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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그 3/4의 한숨

작성자
Lv.5 용호(龍胡)
작성
06.07.14 02:42
조회
2,630

작가명 : 유운권

작품명 : 식도락 1-4

출판사 : 뿔

ㅇ 편의를 위하여 존칭생략 및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귀차니즘을 십성익힌 필자가 주화입마를 각오하고 쓰는 비평이라는것을 알아주시길.....                

작가 유운권의 작품 식도락은 쉽게 정의하면 황당,유쾌,발랄 이라는 세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천상의 음식을 만들수 있는 행복한 숙수 은유운.  주인공 유운과 그 주위 사람들이 함께 엮어가는 유쾌한 이야기, 그것이 작품 식도락이다. 이제껏 출판된 숙수무협중에 가장 황당한 이야기다. 그러나 재미있다. 이 글의 재미 포인트는 어린천재요리사이다. 이 설정 하나만으로  작품은 쉽게 독자의  눈길을 잡아끈다. 고무판연재당시의 그 인기를 생각하면 대중성도 입증되었다. 그러나 너무 아쉽다.  필자는 참으로 가슴아프지만 독하게 작품을 평해보고자 한다.(필자는 이 작품 완전 좋아한다.)

식도락은 1권에 그 모든 재미가 다 뭉쳐있다. 필자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1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하지만 재미있고 유쾌,발랄하다. 각 캐릭터의 개성도 뚜렷하고 유운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드러나 읽는내내 즐겁게 한다. 그러나 ....... 거기까지다. 첫번째로 전개과정과 개연성을 짚어보면 당가에 간 그 이후 행보는 독자에게 절로 '왜?'란 물음을 떠올리게 한다. 모든 사건은 인과가 자연스러워야 글에 몰입을 할 수가 있다. 무협자체가 이미 가상이고 이글은 '초천재요리사 어린유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가가 그렇게 소재를 잡았으니 이걸로 꼬투리를 잡을 수는 없으니 패스. 음식이 무지 맛있다.그래서 한번 맛을 본사람은 감격의 눈물을 줄줄 흘리며 더 많이 더 빨리 먹으려고한다. 그러다 보니 식사전쟁이 일어났다. 재미있게 연결되니 패스.유운을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재능에 감탄해서 그를 지극히 아낀다. 역시 개연성(원인과 결과) 문제 없다. 당가에 가는 행로까지도 문제없다. 문제는 당가에서 나오며 시작된다. 그 목적이 영물을 잡아서 요리를 해보고 싶어서이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이전에 만들던 약초로 만든 음식이나 선식,독물로 만든 음식은 그 목적이 뚜렷하다. 그러나 영물로 요리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그냥 호기심이다.  필자는 여기서부터 거부감이 일었다. 요리의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본문에 여러번씩 강조되어 나온 '내가 만든 음식을 다른 사람이 즐겁게 먹는모습을 보면 행복해여.'라는 유운의 생각에 위배된다. 단지 '음식을 만들고 있을때 행복해여.'라는 말에는 조금 대입이 되는데 그렇다면 결코 영물을 고집할 문제는 아니다. 필자가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유운이 영물이 아니더라도 만들 요리는 아직 많다는 것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먹고 마시는걸 만드는데 최강인 유운이 왜 '최고의 술을 제조하거나 오래 보관할 수있는 요리를 만든다'라는 생각을 안했냐는거다.(물론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음식으로 유일하게 육포가 나왔지만.....) '영물을 요리하러-세상을 배운다는 목적도 있지만-떠나는 여행'의 유일한 목적은 스토리 전개이다. 작가는 장원이라는 공간에서 유운을 빼내기 위한 방법으로 위의 목적을 만든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 이후로 여기저기 여행을 하고 사람도 만나고 납치도 당하고 등등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한번 튀어버린 몰입도는 돌아와 주질 않는다. 두번째로 여러 구성중 애정라인이 너무 흐릿하다. 본격적인 삼각관계는 2권부터 시작된다. 화산의 화수아와 당문의 여식이 유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다. 그러나 독자의 눈을 끌지는 못한다. 가뜩이나 몰입도가 떨어지는 판에 애정라인이 너무 밋밋하다. 유운은 여자가 뭔지도 모르고 두 여자는 그저 '유운이 너무좋아'라며 졸졸 따라다닌다. 그게 4권까지 진행된다. 독자가 돌아보지 않는 느슨한 애정라인은 파이날데이터로 복구해도 불가능하다. 이미 황당,유쾌,발랄의 흥행3박자는 아디오스다. 마지막 세번째로 줄거리 혹은 작품의 전개가 독자의 관심을 끌지를 못한다. 차라리 주인공이 점점 강해지는(요리든 무공이든) 드래곤볼식 전개가 더 낫지 않았을까? 유운의 몸이 공령신체인가가 되지만 유운의 무공수위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으니 독자는 그러려니 한다.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전개방식은 그만큼 독자에게 안정적으로 어필을 할 수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많은 작품이 비슷한 전개방법을 가진다. 어떤 때에는 적당히 통속적이고 타인이 모두 예상하는 뻔한 전개가 독자를 열광시킬 수도 있다. 필자가 볼때는 식도락이 거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 아닐까한다. 필자가 작품을 방금 생각해낸 줄거리를 예로 들어보겠다.

'천재요리사 유운은 어린시절부터 천상의 음식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팬으로 만든다. 처음에는 장원식구들만의 비밀이었으나 낭중지추(한자는 ......주머니속의 송곳 ㅡㅡ;)라 하여 그 비밀은 사천성내로 퍼지고 서서히 천하사해로 그 명성이 높아간다. 무림맹주나 마교교주는 지독한 미식가이자 경쟁이 심해 서로 유운을 쟁탈하기 위해서 싸우고 황궁에서도 그를 붙잡으려 혈안이 되어있다. 바야흐로 유운으로 인하여 강호의 암운이 이는데.......'

이정도의 시놉이 바로 나오는 그런 소재이고 1권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열었으나 2권부터 딴길로 빠져버렸다. 1권내용의 그 강력한 포스가 없으니 더 강렬한것을 원하는 독자는 시들해진다. 더이상 인간특유의 무기인 탐욕,욕심이 작품에 배제되니 곳곳에 파탄이 드러난다. 잠깐 나오는 것이 수적이 숙수를 납치하는 욕심정도랄까.

또한 유운의 음식을 맛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개성이 없고 그러니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이런 류의 소설은 독자가 그런 반응을 보는 재미도 있는데 그것을 살리지 못했다. 4권에 들어서서는 유운과 우열을 가릴수 없는 실력있는 여자 숙수가 나온다. 스승이 같으면 제자의 능력치는 똑같아지는건지,아니면 그여자 역시 초천재인건지.

식도락은 5권 완결이고 오늘 책방에 나왔다.필자는 아직 보지 못했으니 내일 봐야겠지.완결이 어떻게 나든 이 작품은 아쉬움이 많이 드는 작품으로 기억될 거라는것이 필자의 견해다.

덧: 글을 찬찬히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절반밖에 표현하지 못했네요.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욕만 잔뜩 써 놓았으니..... 글 재주가 없는 비애를 느낍니다.

덧2: 비록 난도질을 했으나 필자의 마음에 깔린 기본베이스는 '작가는 역시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겁니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잘 알고있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73 유운권
    작성일
    06.07.14 09:00
    No. 1

    유운권입니다. ^^;
    식도락은 저의 초작이었으며 저 역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입니다.
    용호님의 지적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식도락은 처음부터 강호의 암운이나 적대세력과 같은 것은 배제하고 쓴 글이었습니다.
    '오직 따뜻함과 사람사는 이야기로 채워보자. 그안에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소재로 해서.'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욕심이 되어버렸습니다. ^^;
    따듯함과 사람사는 이야기로는 무공을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무공과 요리를 별개로 가져가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완결한 지금도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초지일관 한가지는 지켜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사는 이야기로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하며 웃을 수 있는 글을 써보자는 가장 초기에 가졌던 생각은 지켜냈다고 생각합니다.

    완결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용호님의 적어놓으신 식도락의 비평글에는 애정이 묻어납니다. 단순히 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아쉬워서 좀더 좋은글이 될 수 있었는데 하는 그 아쉬움이 담긴 비평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

    비평 감사드립니다. 꾸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일
    06.07.14 11:04
    No. 2

    오호~ 멋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일
    06.07.14 11:06
    No. 3

    유운권님.. 하이데론 부탁드립니다. ㅡ.ㅡ;; 책이 나왔는지 모르겠네. 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테사
    작성일
    06.07.14 12:33
    No. 4

    비평란에서 좋은 비평 예글을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별빛눈동자
    작성일
    06.07.14 17:01
    No. 5

    음..식도락은 .아요기 정도의 수준인가요?
    아니면 천하제일숙수 정도의 수준인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용호(龍胡)
    작성일
    06.07.15 00:02
    No. 6

    작가님이 직접 리플을 남겨주시니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
    어줍잖은 생각을 적어보았는데, 좋은쪽으로 생각해주시니 '휴우,다행이다.'하는 안도감이 절로 드는군요.앞으로도 더욱 멋지고 좋은글 부탁드리며 하이데론도 화이팅입니다. ^^;

    별빛눈동자님, 식도락은 아요기나 천하제일숙수와는 성격을 조금 달리하는 작품입니다. 무림이라는 큰 테두리를 느끼실 수는 없으실겁니다. 정확한 판단은 직접 읽어보시는것이 좋을듯 싶네요.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를테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악마대공
    작성일
    06.07.15 17:24
    No. 7

    '강호의 암운이나 적대세력과 같은 것이 배제된 무협'이라..
    상상이 안 가네요. 궁금하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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