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제 설명이 부족했군요... ^^;
연암 박지원의 '함양박씨열녀전'에 보면 동전굴리기에 관해 나옵니다. 예전에 작성했던 발표문이 다른 컴에 있어 제가 번역한 내용을 보여드리지는 못하고 인터넷에서 찾은 동전굴리기에 관한 부분만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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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형제가 높은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어는 사람의 벼슬길을 막으려고 하면서 그 어머니에게 의논드렸다. 그 어머니가
"무슨 잘못이 있기에 그의 벼슬길을 막느냐?"
하고 묻자 그 아들이,
"그의 선조에 과부가 있었는데 바깥 여론이 몹시 시끄럽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규방에서 일어난 일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고 물었더니, 아들이
"풍문(風聞)으로 들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어머니가 말하였다.
"바람은 소리만 나지 형태가 없다. 눈으로 살펴도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아도 얻을 수가 없다. 공중에서 일어나 만물을 흔들리게 하니 어찌 이따위 형편없는 일을 가지고 남을 흔들리게 한단 말이냐? 게다가 너희들도 과부의 자식이니, 과부의 지식으로서 어찌 과부를 논할 수 있겠느냐? 잠깐만 기다려라. 내가 너희들에게 보여줄 게 있다."
어머니가 품속에서 동전 한 닢을 꺼내 보이면서 물었다.
" 이 돈에 윤곽이 있느냐? "
"없습니다"
"그럼 글자는 있느냐?"
"글자도 없습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이게 바로 네 어미가 죽음을 참게 한 부적이다. 내가 이 돈을 십 년 동안이나 문질러서 다 닳아 없어진 거다. 사람의 혈기는 음양에 뿌리를 두고, 정욕은 혈기에 심어졌으며 사상은 고독에서 살며 슬픔도 지극하단다. 그런데 혈기는 때를 따라 왕성한 즉 어찌 과부라고 해서 정욕이 없겠느냐?
가물가물한 등잔불이 내 그림자를 조문하는 것처럼 고독한 밤에는 새벽도 더디 오더구나. 처마 끝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질 때나 창가에 비치는 달이 흰빛을 흘리는 밤 나뭇잎 하나가 뜰에 흩날릴 때나 외기러기가 먼 하늘에서 우는 밤, 멀리서 닭 우는 소리도 없고 어린 종년은 코를 깊이 고는 밤, 가물가물 졸음도 오지 않는 그런 깊은 밤에 내가 누구에게 고충을 하소연하겠느냐? 내가 그때마다 이 동전을 꺼내어 굴리기 시작했단다.
방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둥근 놈이 잘 달리다가도, 모퉁이를 만나면 그만 멈추었지. 그러면 내가 이놈을 찾아서 다시 굴렸는데, 밤마다 대여섯 번씩 굴리고 나면 하늘이 밝아지곤 했단다. 십 년 지나는 동안에 그 동전을 굴리는 숫자가 줄어들었고 다시 십 년 뒤에는 닷새 밤을 걸러 한 번 굴리게 되었지. 혈기가 이미 쇠약해진 뒤부터야 이 동전을 다시 굴리지 않게 되었단다. 그런 데도 이 동전을 열 겹이나 사서 이십 년 되는 오늘까지 간직한 까닭은 그 공을 잊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야. 가끔은 이 동전을 보면서 스스로 깨우치기도 한단다."
이 말을 마치면서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 껴안고 울었다. 군자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이야말로 '열녀'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라고 하였다. 아아 슬프다. 이처럼 괴롭게 절개를 지킨 과부들이 그 당시에 드러나지 않고 그 이름조차 인멸되어 후세에 전해지지 않은 까닭은 어째서인가? 과부가 절개를 지키는 것은 온 나라 누구 나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번 죽지 않고서는 과부의 집에서 뛰어난 절개가 드러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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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다시 음미해보니, 해학적이기보다는 슬픈 내용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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