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대장정
작품명 : 반왕
출판사 : 영상노트
1) 보르헤스님께
"제가 대장정님의 반론글에 사과글을 올렸는데도 불구하고,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시는 듯 해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과를 하신 것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보르헤스님과 같은 눈높이로, 같은 인간으로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와 함께 보르헤스님께 제가 무례를 범했다면 이 자리를 통해 사과드리겠습니다. 또한, 다른분들의 기분을 제가 상하게 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추가하겠습니다. 보르헤스님이 쓰신 글의 여타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상관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 제 글이 표절이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계신다면,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처음 논거로 드셨던 것처럼 인물, 사건, 배경의 어떤 부분이 표절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오.
단순히 배경의 유사성이 있고, 그것들이 로마를 연상하게 하고 카이사르를 연상하게 만드니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 얘기하신 것처럼 인물과 사건까지 명확하게 해주십시오.
표절이라는 얘기를 꺼내시려면 그 정도 수고와 노력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창조성과 독창성의 부족이 보르헤스님이 제기하신 문제의 핵심이고, 표절은 제가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보르헤스님께서 표절이라고 언급하신 표현이나 부분은 삭제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물론 다른 비판과 비평 부분은 제가 절대로 상관할 문제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장정님의 논제의 핵심은 "내 글이 표절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심히 불쾌하다." 인 것 같습니다
불쾌함보다는, 저는 제 글이 표절이 아니라고 확신하기에 제 생각을 밝힌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 글은 표절이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저의 논제의 핵심은 대장정님의 글이 표절이다 아니다가 아닌 작품의 독창성(Originality란 단어 또한 불쾌하다고 하시는 분이 있어서) 여부 였습니다. 전 대장정님의 글에 표절이다 아니다라고 판정할 수 있을 만한 자격도 위치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일 뿐이죠. 그것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독창성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제가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표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글에 있어 표절 의혹을 제기할 때는 한 번만 더 생각해주시고, 신중하게 해주실 것을 간절하게 청하겠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쓸 때, 이것이 남의 생각을 도용한 것이 아닌가 하고 한번은 더 생각해 보고, 신중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대장정님의 반왕을 굳이 문제 삼은 것은 그것이 문제를 삼을만큼 심각하게 저급한 소설이 아니라, 꽤나 잘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아쉬운 점이 눈에 띄였기 때문입니다."
저도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저 역시 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있고, 읽는 분들의 지적이 저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면 저 역시 감사를 드릴지언정, 뼈아픈 지적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프란츠 제국의 설정을 보면 중앙바다를 중심으로 세개의 대륙에 걸쳐져 있으며 중앙바다를 우리들의 바다라고 부른다라고 써 놓으셨습니다. 로마인이 지중해를 우리들의 바다라고 부른다는 것은 로마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졌던 분들은 이미 아실 내용이라 봅니다. 그런 설정상의 유사성으로 인해 녹스요새와 마시족은 만리장성과 흉노족이 아닌 갈리아인과 게르마니아 방벽 혹은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자연히 연상시키게 되었고, 레미 앙쥬가 7000명의 병력으로 대규모 병력의 마시족과 맞서는 상황에서는 카이사르가 7000명이라는 숫적으로 불리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빠른 기동성이라는 잇점을 활용하여 급속 진군하여 갈리아의 여러부족들을 각개격파하는 부분이 자연스레 연상되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릅니다만 거기에다 4권의 초입에서 나오는 아드리안강의 설정까지... 제가 반왕을 읽으며 자연스레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떠올리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십니까? 그것이 문제라면 기억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제가 이상한 놈이겠지요."
그 부분에 있어 배경을 보다 창조적으로 변형시키지 못한 제 미숙함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고 있는 제 글들 상당수가 역사적 배경을 판타지에 변형시켜 사용하려고 생각중이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 보다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그나마 많이 알고 있는 시대를 이용하려고 계획중이기에 이번 지적을 커다란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대장정님께서 저의 비평을 보고 글의 전개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것도 장르소설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이미 구입해서 사 본 1,2권만을 보고 감상을 쓸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대장정님과 저의 근본적 차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 독자이고 전 대장정님이 쓰신 텍스트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니까요."
글의 전개는 바꾸지 않습니다. 지적하신바 있는 것처럼 주인공의 행보가 카이사르의 복사판이 아니고, 제 전개는 저의 고유한 전개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판 상황과 시장 여부에 따라 모든 내용이 전개될지, 핵심적인 내용만 전개될지는 저 스스로도 장담할수 없습니다만, 제가 처음 생각한 방식과 내용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흔히들 작가가 독자(비평가도 독자입니다.)의 혹독한 비평에 절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그런 절필 선언으로 비평의 논점을 피하고 애독자를 볼모로 삼는 짓이 옳바른 것일까요?"
저는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입니다. 혹독한 비평이 지금 당장에는 저를 힘들게 만들지 몰라도,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여건이 된다면 계속 글을 쓰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제 글에 문제가 있는데 애독자를 볼모로 삼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고, 저에게는 다른 유명작가분들처럼 애독자가 그리 많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제 글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가진 비평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우스개소리로 잠깐은 기분 나쁘더라도 베란다에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꺼이꺼이 울고는 다시 힘을 내서 글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내 글을 비판했던 이들에게 다음번에는 더욱 좋은 글을 써서 '내 글 어때?'라고 내놓고 싶은 오기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심사에 뒤틀리는 비평은 전혀 발전적이지 못하므로 삼가하라고 한다면, 도대체 독자가 이미 지불한 정당한 비용에 대한 권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합니까? 현실에서 작가가 독자들이 구입하거나 대여한 비용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습니까? 독자는 비용이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자신이 구입한 상품이 그만한 가치를 갖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보다 합리적인 비용지출을 위해 합리적인 구매의사결정방식을 따릅니다.
따라서 독자는 책의 상품평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비평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독자의 당연한 권리이며 요구라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 순수하게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자면 비평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난이 아닌 비평이라면 작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이런 얘기까지 들었는데, 이제 무엇이 두려울까란 생각도 듭니다. 더 이상의 얘기는 들을 수도 없을 테니까요.
"표절문제에 대해선 제가 분명히 사과드립니다. 표현이 다소 격했습니다. 하지만 전 표절과 유사한 행위라고 말했지, 결코 표절이다라고 단정한 적은 없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저 또한 보르헤스님께 무례하게 대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저 스스로는 제 글이 표절이나 표절에 유사한 행위 소리를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감정이 격앙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 글을 쓰면서 표절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2) 북극대성님께
"표절에 가까운 행위이다" 이표현 하나만을 두고 보면 대장정님의 말씀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보르헤스님은 저 표현만 한 것이 아닙니다. 작품속의 창조적역량을 함께 꼬집었습니다. 원형을 차용하더라도 그것이 창조적으로 재구성되지 못했다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과도한 표현으로 "표절에 가깝다"라고 한 것입니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논의의 핵심이 표절이냐 아니냐에 치중되어야 합니까? 아니면 작품속에 원형을 뛰어넘는 창조적 역량이 담보되었는지 아닌지를 따져야 합니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순서의 문제였습니다. 표절이라는 것은 그 말만으로도 다른 부분에 대한 어떤 평가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창조적 역량이라는 문제를 논의하기 이전에 그 말만으로도 치명적입니다.
창조적 역량이라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를 하기도 전에 뼈가 되는 표절 얘기를 확실하게 매듭짓지 않고서는 그 어떤 논의도 시작할 수 없고, 무의미하다고 봤습니다. '표절에 가까운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라는 표현은 '표절이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다분합니다. 글쓴이에게 표절이라는 문제만큼 중요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창조적으로 재구성되지 못했다고 하는 것만으로 표절에 가깝다고 말한다고 하신 것을 긍정적으로 보셨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역사적 사건(그것도 어떤 저작물의 내용이 아닌 순수한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빌려왔다고 해서, 그것이 표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글 속의 인물과 사건이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배경을 빌려왔다고 해서 그것이 창조적 역량 부족이며, 표절에 가까운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장정님이 본문에서 반론으로 펴신 논지를 요약해봤습니다. 표절이냐 아니냐에 치중해서 논리를 펴셨더군요. 보르헤스님이 제기한 비판의 초점이 표절이냐 아니냐에 있습니까?. 작품속에 창조적 역량이 담보되지 못했기에 이를 지적한 것입니다. 표절에 가까울 정도로 창조적 재구성 능력이 부족했다 이것입니다."
그렇게 말하시는 것에 저 역시 여러 번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아둔하고, 편협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세의 배경을 빌려오는 판타지나 중국 명나라 배경을 빌려오는 무협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모두들 인정하는 배경과 아직은 조금 낯선 로마 배경을 빌려올 때 어떻게 그런 부분을 밝히고,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지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역사는 공유하는 것이고, 그것을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글에 이용했다면 굳이 그것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판타지나 무협을 보면서 어떤 역사적 배경, 사건, 인물이 나오거나 그것들을 차용했다고 해서 일일이 다 밝히지는 않습니다. 독자들의 독해력과 배경지식을 믿고, 그 인물과 배경을 이렇게 이해하도록 글쓴이는 제시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는 고충이 있습니다. 저 스스로 제 글 속의 배경을 독자들이 어떻게 바라볼지를요. 이번 글에서는 로마를 골격으로 제 나름의 세상을 창조하려고 했고, 그것을 독자들이 알아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너무 낯설게, 보편적이지 않은 배경들을 제시하면 독자들은 이해를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 의도는 단숨에 좌절하고 맙니다.
보르헤스님처럼 로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보기에는 글의 수준이 턱없이 낮고, 로마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낯설고 지루해서 단숨에 책을 던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배경 자체나 주인공의 행보가 아닌 그 이전 시대의 얘기에서 로마에서 잘 알려진 상황들을 빌려왔습니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보통은 장르소설 주 수요층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은 책을 내려면 그 연령대에 초점을 맞추라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라고 합니다. 아직 공부하기에 바쁜 그 연령대 분들에게 로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물론 그 연령대에 있으면서도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분들도 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반왕의 배경을 잡으면서 일반적인 그 연령대 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잡고자 노력했고, 그랬기에 더욱 로마의 원형에 가깝게 그려냈습니다. 또한, 보편적으로 판타지에서 사용되는 중세시대의 체제를 도입해 이해를 쉽게 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혼란을 유도했고,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됐다면 제 능력 부족입니다.
"우리가 작품을 비판하는 것은 작가의 머리속에 든 해명이 아니라 작품 그 자체의 텍스트를 보고 비판합니다. 대장정님이 본문글에서 상세히 해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해명이 작품속에 세세하게 창조적으로 담보되어 있습니까? 그래서 독자가 오해할 소지가 전혀 없습니까? 이것이 작품속에 세세하고 친절하게 들어있어야죠. 보르헤스 님이 아무 이유도 없이 이러한 제기를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제가 인용한 부분들은 표절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작가분 나름대로 머리속에 든 생각을 잘 표현했지만 그 내용이 실제 작품속에 얼마나 담보되어 있는가 즉 작가의 해명보다는 작품이 더중요한 것입니다. 작품속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히 존재한다면, 그 존재의 의미는 바로 비판의 초점이 되는 것입니다."
텍스트에 제 생각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다면, 제 미숙함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내용에 대해 비판하신다면 저 역시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라는 부분, 표절이라고 할만한 오해의 소지라는 구절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저 역시 고민해보겠습니다.
3) 비가님께
과연 책임을 질려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 라고 정확하게 말씀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에 대해서는 언급도 안하고 "책임져라"라고 말한다면 "너가 잘못한것 맞으니까 알아서 해라" 이 말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르헤스님이 사과를 하셨고, 저는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추가로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표절 표현과 그 관련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것이 보르헤스님이 책임지실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보르헤스님이 제 요청에 어떻게 생각하실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저렇게 책임지라고 저 혼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이상의 책임은 질 수도 없고, 저 역시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떤 비난이든 다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절 만큼은 저 스스로 감내할 수 없기에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책임을 돌리시는데 독자들은 분명 작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죄송하게도 대장정님 또한 독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행위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독자들은 분명 작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다는 것을 말이죠. 이번에 크게 배웠습니다.
제가 독자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제 생각을 밝히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미 제 글을 읽었거나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 제 글이 표절 소리를 듣는다면 읽은 분들에게는 표절한 책을 읽게 된 피해를 입힌 것이고, 아직 읽지 않은 분에게는 표절한 책이라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글이 결코 표절이 아님을 밝혀, 읽은 분들에게는 그런 책 읽은 것이 아님을 밝히고, 읽지 않은 분들에게는 제 글 반왕이 어떤 글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정당한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애초에 이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셔야 했다면 보르헤스님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셔서 원문의 수정과 사과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을 요구하셨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책임을 말하면서 공개적인 방법으로 이야기 하셨습니다."
보르헤스님이 처음부터 저에게 개인적으로 쪽지를 주셨다면 저 역시 쪽지로 답해드렸지 공개적인 장소에서 제 생각을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보르헤스님께서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공개적인 장소에서 제 생각을 밝힌 것입니다.
억측일지 모르지만, 독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문제를 제기해도 되고, 글쓴이는 조용히 해결하고 싶으면 쪽지로 생각을 말해야 한다고 여기시는 것입니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의견과 생각의 교환은 공개된 장소에서 투명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면 적절한 방식을 취해 예의를 갖춰 성실하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하셨습니까?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이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든 원인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대장정님의 반론글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일을 점점 확대하려는 의도로 밖에 안보입니다."
이 일을 크게 만든 원인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시라고 하셨습니까? 제 반론글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제기에 표절이 나왔습니다. 표절 얘기까지 나왔는데 제 생각을 밝히지 말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히 있게 되면 제가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 제가 잠자코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저 또한 문피아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제 생각을 밝힐 권리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점점 확대하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이신다구요?
이런 표절 얘기, 표절에 가까운 독창성 부족 애기를 해봐야 결국 크게 상처입는 것은 저입니다. 논의가 어떻게 결말이 나든, 저는 표절 논란에 휩싸인 놈이 되는 것이고, 앞으로 반왕 다음 권이 나오거나 제 이름으로 다른 책이 나오더라도 '표절 논란이나 표절 의혹이 제기된 놈'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그런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이 분명한데 제가 일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까? 대체 어떻게 저라는 인간에게 그토록 모욕적인 말을 할 수 있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일부의 표현에는 문제가 있지만 좋은 감상쪽 인것 같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저같은 사람에게도 책임을 운운하시기에 물어보겠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져야 하는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르헤스님 책임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은 앞에서 밝혔습니다. 일부의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것, 그 일부가 표절과 관련된 얘기입니다. 그 일부, 표절이 사소한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표절에 동의한 분들에게 책임을 지라고 했던 말은 다른 글에서도 이미 밝혔듯, 극히 조그만 부분이라도 표절이라는 커다란 문제를 얘기하실 때는 한 번 더 생각해주시고, 신중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 이상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책임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정녕 장르문학에 애정을 갖기에 비판하시는 것이라면, 표절 얘기나 글의 원천인 상상력과 창조력에 문제를 제기하실 때는 신중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청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보르헤스님의 원문글은 감상란 쪽에 실렸습니다. 감상글에서의 비판은 비평에서의 비판과 확실히 무게감이 틀립니다. 아마 법적으로도 차이가 있을것입니다. 이걸 보르헤스님의 의견에 상관없이 비평란으로 옮긴 문피아도 책임이 있습니다. 문피아에서 져야할 책임도 확실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문피아 내부적으로 절차를 밟겠지요."
감상글에서의 비판과 비평란에서의 비판이 무게감이 틀리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무게감이 틀린지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법적으로도 차이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까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감상글을 보르헤스님의 의견에 상관없이 비평란으로 옮긴 문피아도 책임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부분은 질문 대상이 틀린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어떤 기준으로 문피아 운영진이 그리 했는지를 운영진에게 물어야 할 문제이지 저에게 추궁하실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문피아에서 져야할 책임을 저에게 물으실 이유도 없고, 제가 반드시 그에 답을 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물으신다면 그 글을 비평란으로 옮긴 것이 이번 문제에 대체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지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흘렀으니 보르헤스님과 그분의 의견에 조금이라도 동조한 모든 분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몰고 나가시는 대장정님의 모습은 솔직히 보기 안좋습니다. 과연 무엇을 요구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표절이란 단어에 문제를 제기하셨다면 책임이란 단어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책임이란 단어에 대해서는 저 역시 생각하고 있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이 일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저는 앞으로 대장정님의 글은 사서보지도 대여해서 읽지도 않겠습니다. 글의 훌륭함과 상관없이 작가분에게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겠다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제가 무릎꿇고 잘못했다고 빌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비가님의 선택이겠지요.
문제가 된 최초의 글에 최초댓글을 단 사람으로 묻고 싶습니다.
"과연 이번 일로 대장정님은 어떠한 것을 얻으셨나요?"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만신창이가 됐지요. 그럴 거라고 처음부터 일정 부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표절이 언급된 이상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할 말은 해야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제 글이 나오는 한 영원히 기억하겠지요. 2006년 10월에 대장정이라는 이가 표절의혹에 휘말렸다구요. 그리고 저에게는 그런 꼬리표가 영원히 따라다니겠지요. 설사 여기 계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지 몰라도 누군가는 그렇게 기억할 것이고, 어쩌면 아주 터무니없게 확대재생산될 지도 모릅니다. 그때마다 저는 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 할 시간에 일일이 해명을 해야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저는 반왕이라는 글 하나만 쓰거나 완결도 내지 않고 사라지려는 그런 이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계속 출판을 할 생각이며, 더욱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자 하는 이입니다. 그런데 그런 꼬리표가 끝까지 따라나닐 겁니다.
이 이상의 피해가 있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를 얻었습니다. 독자분들이 작가들을 대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를요. 저도 이전에 생각했던 독자들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배워가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이전 다른 작가분들이 왜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고, 다른 작가분들이 개인적인 글에서 왜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겠지요.
Comment '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