나마 알고 있었던 [낭만이 사라진 필드]의 장점과 단점이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서 차기작에서는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갈고 닦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alter알터
    작성일
    16.04.07 00:49
    No. 2

    음.. 동감.. 좀 기대했는데 결국 여타 다른 스포츠물이랑 비슷비슷해지더군요..
    스포츠물의 한계인가..
    200화 좀 넘게까지보다가 하차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4.07 04:24
    No. 3

    그냥 너무 끈거죠. 주인공 캐릭터나 글의 주제의식이나 확연해서 처음엔 특징이 두드러져서 재밌었는데 캐릭터가 완성되고 주제의식도 다 끝났는데 질질 끈거에요.
    주인공이 잘나가보자! 이거고 글의 주제의식도 이번엔 잘나가보자! 이건데 이미 맨시티 합류한순간 거의 95%는 완료한거였으니까요. 남은 5%는 실질적인 업적인데 제가 200편대 중반에서 하차했는데 백편이나 더 연재하셨으니 뭐....트레블에 월드컵 우승까지 했나본데 지루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4.07 04:27
    No. 4

    mmo에서 만렙 찍고 템도 거의다 맞췄는데 마지막 남은 2%를 채우기 위해 아득바득 하는 느낌? 어차피 다음 시즌 시작되면 새로 맞춰야 되는건 똑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4.07 04:34
    No. 5

    하긴 그런데 낭사필 본 사람은 다 저런거 기대하고 본걸테니 딱히 문제라고 하기도 그렇네요. 조회수 줄어드는 것도 딱히 두드러지게 빠지는 곳도 안보이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수라마검
    작성일
    16.04.10 22:42
    No. 6

    글쎄요.. 고생.. 극복 이런 단계에 지친거 아닐까요? 실지로 저는 제가 선작후, 회당 구매하면서, 대척점의 음모, 악역의 꼴보기 싫은 부분들이 있는 편들은 제낍니다. 충분히 삶에서도 그런 버러지들과 쓰레기들 보는게 지긋지긋한데, 왜 내 취미생활에서까지? 하면서.. 만화책 좋아하는 분들이 일컫는 일상물,힐링물류가 장르소설에도 많았으면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과하면서 뻔한 악역 관련 클리셰들, 설령 처음 보는 패턴이어도 그놈의 음모, 누명.. 이딴건 차고 넘치니까요. 현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이라고 할 수 있는 장르 소설에 들어가죠.. 대립 , 갈등 요소들이요.. 그냥 마냥 행복하고 메르헨틱하고 충분히 주인공이 자신의 성공을 즐기는 모습으로 가득찬.. 보면 늘 주인공의 행복한 일상만 있는 이런 장르소설 하나쯤 괜찮지 않을까요? 솔직히 비평이라기보다, 취향을 타셨거나, '소설은 이래야 한다' 라는 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글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호석1
    작성일
    16.04.25 14:29
    No. 7

    난 이소설 발암 아니어서 좋았음 음모 모략 호구짓 없고 소재도 좋았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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