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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연재되거나 되었던 것들을 포함해 국산 무협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필력을 웅변해주는 표현들이라 생각해 적어 놓은 것들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물론 특색없이 단순 명료한 표현들만으로도 이야기를 잘 꾸려나가는 작가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배워두고 외워둘 만한 표현들이라 생각해, 굳이 이곳에 올린다.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당해도 불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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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기대서 한 가지 묻겠소'
'기댄다'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 작품과 인물의 진중함이 콱 느껴진다
'그리고 미친 듯한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산이 울고 있었다. 땅이 몸서리치고 있었다'
산자락에 면한 한적한 관도에 거쎄게 내리꽃히는 장대같은 비를 인물의 심정에 연결지어 이렇게 묘사할 수도 있다. 쉬운게 아니다
'눈도 많이 내리지 않고 그저 춥기만 한 황량한 겨울이다'
겨울의 황량함을 전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생생한 표현!
'다쳐서 불 받은 놈 성미 건드려서 나발 불게 하지 말고'
등장인물 가운데 한명이 이 정도 언변을 구사하면 그 작품의 언어적 완성도는 충분할게 뻔하다
'대낮의 올빼미처럼 눈치가 없는', '비맞은 한지처럼 축 처진 어깨'
일상 대화에도 쓰면 왕재치있다고 칭찬받고 부러움을 살 수 있다
'비가 내리고 갠 하늘은 이렇듯 화창하니, 흐린 하늘은 쉽게 잊혀지는 구나'
인간의 기본적 성벽을 콕 짚어낸다
'심장이 모래밭을 구르는 것 같은'
심정의 고통이든 말그대로 신체적 가슴의 고통이든 실감나게 하는 묘사이다
'이 무성한 개차반'
성질 더럽고 고약한, 굴러먹을대로 굴러먹은 험상굳은 몸집과 얼굴의 건달이 연상되지않는가? 기막힌 형용이다
'주인의 기분도 모르고 밥달라고 짖어대는 강아치처럼 입이 싼'
강아지 안키워봤다고 느낌이 없어서는 안된다
'하늘은 텅 빈 채로 빙판처럼 맑고 시리게 눈 앞으로 다가왔다'
쌀쌀한 겨울날 적막한 관도를 홀로 걷다가 문득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 보고는이렇게 느끼는 주인공이라면 뭔가 내면이 있어 보이지 않는가
'화로에 올려놓은 소금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
같은 뜻의 고사성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작가가 한국인들을 위해 쓰는 소설이라면 그 고사성어는 가능한 한 이 정도의 한글 표현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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