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꿈돼지 // 현대 정신의학에 대해서는 저도 잘...이 아니고 전혀 모릅니다. 다만 프로이트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 정도만 알 뿐이지요. 다만 문학이나 철학, 심지어 사회학 등의 영역에서는 아직 프로이트의 이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이 이처럼 영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라깡의 이론이구요. 하지만 이런 라깡조차 직업적인 정신분석의들에게서 집단 따돌림 비슷한 것을 당했다고 알고 있습니다(학회에서 파문당했다지요).
제가 사용한 분석적 도구들 역시,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적인 도구라기보다는 주로 사상적, 문화적, 문학적 의의를 가지는 것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이 글에서 이드/에고/슈퍼에고의 삼분법을 대체로 고수하였습니다.
좋은 비평 잘 읽었습니다. 추천 하나 누르고 갑니다.
사족을 달자면, 라캉이 따돌림을 당했던 이유는 그 당시 국제정신분석협회가,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 합니다만, 지독히도 보수적인 단체여서 라캉을 배척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 분석가의 절반 이상이 라캉학회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라캉의 정신분석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단순히 심리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알뛰세르등을 통해 정신분석이 당시 파리 지성인들에게 퍼지게 됐던 것도 있어서, 카랑은 굉장히 빈번히 현대 철학자들에 대한 담론에도 등장합니다. 실제로 그의 이론은 대단히 흥미롭고 철학적 사유에도 굉장히 친숙하게 적용할 수 있어서, 현대 문화 비판에도 종종.. 아니 대놓고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지젝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듯합니다.
빈스토크님, 원전은 솔직히 처음에 읽기 정말 까다롭죠; 개론서로서 파악하기 무리일 뿐만 아니라, 그의 세미나가 아닌 에크리 같은 경우엔 그의 말년의 작품으로 개론서로 보기보단 총체적 완결작으로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라캉이 프랑스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직설적으로, 명확하게 이론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죠. 혹자는 이런, 그 특정 이론적 개념의 카테고리의 모호성을 해체하려 하지 않고, 그 모호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이야말로 현대 프랑스 철학의 특징이자 독자들에게 사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서 각광받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동의도 합니다만 특정 개념에 대한 오해의 소지도 다분해지죠.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대신에 다의적이 되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원전보다 다른 사람이 쓴 라캉에 대한 입문, 개론서들이 훨씬 명확하게 그의 정신분석 개념들에 접근하는 듯 보이는 아이러니가 드러나곤 합니다. 개론서를 접한 이후에 다시 그의 세미나를 접하면 그전보다는 좀 낫더군요^^; 무엇보다 국내 프랑스 책들 번역 같은 경우엔 기대했다간 피를 보기 때문에; 꼭 그의 모호해서 난해한 서술 방식뿐 아니라, 번역 때문에도 접근하기 까다롭다고 생각합니다.
연우님 // 저도 학술서적의 번역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많습니다. 특히 서구 언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에는 어떤 본질적인 한계 같은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죠. 공부 계속 하려면 불어 정도는 배워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천성이 게으른 탓에 ^^
그리고 개론서와 원전에 대한 말씀은 상당히 공감이 많이 가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인지위덕님 // 음...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지루한 글을 읽으셨다는 자체가 놀랍군요 ^^ 저도 단편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청산녹수 같은 경우는 중편에 가깝고 이야기 구조도 탄탄하니까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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