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후아유
출판사 : 드림북스
이 책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에 비례해 쌓이는 짜증 때문에 적는다. 이 책은 한 인간이 돌연변이적인 현상을 경험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1권에서 3분의 2페이지까지는 주인공의 고난과 기연을 만나는 과정을 그렸는데, 이때까지만이어도 주인공은 정상이었다.
비록 힘을 얻어 판타지의 지상 최강의 종족 드래곤으로 진화되어버렸다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찌질한 것보다는 그게 백배 낫으니까.
1권 마지막 부분부터 돌연변이의 부작용이 시작된다.
보통 힘을 얻으면 힘의 마력이라고 해야하나? 힘에 매료되기 마련인데, 얘는 힘을 얻고 나서 하는 일이 뜬금없이 홈페이지 만들기다. 언젠가는 수련하겠지 했는데 몇 권인지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듯한 내용의 글이 잠깐 보이고 그 이후로 못봤다.
2권부터 주인공의 능력치가 공개되는데, 부작용의 말로가 보인다. 반신이라 불리는 지상 최강의 종족 드래곤은 천재보다 더한 녀석이라 스스로 다 알아버린다. 독학이 가능한 존재란 말이다. 굳이 터치할 게 없다.
그런데 천재도 아닌 녀석이, 그것도 고딩도 아닌 녀석이 "나는 드래곤이다"라고 쓰고 "티라노사우르스"라고 읽는다.
그만큼 멍청하다는 소리다.
CCTV를 보고 어느정도 생각이 있는 인간이라면, 아니 그전에 500미터나 떨어진 거리에서 사람을 관찰할 정도로 눈이 좋아졌다는 걸 아는 녀석이라면 자기 실수를 인정할텐데 안타깝게도 그런장면 없다.
3권에서는 주인공이 과연 무엇이 될지 궁금해진다.
경비 잘하다가 사업한답시고 스낵카 사장되더니 갑자기 동생이 죽으니까 복수한답시고 들쑤시고 다니고 거기에 봉사활동 한답시고 마법을 대놓고 보여준다.
그렇게 이짓저짓하며 시간보내면서도 장사는 의외로 끈질기게 하더니 끝내는 총탄 맞고 눕는다.
산만해도 이렇게 산만할까?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녀석이 뭐하는 짓인가 모르겠다.
난 솔직히 동생이 가장 불쌍하다. 주인공이 살릴 궁리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런거 고민조차도 안한다. 그냥 네 할일은 다 끝났으니 이제 그만 조용히 퇴장해 주시길 바라는지 깔끔하게 사라져버린다.
4권에서는 멍청함의 극의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생각이 없다. 국정원이 친절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하고 오파츠 얘기도 꺼냈것만 뭔가 대비도 하지 않는다. 왜 감시하는지 그 이유는 생각도 않고 그저 "감시하고 있구나. 조심해야지." 이따구만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할일 한다. 그러다가 걸려서 국정원 요원된다.
이 부분에서 난 많이 허탈했다. 난 주인공 멍청한거 아니까 주인공이 예측하기 보다는 우연히 박찬영 부장? 그 양반 속셈 알게 돼서 끌려다니는 대신 협력관계로 돌아설 줄 알았는데 그딴거 없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딱 그짝이다.
5권에서는 싸우다가 정신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다보니 정령들이 오래 머물게 된다. 이때 난 처음으로 정령들이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인공도 나처럼 깨닫기를 바랐는데 얘는 이런거에는 관심이 없다. 소심한 녀석이라 "정령술에 대해 더 알기 전까지 자제하는게 좋겠지?" 이따구로 말하고 있다. 얘는 정령을 잘 부르지도 않으면서 정령술을 어떻게 더 안다는 걸까? 아니 그전에 루카라는 정령은 나오긴 하는 걸까? 그 정령이 나와야 적들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얘는 원체 생각이 없으니 심히 걱정된다.
6권은 마신 세티쉬 카르나크까지 읽었는데 딱히 불편하다고 까지 할만한 내용은 없었다. 괜찮았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종합하면 '후아유의 주인공은 멍청하다' 이다. 왜 주인공이 멍청한게 질책받을 일이냐,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주인공이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조건은 다른게 아니라 머리가 있는 녀석이라 선택된 거니까.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루인족을 기준으로 한 지적능력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런 지적능력의 소유자가 위와 같이 행동한다면 이야말로 지극히 모순이다. 왜 선택된건지 초반부터 어긋나 버리는 것이다.
설마 멍청해서 선택됐다는 말인가? 카론이 말만 루인족을 기준으로 했다고 하고 사실은 멍청한 녀석이 선택되길 바랐다는 말인가?
하긴 세상이 또 멸망한다는데 그 주체가 멍청하다면 충분히 일리있는 말이기도 하다. 멍청해서 예외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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