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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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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nn
작성
06.07.07 21:41
조회
4,087

작가명 : 조지 R, R. 마틴

작품명 :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왕좌의 게임

출판사 : 은행나무

1부의 마지막장을 닫는 순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왜 1부 밖에 주문을 하지 않았을까.'

최근 몇 년간 읽은 책들이 수백권에 달한다. 유키, 토마스, 발틴, 에멀린, 헤일, 등등등, 서고(?)라고 하기엔 그렇고 책장에 꽂힌 책들이 벽의 전면을 차지하고 그에 끼지 못한 책들이 박스에 담겨 책상 아래에 놓였는데, 그 수많은 책들 중에서 밤을 새워 읽게 만든 책은 위의 '얼음과 불의 노래'였다.

중간 중간 '읽기 싫다.',  단순하게 '짜증난다.',  '저 자식을 왜 살려둘까?',  '어라? 왜 죽였지?'  등등의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왕좌를 놓고 벌어지는 암투, '이 자식이 나쁜 놈이야'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은 번번히 빗나갔다. 결국 그 결과를 접했을 때야, 앞부분의 대화가 왜 그래야 했는지를 알 수 있었으니 '조지'라는 사람의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난 아직도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어떤 사람이 주인공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내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집중할 때면, 그는 싸늘한 시신이 되거나, 머리가 잘려버렸다. 허탈했지만, 그것은 허탈이 아니었다. 그것은 허탈이라는 탈을 쓰고 있는 감탄이었다.

난 이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주인공을 찾고 싶다. 아니 꼭 찾아야겠다. 아마 다음주 초에 책이 오면 난 또 밤을 세울지 모른다. 하루를 일해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는 나이지만, 그 하루를 버린 것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이 책이 장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점도 있다. 단점이란, 지나치게 등장인물들의 복색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가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화려함과 영상미를 풍기기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과장되게 말해 책의 1/4이 옷과 장식에 대한 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생각했다. 그것이 재미를 반감시키지는 않지만, 눈이 아프다. -_-; (사실 나 같이 귀차니즘의 노예가 된 사람에게 그런 상상은 별로 흥미가 없었다.) 머릿속에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같이 성질이 급한 사람에게 그런 것들을 일일이 읽으며 상상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나도 창작에 대한 열의(?)가 있기 때문에 뛰어넘을 수 없었다. 판타지를 중세의 배경으로 쓰고 싶다면 반드시, 아니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두 번째, 아쉬웠던 점은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뚜렷한 주인공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집중하고 있는 뒤통수를 가차 없이 내리쳐 버린다. 가끔 눈이 쏙 빠져나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 눈을 비빌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눈이 튀어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내 눈이 자리를 잘 잡고 있음에 감사하고 싶을 정도였다. 어쨌거나, 이 책을 읽을 때 '이 사람이 주인공이야'라고 생각하는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 두 번째의 아쉬웠던 점을 정리하지면, '조지'는 등장인물 모두에게 너무 공평하다는 것이다. 잔머리를 굴리는 자에게는 난장이라는 신체적인 단점을 주었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인물에게는 부덕을 주었으며, 이야기를 풀어주며 독자의 호감을 받을 만한 사람을 가차없이 추방시켜버렸다. 그리고 모든 등장인물이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입체적으로 꾸며 놓았다. 이것이 장정이면서도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기 책에서는 어디에 집중을 하고 어떤 캐릭터에서 몰입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럴 때면 언제나 뒤통수를 때리나까. 그게 묘미일 수도 있지만, 그 캐릭터가 죽거나 불구가 되면 허탈해지거나, 아니면 책을 놓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책을 놓지 말고 끝까지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모른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 -_-;

세 번째,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정리가 안된다. 아무래도 이것은 내 머리가 나빳기에 나온 단점일 것 같다. 수많은 가문과 문장과 상징들, 정말이지 기억력이 떨어지는 나로서는 모두 정리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뭐 전부를 기억하지 않아도 되기는 하지만, 가끔씩 툭 튀어나오는 녀석이 '어느 편이지?' 하는 생각에 앞을 뒤적거리던 일도 있었으니....

네 번째, 정말 짜증나는 것은 양장본만 출판이 된다는 것이고, 일반 책은 품절이라는 것이다. 젠장-_-; 그런데 그 양장본의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18500원-_-; 두 권이면? 네 권이면? 여섯 권이면?

심각한 출혈이다. 쿨럭;

왜? 양장본만 판매를 할까? 썩을, 우라질, 니미럴, 정말 뭐 만한 딱따구리라는 욕지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사야 한다. 재미있으니까 ㅠㅠ

각설하고, '얼음과 불의 노래'는 대단한 작품이라는 것임은 명백하다. 위의 단점은 내 스스로가 내리는 단점이었다. 극찬? 극찬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 곁에도 위의 책과 비슷하거나, 뛰어난 작품들이 있을 테니까. 아직 내가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난, 오늘 밤 다시 이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그러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단점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코 깍아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책을 손에서 놓기 위해서이다. 웃기지만, 살까, 말까를 무척이나 망설이게 했던 책 중에 하나였다. -_-;

이미 읽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읽지 않았다면 한번은 읽어봐도 괜찮을, 아니 잃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결코 책은 잡은 손이 허탈하거나, 지불한 금액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다.

나도 이렇게 멋진 세계관, 등장인물, 배경, 자연, 신화를 창조해보고 싶다.

------------

단편적인 생각을 옮기느라 반말로 썼습니다. 아무래도 그것이 개인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전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비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므로...)


Comment ' 16

  • 작성자
    Lv.9 당가타
    작성일
    06.07.07 22:01
    No. 1

    Feast for crows도 읽어보시기를..

    이 작가 사인회에까지 저희 누님의 등쌀에 사인본 사왔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enn
    작성일
    06.07.07 22:11
    No. 2

    네, 오늘 주문을 했는데 번역본은 3부까지 나왔더군요.
    Feast for crows는 4부로 알고 있는데 아직 번역본을 안나왔더군요. 지켜보다가 번역본의 출간이 늦으며 영문판이라도 사서 읽어야겠군요;
    시간이 오래걸리겠지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근로청년9
    작성일
    06.07.07 22:38
    No. 3

    얼불송팬인 저로선 내용에 공감 할 수밖에 없군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소젤과 완소킹빠에 더 가깝습니다. 껄껄. 다크엘프트릴로지가 출판 되지 않는 한국이 판타짓. orz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메렁레피
    작성일
    06.07.07 23:41
    No. 4

    완벽한 세계관에...진짜 미치도록 재미있음에...감동에 또 감동입니다...몇번을 다시 읽었는지...한 10번은 확실히 넘는거 같은데....

    아마존엔가 어디선가 4부가 나왔을때 리뷰에 '우리는 지금 시대의 리전드를 읽고 있는 것이다' 라고 평을 했었는데 딱 적절한 평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나무에서 꼭 4부가 번역판으로 나오길 학수고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콘라드
    작성일
    06.07.08 00:17
    No. 5

    저는 젤라즈니빠지만 마틴도 좋아합니다. 낄낄. 조지알알마틴은 젤라즈니 생전에 친했던 사이기도 하지요.
    얼음과 불의 노래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그 '공평함'인데요.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원하신다면야 꽤나 불편하시겠지만, 이 작품은 작가가 철저히 제3자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인물들의 얽히는 관계를 매력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네뷸러 상도 수상했고, 에스에프 쪽에서도 이름높은 작가니 뭐 말이 필요하겠습니까만은, 개인적으로는 동시대 에픽 판타지 작가중에서는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존 스노우와 스타니스 바리테온이 맘에 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천장지구
    작성일
    06.07.08 01:00
    No. 6

    a feast for crows는 정말 제목 그대로 까마귀들을 위한 축제더군요...
    인기있는 등장 인물들은 거의 안나옵니다.세르세이, 브리엔느, 샘웰, 아리아 ,자이메, 산사 등이 주로 등장합니다.
    현지 반응도 약간은 시큰둥한듯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조금 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더군요.원래 7부작으로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 반응이 워낙 좋아서 7부로 계획을 잡고 집필이 된 이유에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국내 번역본은 오역에 대한 말이 많다는 것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1부에서 나오는 자이메의 대사 부분은...설사 의역이라해도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더군요.
    원서의 문장을 직접 보니 상당히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번역본이 이런 마틴의 문체가 주는 묘미도 잘 살려줬다면 정말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생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설국
    작성일
    06.07.08 10:15
    No. 7

    양장본은 두권이지만, 일반출판본은 네권이었지요. 가격의 차이는 그리 없을듯하니 뽀대나는 양장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오유서생
    작성일
    06.07.08 17:34
    No. 8

    외국판타지 소설에 대해선 그렇게 좋은 인상을 가지진 않지만,
    Lenn님이 글을 매우 흥미있게 써주셨으므로,
    그 노고에 대한 자그마한 보상으로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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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7 o마영o
    작성일
    06.07.08 21:07
    No. 9

    솔직히 세계관이나 등장인물들의 개성,,, 참 좋았긴 하지만,,,
    글쓴 분 말대로 뚜렷하게 비중있고 매력있는 一人이 없는 것이
    조금은 단점이라고 느껴집니다. 하기사 -_- 뭔가의 장점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반대급부로 단점도 있는 법이겠지만요...
    아무튼,, 개인 취향으로는 꽤나 읽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_ㅠ
    (감정이입을 해가며 볼 대상을 찾기가 난감하달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하늘의땅
    작성일
    06.07.08 21:24
    No. 10

    저도저도!! 재밌긴 한데 뚜렷한 주인공을 찾기 어렵다는 것에 이렇게 장애를 느낄지는 몰랐다는.. ^^*
    그러나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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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8 첫솜씨
    작성일
    06.07.09 15:48
    No. 11

    읽고나서 이 소설이 기존의 것과 한 차원 다른 판타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괜히 눈높이만 높아져 여타 소설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경험도 있는 멋진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따로 없지만, '스타크 가문'이 적당하지 않을런지요? ^^ 저는 스노우를 꽤 응원하고 있는 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돌아온스푼
    작성일
    06.07.10 19:09
    No. 12

    다른 분들이 하도 추천하셔서 영문판을 구해왔습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중에 한글판이 없어서 안타깝기는 해도, 이거라도 구한게 어딘지...
    몇달 걸릴 작정하고 사전을 뒤적거리며 천천히 읽어봐야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더콰이
    작성일
    06.07.11 22:29
    No. 13

    지금 이사 와서 못 보고 있지만 제가 다니던 책방에는 있었답니다.
    너무 큰 책방이다 보니 +_+
    와룡강 소설도 없는 것이 없다 하면 충분히 상상이?
    흐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악마대공
    작성일
    06.07.12 00:36
    No. 14

    외국어를 공부해서 원본으로 읽어볼까.... 작가가 어느나라 사람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aTs-Mea..
    작성일
    06.07.16 20:16
    No. 15

    대체 이게 다 무슨 소리지?? 젤라즈니 완소킹 완소젤 ... 대체 뭔지 알려주실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낮잠
    작성일
    06.07.22 04:53
    No. 16

    완소킹은 완전 소중 스티븐 킹인것 같습니다.
    공포소설 좋아하시면 미국작가 스티븐 킹 아실테고요. 영화화도 많이
    되었으니...
    완소젤은 완전 소중 로저 젤라즈니인데 저는 SF작가로 보지만 환상소
    설로 볼수도... 신들의 사회,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내이름은 콘라드
    (이것은 읽기가 좀 그럴지도) 앰버연대기등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시고 재미없더라도 저를 욕하지는 마시길...
    개인적으로는 -> 신들의 사회를 좋아합니다...

    근데 흥미로 읽는다면 스티븐 킹이 젤 재미있을것이고 얼음과 불의 노래
    도 재미있지만 젤라즈니의 작품은 재미없을 가능성이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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