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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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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1 칼도
    작성일
    06.09.17 13:57
    No. 1

    보론 1

    작품의 한 부분만에 초점을 맞추기


    질문 1:

    당신은 영화 중 어느 한 장면만 떼어내서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영화 중 어느 한 장면 때문에 그 영화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어떤가? 당신이 <데이곤>의 마지막 장면으로 인해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답변 1:

    지독히 마음에 안들거나 지독히 마음에 드는 한 장면 때문에 어떤 영화를 좋아할 수도싫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취향의 표현이지 비평은 아니다. 물론 비평은 자신의 취향을 남들에게 설득시키는 실천이므로 취향의 표현을 포함하지만, 그 때의 취향은 하나의 전체로서의 작품에 대한 것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각 장면들은 서로간에, 그리고 하나의 전체로서의 영화와의 사이에 어떤 통일적인 의미연관을 가질 수 있는데, 그 의미연관으로부터 고립시켜 한 장면에만 즉해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한다면 그 해석과 평가가 설득력을 가질 리 없다.

    내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하나의 전체로서의 <데이곤>이라는 영화의 그 전까지의 전개과정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결말장면이자 하나의 전체로서의 <데이곤>이라는 영화의 대중예술적 가치에 기여하는 핵심장면으로 이해한다. 즉 그 장면 때문에만 <데이곤>을 좋은 공포영화에 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장면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고립시켜 영화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의 '사진'으로 감상할 수는 있다.


    질문 2:

    영화 중 한 장면만 떼어내서 그 영화를 싸잡아 비난할 수는 없다는 말은 각각의 장면보다 그 장면들이 모아져 구성하는 전체의 주제나 네러티브만이(혹은 조금 더) 가치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이런 맥락에서 보면 또 한 장면때문에 영화 전체를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단순히 '좋게 받아들이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한 장면으로 인해 영화 자체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말은 아닌건가?


    답변 2:

    그런 말로 들려야 하는 것이 맞다. 많은 대중은 비평가적 관점을 가지고 영화를 감상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확실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전혀 맞아떨어지지 않은 부분들로 전체 영화를 '환원'시킨 후 그 부분들을 합산을 해 영화에 대한 자신의 호불호를 결정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칼도
    작성일
    06.09.17 13:59
    No. 2

    보론 2

    해석의 창조적 주관성


    질문

    예술작품을 해석하는 경우 '최대한 작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이해해야 할지, 나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해석을 하려고 해야할지...'


    답변

    나로서는 늘 해석은 오늘날의 상황에서의 나의 해석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최대한 작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나의 입장에 충실한 것이다. 작자의 입장, 혹은 작품이 생산 당시 가졌던 의미는 그 의미를 발견하는데 필요한 방법에 대해 보편적인 합의가 내려져 있다는 의미에서의 어떤 객관적 실체가 아니라 '수많은' 나들이 역사/인간/사회/예술을 보는 저마다의 입장차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칼도
    작성일
    06.09.17 14:02
    No. 3

    보론 3

    해석의 준거틀로서의 사회적 맥락


    예술작품은 그 예술작품이 그 안에서 생산된 사회적 및 개인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사회적 맥락이란 포괄적인 역사적 상황과 그 당시의 예술계의 내적 동학 내지는 규범상태 둘 다를 말하는 것인데, 예술작품은 바로 그 맥락들의 반영이자 그 맥락들에 대한 어떤 (도전적이거나 회피적이거나 긍정적이거나 등등의)반응인 것이다.이 반영이자 반응인 측면이 예술작품의 이데올로기적 기능, 즉 당대의 사회나 인간이란 존재나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서 특정한 정치적 귀결을 갖는 방향으로 생각하게끔 유인하는 기능이다. 개인적 맥락이란 이 반영이자 반응인측면의 특수성 - 즉 비슷한 종류의 반영이자 반응인 예술작품들 사이에서 특정한 예술작품을 개별화시켜주는 측면 - 을 규정하는 것이다(이 특수성과 관련한 유명한 말로, 카프카는 쁘티 부르주아 작가지만 모든 쁘티 부르주아 작가가 카프카는 아니라는 말이있다). 여러가지 예가 가능할텐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19세기말 유미주의 예술을 부르주아 기존질서에 대한 소극적 내지는 회피적 저항으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아마 단테의 <신곡>도 그 당시의 이탈리아 사회에서의 카톨릭 신앙의 위기라든가 새로운 교리와그것이 사람들 사이에 가져온 마음의 불안이라든가 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왜 하필이면 1910년대 말에서 20년대 말까지 아방가르드가 극성을 부렸느냐 하는 것도 따져볼 수 있다. 예술사적 맥락에 초점을 맞춘다면 미니멀리즘이 추상표현주의와의 대립으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시키는 이야기 등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재편기에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이 추상표현주의가 된 것이 더 흥미롭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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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칼도
    작성일
    06.09.17 14:03
    No. 4

    보론 4


    창작자와 비평가


    질문:

    창작자 본인은 비평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수 있는가? 예를 들어 영화 같은 데서 아주 세세한 부분, 장면장면에 대한 해석 같은 것에는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답변:

    '비평가가 창작자의 말을 참고할 "수는" 있다',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특권적인 인식자의 입장에 있지 않다' 정도의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어떤 세부에 대한 해석을 확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면 그 어려움은 비평가인 나만이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창작자도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다. 왜냐하면 창작자도 일단 완성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는 오직 비평가일 수만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대안적 해석의 가능성이 있을 때, 창작자의 말 한마디가 그 대안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면, 그 영향은 그 말 한마디가 그 어느 하나의 해석을 결정적으로 타당화했어서라기보다는 그 말 한 마디가 그 어느 하나의 해석을 다른 대안적 해석들보다 흥미로운 것이되게 했기 때문이거나 그 어느 하나의 해석을 작품에 대한 더 높은 평가에 조응하는 해석으로 간주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더 흥미로운 해석이나 작품을 더 높이 평가는데 조응하는 해석 - 더 정확한 해석이 아니라!!!!! - 이 반드시 창작자의 말 한마디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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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칼도
    작성일
    06.09.17 14:06
    No. 5

    도배를 했습니다. 몇일 후에 마지막 남은 글 하나만 더 올리고 그 다음부터는 이 게시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종류의 글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09.22 21:55
    No. 6

    칼도님에게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순문학과 대중문학이 단절된 것이 아니며, 연속성의 위에서 서로간에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연관관계로서 존재하였으면 하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부분이 아닌 문학이라는 하나의 전체로 대중문학과 순문학을 이해해야 하며, 이러한 긴밀한 관계를 어떻게 진실되게 밝히는가 이것이 칼도님의 주된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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