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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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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6 Eclipse
작성
06.10.14 18:50
조회
2,618

대략 며칠 전이였습니다.

MSN메신져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만, 어쩌다보니 화제가 판타지쪽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둘다 애독자이다 보니^^;)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요즘 판타지가 뭐가 좀 괜찮고 이런 이야기로 흘러가게 되더군요. 친구가 읽을게 없다고 하소연 하길레 제가 감명깊게 플레이한 게임 하나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플라네타리안' 이라고 아실분은 알고 모르실분은 모를 그런 게임입니다만.. 시각소설(비주얼노블)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덤으로 말하자면 제작사 Key측에서는 키네틱 노벨을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친구가 내용소개를 해 달라고 해서 제가 감동깊게 읽었던 점이나 핵심주제를 느낀대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좀 특이한 놈이라 그렇게 슬픈 스토리를 읽으면 자살하고 싶어진다고 하더군요. [...]

웃긴점은 그 놈도 볼만한 소설을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왜 못 하겠다는지 이땐 이유를 몰랐죠)

여하튼 저는 친구가 거부했지만 그 게임을 플레이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묻다 보니 그 친구의 소설 취향 이야기로 자연스레 화제가 넘어갔습니다.

그 친구의 취향을 딱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대리만족'

여기부터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소설은 가장 몰입이 잘 되는 소설입니다.

일단 몰입이 잘 되야 합니다. 그 다음은 주인공이 당연 행복해야 하겠죠. 그래야 대리만족이 되니깐..  

여기서 슬프고 작품성 높은 이야기를 싫어하는것도 이해가 됩니다.

작품성이 높은 작품은 대게 몰입이 잘 되고,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나게 되면 그 친구의 최대 목적인 '대리만족'을 충족시킬수 없게 되니깐.

그 친구의 취향 모든것이 이것으로 설명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작가는 단연 이영도 씨입니다만, 그 친구가 좋아하는 작가는 작품성이랑은 하등 관계가 없는, 재미있는 작품을 쓰는 작가입니다.  

그 친구가 말하는 최고의 소설이란 가장 훌륭한 주제의식과 작품성을 가진 소설이 아닌, 가장 대리만족을 잘 시켜줄 수 있는 소설이였던 겁니다.

제 친구는 고딩입니다. 초딩부터 판타지를 읽었습니다. 경력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작품성이랑은 하등 관계가 없는 작품입니다.  

그런 친구에게 너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소설은 뭐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할수 없겠죠. 첫째로 감동을 느낄려고 소설을 읽는게 아니니깐, 둘째로 '감동'이 아닌 '재미'가 있었던, 즉 대리만족을 확실히 전해주는 그런 작품은 '감동'을 가지고 있는 소설에 비해 너무 많거든요.  그 친구가 대답한다면 필시

'하나로 뽑기엔 너무 많아'

가 될 겁니다.  

그 친구와의 대화 후에 저는 한탄했습니다.

가장 판타지를 아껴야할 독자층도 기껏해야 판타지를 대리만족물로 밖에는 보지 않는구나.

언제부터 판타지가 중고딩들의 대리만족, 또는 현실도피도구가 되었나.

이런 사람들이 제 친구 하나 뿐일까요?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저희 학교 자칭 판타지 폐인들 대다수가, 저 친구처럼 대리만족을 추구하거든요. 취향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전국으로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것은 비약일지 모르지만, 제 소견으론 장르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대다수가 이런 목적으로 소설을 읽습니다. 아, 학교뿐만이 아니군요. 넷 사이트에서도 이런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이러니 한국 판타지에서 '대작'이 별로 나오지 않는것도 이해가 됩니다. 출판시장이 열약하다거나 그런것도 이유겠지만, 장르소설을 읽는 주요 독자층이 '문학'을 보는 눈으로써가 아닌 '현실도피의 도구'를 보는 눈으로 장르소설을 보고 있으니까요.

이런 시각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독자층의 다수가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지죠.

출판사부터가 '작품성'이나 '감동'이 아닌 '현실도피의 도구'로써 우수한 소설을 출판하게 되니까요.

이렇게 묻힌 아까운 작품이 얼마나 많습니까...

제가 이런 글을 쓴 이유는 판타지계에 대한 비판 목적이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 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하군요..


Comment ' 26

  • 작성자
    Lv.8 한량왕
    작성일
    06.10.14 20:02
    No. 1

    궁금한게 있는데.... 언제부터 고등학생이 판타지를 가장 아껴야 하는 독자층이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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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windsound
    작성일
    06.10.14 20:30
    No. 2

    자비란없다님//
    혹시하는 가정인데..판타지가 만약에 의인화되서 인격을 갖추게되면
    그럼 지금까지는 사랑한게 아니고 날 가지고 논거나고 울겠는걸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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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모루장이
    작성일
    06.10.14 20:53
    No. 3

    판타지를 문학이 아니라 코메디만화로 생각하는 듯한 선입관이 약간, 아주 약간 있는 것 같습니다. 판타지는 등장 초기 '환상문학'이라고 불려졌고 근래 들어서 '쓰레기'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지만 하여튼 1기 판타지류는 분명 문학이었습니다.
    하기사 요즘 학생들이 글 읽을 시간이나 있습니까? 잘해봐야 텅 빈 삼각형이나 영어 찌그레기로 얽어 만든 식에서 X값 찾기 놀이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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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4 21:10
    No. 4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친구분은 무협과 판타지에 대한 접근이 책을 읽는다는 개념보다는 어쩌면 재미있는 놀이를 원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놀이는 다른게 아니라 공상하는 놀이입니다. "내가만약 이러이러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공상으로 즐겁게 한때를 보내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그 공상은 마구마구 강해져야 하고 강할수록 재미있게 됩니다. 즉 친구분은 환상문학을 원한게 아니라 단지 공상을 원했을 겁니다. 이러한 공상은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공상을 잔뜩 충족시켜주는 이야기는 먼치킨화 되며 개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공상은 현실도피적입니다. 현실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으로 도피하기를 부추기죠.

    저는 왜이러한 도피적인 경향이 나타났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무협과 판타지가 환상문학이지만 그래도 과거에는 이렇게 심하게 뻔뻔스럽지는 않았는데 요즘 왜 이렇게 두드러졌는지 말이죠. 분명히 어떤 원인이 있을겁니다. 힌트는 친구분이 10대이고 책에 대한 접근이 공상에 더 취미가 있다는 것에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즉 요즘의 작가의 저변이 젊은층으로 내려옴에 따라 그들의 창작적 상상력이 결국 친구분의 독서취향과 유사한 것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도 글을 읽는 다는 것도 결국은 자기속에 든 경험과 지식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글을 창작하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이 가난하니 그들의 이상도 가난하며 그들의 미적가치도 가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가남함과 가난함이 만나서 서로 공상놀이를 하고 있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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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비가悲歌
    작성일
    06.10.14 21:15
    No. 5

    개인적으로는 장르시장이 현재 자라나는 세대들을 파악할수 있는 하나의 소재로 삼을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뭐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서 현재의 청소년들이 받는 압박감은 훨씬 커졌죠. 또한 개인적인 시간보다는 공부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삶이 복잡해졌을때 취미나 여가생활은 단순한 것을 원하는 경향이 생기죠. 삶도 복잡한데 즐기는 것까지 복잡하면 난감하겠죠?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인 시선을 잡아낸다면 보통 이렇게 귀결될것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이외에더 많습니다.
    현재 사회는 각종 비리가 최고조에 달한 시기입니다. 사회적인 비리가 많아진것이 아니라 매체의 발달과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많이 밝혀졌다고 하는게 옳겠죠. 이런 경향은 장르시장에서 직접적으로 도입되어 대다수의 작품에서는 비리를 저지르는 고위직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국제적인 국가관계에서는 과거보다 현재 교육으로 갈수록 힘의 논리가 커지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발전한 사회 속에서 저연령층(고등학생 이하)으로 갈수록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상은 또한 소설속에서 그 대로 힘의 논리가 최고다~!! 라는 사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 힘을 써야 한다는 사상에서 힘으로 승리해야 정의가 될수 있다라는 사상으로 바뀐지는 좀 지났죠. 그 이데올로기 안에서 있는 한 이런 변화는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솔직히 이런 잠재의식 속의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관찰하기 쉬운 작품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쓰레기라고 불리우는 작품들에서 좀 더 쉡게 알아 차릴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방향이 너무 강해서 출판작품은 많지만 스토리는 어딘지 비슷하다고 느끼는 작품들이 많아지게 된거죠.

    이런 점은 생각한 것을 바로 내 뱉고 작가가 되는 자격이 다른 문학에 비해서 한없이 자유로운 장르문학만의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향에 대해서 이해할수 없다라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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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4 21:32
    No. 6

    비가님에게

    "과거에 비해서 현재의 청소년들이 받는 압박감은 훨씬 커졌죠. 또한 개인적인 시간보다는 공부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부분은 동의할 수 없군요. 과거나 지금이나 청소년들의 생활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공부만하는 단순한 생활이죠. 학교와 도서관과 집만 다니는 그야말로 단순한 생활이죠. 공부로 보내는 시간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중에 특히 더 많이 투자하는 친구도 있고 더 투자하는 친구도 있겠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슷합니다. 따라서 요즘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서 너무나 억압받고 있기에 이러한 경향에 대한 반발로 도피적인 이야기에 빠진다는 논리는 너무 확대해석한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없는 것이지 이렇게 확대해석까지 해서 이해하면 이것은 오해하는 것입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힘의논리가 우선시되는 것과 먼치킨소설이 유행하고 도피적인 이야기에 빠지는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과거에도 과거의 그 당시의 세계는 그이전보다 복잡했으며 힘의논리는 여전히 적용되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요즘처럼 이렇게 뻔뻔스럽고 황당한 공상이 판치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정제된 환상은 있었지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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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4 21:37
    No. 7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은 인터넷출판과 더불어 작가의 연령층이 낮아졌고 그 연령층의 공상이 독자의 공상적 기호와 맞아떨어져서 먼치킨소설이 늘어났을 뿐입니다. 무슨 이데올로기니 힘의논리니 이러한 거창한 것을 갖다붙여서 억지해석하면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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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가정법B
    작성일
    06.10.14 21:38
    No. 8

    뻔뻔스럽고 황당한 공상이라…과거에는 공장무협이 있었고, 그 전의 과거에는 안티크에덤(철자가 맞는건가요?-_-;;)이 있었지요.
    사람에게 타인의 잣대에 대해 '우월한 위치에서' 왈가왈부 할만한 권리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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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4 21:42
    No. 9

    가정법B님에게

    물론 과거에도 공장무협이 있었죠. 과거에는 무조건 잘했다라는말이 아닙니다. 아시지않습니가? 과거의 공장무협도 뻔뻔했고 지금의 먼치킨도 뻔뻔한 면은 있는 것입니다.대리만족의 미명하에 도피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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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4 23:00
    No. 10

    북극대성님께

    재미있는 놀이를 원한다는 말, 공감합니다.
    그 친구(외 대다수 젊은 독자층)들에게 판타지는 공상을 위한 수단, 즉 현실에서의 도피수단이라는 말에도 공감합니다.
    판타지가 현실도피의 수단이라는 점은 양산형판타지가 슬슬 뜨기 시작했을때에서부터 나왔던 말이였죠.
    그리고 비가님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되네요.
    옛날과는 달리 현 사회는 무한 경쟁 사회입니다. 약자는 결국 나가떨어지고 말죠. 현대 사회는 약자에게 비정하지 않습니까?
    이에따라 현실도피적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라고 언급하신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학생에게는 아무래도 좀 영향이 작겠지만..
    제생각에 현재 나타나도 있는 도피적경향은 아무래도 작가와 출판사측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이 되네요.
    제 친구가 만약 지적으로 빈곤한 작가의 작품보다도 더욱 재미있고, 수준있는 작품을 먼저 접했더라면 어땟을까요? [움베르트 에코라던가..]
    현재와는 180도 달라져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는 첫 발을 잘못 디딘 것이죠. 오직 공상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으니깐..
    퓨전 판타지가 대표적인 예죠. 주인공이 현대인이니, 몰입하기도 쉬울거 아닙니까? 저는 공상도 중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독자들의 수준을 이 정도로 이끈건 다름아닌 출판사와 양산형 판타지작가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나이어린 독자들에게 인생의 소중함보다는 공상을 통한 쾌락을 가르쳤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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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비가悲歌
    작성일
    06.10.14 23:06
    No. 11

    음, 북극대성님이 생각하는 과거란게 도대체 얼마만의 시간인지 모르겠네요. 설마 북극대성님이 살아온 시간을 말하는 건 아닌가요? 그건 북극대성님에게만 과거의 시간이지 일반적으로 이야기 할만한 시간의 개념은 안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그보다 시간의 간격이 넓습니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10년정도의 간격이랄까? 과거에도 똑같았다는 것은 납득을 못하겠네요.

    그리고 작가의 연령층이 낮아졌다고 출판시장의 경향이 그런것은 아니랍니다. 연령층 핑계를 댈만한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작가층은 20세근처로 가나 35세까지 가나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데올로기란 말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요즘엔 고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이 말을 쉽게 쓰더군요. 오히려 더 어려운 말들도 많이 써서 거창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당황스럽네요.

    그리고 글 쓰신 분이 의견을 물어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것 뿐이지 토론을 하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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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진륭
    작성일
    06.10.14 23:11
    No. 12

    어떻게 글쓴이 님께서는 사태가 이 상황으로 온 걸 오로지 출판사와 작가의 책임으로 돌리십니까?
    출판사와 작가가 독자들이 원하지도 않는데 양산형 판타지, 무협을 출판했습니까? 아닙니다. 다수의 독자들이 그런 것을 원하니까, 그렇지 못한 소설은 안 팔리니까, 출판사와 작가는 그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게 글을 쓰고 출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쓴이 님의 친구분이 공상판타지를 접한게 어떻게 출판사와 작가의 책임이 됩니까? 서점을 가보십시오. 책은 수천, 수만권입니다. 그것들중 어느것을 택하는지는 우리, 독자입니다.
    스스로의 안목 없음을 탓해야지, 출판사와 작가만을 탓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책을 쓰고, 책을 출판해서 영리를 추구하는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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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비가悲歌
    작성일
    06.10.14 23:19
    No. 13

    음 그리고 덧붙이자면 저는 도피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것 같네요. 오히려 너무 확대해석한 것은 북극대성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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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모루장이
    작성일
    06.10.15 00:02
    No. 14

    북극대성님에게// 먼치킨이 생긴 이유가 사회 폐단 때문이라는 생각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십대 이하 십대 후반의 작가들이야 왜 그런 상황을 집어넣고 왜 그런 표현을 집어 넣었는지 알 바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를 조금 안다 하시는 작가분들의 소설이 "주인공이 어떤 거대한 단체의 숨은 치부를 밝혀내어 하나하나 각개격파 해 나가다가 벽에 막혀 한두번쯤 절망하고 이후 더 강해져서 그 치부를 완전히 뿌리뽑는다"라는 식으로 내용이 이어져 나가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면, 현재 사회의 폐단과 먼치킨류의 영웅적 행각이 서술된 소설이 계속 출간되어 나오는지에 대한 관계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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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00:14
    No. 15

    진륭님께

    글쎄요.. 딱히 전 책임을 그쪽에 돌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책임이 없다고는 할수 없죠. 독자가 원하니깐, 그 이유로 그런 류들만 출판하는게 정당하다는 것이라 하신다면 할말이 없군요.. 소설에 있어서 작가는 주체, 독자는 객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연재소설도 있고 독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렇습니다.
    저는 작가는 독자를 리드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작가가 쓴 글을 보고, 그에 감화되며 가상의 경험을 쌓거나, 즐거움을 느끼거나 하지요. 결국 작가가 쓴 글의 수준에 독자들이 맞춰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작가에게 책임이 없다니요, 분명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산형 판타지소설을 창작해 내어 독자들의 수준을 맞추어버린건 작가입니다.
    그리고 시장의 논리에 따라 어쩔수 없이 양.판.소 들을 내더라도, 출판사측에선 근시안적 시각으로 잘 팔리는 소설만 출판하지 말고, 최소한의 정화기능(권위있는 상이라던가) 정도는 남겨두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죠. 간략하게 줄어서 말하지요.
    몇몇 작가들이 양산형 판타지의 모태가 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출판사는 이쪽이 잘 팔리니깐 그런 쪽만 전적으로 내기 시작했죠.
    비슷비슷한 소설들만이 출판되면서 그 후 새로 들어온 독자들의 수준도 거기에 맞춰집니다.
    그리고 출판사측에 계속 양판소를 요구합니다.
    출판사는 작품성 있는 소설을 낼 생각은 못합니다. 모험이니깐요.
    또다시 양판소를 냅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처음 이것을 초래한건 출판사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쪽을 중심으로 내더라도 작품성있는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기능(상이라던가..)으로 미래를 리드할 작품성 있는 그런작품들을 묻히지 않게 남겨두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죠. 어찌 출판사에 책임이 없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00:18
    No. 16

    자비란없다님께;

    글 실수입니다.
    가장 아껴야 할 독자층이 고딩인 것이 아니라
    판타지를 가장 아껴야 할게 다른 누구도 아닌 독자란 이야기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00:41
    No. 17

    비가님께// 늦게 답 댓글 드리는데..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비가님의 글을 요약하자면
    1. 현대사회의 학생들은 옛날보다 생활이 복잡해졌으므로 여가생활을 단순하게 (즉, 대리충족용으로) 원할 수 있고
    2. 쓰래기스러운 먼치킨 소설이 많아지게 된 것은 사회 무의식에 존재하는 '힘이 최고다'라는 사상 때문이며
    3.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향에 대해 이해할수 없다고 하는건 잘못되었다.
    라고 하신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경향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경향(단지 여가적 대리충족용으로 여기는)이 너무 커져서, 장르문학 전체로 확산되었다는 점입니다.
    제 포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환상문학이 순수문학과 같은 위치에 서길 소망합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사실 환상문학과 순수문학을 구분하는 우리나라쪽이 이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런말은 아직까지 '이상'에 불과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현 사태가 이해는 가면서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정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마치 정상적인 상황처럼 이야기 하셨는데.. 당장 옆나라 일본을 보셔도, 우리나라의 판타지 소설이 얼마나 대리만족쪽으로만 치우쳐 있는지, 아실수 있으실 겁니다.
    당장 세 보세요. 우리나라에 '철학적 주제의식'이 있는 판타지소설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덧붙이자면, 힘이 최고다 라는 논리를 먼치킨 적으로만 표현할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좀더 문학적으로(우회적 비판이라던가, 비꼬기나 풍자로) 비판할수 있겠죠. 그런데 그런 환상소설은 아직 하나도 보지 못한것 같군요. 제가 찾는눈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은 비정상적이란 이야기입니다. 이해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판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진륭
    작성일
    06.10.15 01:03
    No. 18

    글쓴이님께서 단 15번 리플을 보고 남깁니다.
    님께서 처음 전제로 한 그 문장에서 이미 답은 나와있습니다. 양판소의 모태가 된 소설이 잘 나가 출판사가 그런 트랜드 위주로 출판을 하기 시작했고 독자들의 수준도 비슷해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왜 다수의 독자들은 양판소의 모태가 되는 소설들만 찾았을까요? 예전이라면 주옥같은 소설들이 지금보다는 훨씬 많았을텐데 왜 독자들은 그런 것들보다는 양판소의 모태가 된 '그런'소설들에 더 열광했을까요?
    지금이야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쳤다고 해도 불과 4~5년전만해도 1세대 판타지 작가들의 출판이 성황을 이루던 시기라 좋은 작품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죠.
    왜?
    시장에서 안 먹히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독자들이 외면했거든요. 소수의 매니아를 제외하곤 서점에서도, 대여점에서도 잘 나가지 않았던 겁니다. 물론 저 역시 작금의 출판사의 행태가 결코 옳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한 책임을 전부 출판사와 작가에게만 몰 수는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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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5 01:09
    No. 19

    제가 생각하는 먼치킨은 공상에 가까울 정도로 개연성이 담보되지 못하거나 부족한 작품을 말합니다. 그러한 작품들은 어떤 사회적 현상에 대한 반영으로서 나왔다기보다 초보 습작가들의 공상적 취미의 수준일 뿐이다는 것이죠.

    비가님, 본문의 발제글의 주제가 대리만족수준의 도피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비가님은 이러한 대리만족을 위한 먼치킨적인 글이 사회적 반영의 한 형태라는 논지를 편것이고요. 그러나 제가 보기엔 이러한 견해는 오바하는 면이 있습니다. 굳이 따지고 들면 모든 글은 사회현상에 대한 반영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장르에서 먼치킨소설이나 양산형은 이러하 거창한 의도로 창작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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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5 01:12
    No. 20

    진륭님에게

    맞습니다. 그래서 독자의 비판정신이 어떤면에서는 장르의 질적향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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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비가悲歌
    작성일
    06.10.15 07:39
    No. 21

    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거창한 의도로 그런 종류의 작품들이 창작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종류의 작품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면 그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겠지만 그 기반에는 어떤 잠재적인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해서 언급한 것입니다.
    글의 성격상 위에 말씀하신 모든 분들 의견이 누구 의견은 틀렸다 라고 할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북극대성님 의견도...
    확실히 이 글은 토론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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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6.10.15 09:11
    No. 22

    요즘 장르총론이란 카테고리를 단 글들은..
    비평란이 아니라 토론마당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11:00
    No. 23

    진륭님께// 책임을 전부 작가와 출판사에만 물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따지자면 독자에게도 책임이 있겠죠. 진륭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독자의 안목없음' 이라는 것도 책임이 있는 것이니까요.
    (사실 여기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공통의 접점을 찾았잖아요? 논쟁하는건 아무래도 처음이다보니 긴장되서..)
    그렇지만 저는 장르문학의 쇠퇴 원인을 좀더 근본적인 쪽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작가-독자-출판사 이 셋 쪽이 아닌 것을요.
    에에.. 그에 관한 글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 이어 쓸 예정입니다. 그리고 보잘것 없지만 '책을 사는' 방법으로 장르문학의 수준을 높히는 길 말고 다른 길을 제시해볼 생각입니다. 남들과 토론하는게 이렇게나 재미있는줄은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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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6.10.15 11:03
    No. 24

    Juin님께// 토론마당 이라는게 있었군요[...]
    고무림 몇년차인데 아직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황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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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호잇짜호있
    작성일
    06.10.15 20:21
    No. 25

    소설은 분명 대리만족적 기능을 하는 면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소설을 보면서 추구하고, 원하는 것이 틀리겠지요.

    글쓴이님의 친구분이 딱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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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10.16 00:12
    No. 26

    분명히 대리만족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도피적인 대리만족이라는 것이 문제지요. 훌륭한 예술작품이나 스포츠 중계를 보고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해서 우리는 도피적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술작품이나 스포츠 중계는 현실감각이 담보되어 있기때문입니다. 먼치킨이나 양판소의 개연성이부족한 황당함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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