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게임 아키텍트
작가 : 패스트
출판사 : 문피아
솔직히 말하자면 이 글을 비평을 하면서 굉장한 죄책감을 느꼈다. 나름대로 고심을 하면서 썼다는 티가 팍팍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호된 비판을 퍼부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이 글은 인기가 별로 없다. 그것은 제목탓도 아니고, 장르탓도 아니다. 그냥 글이 재미가 없어서다. 굉장히 직설적인 발언이지만 일단은 참고 들어줬으면 한다.
우선 이 글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평해보자면 '전반적으로 뭔가 모자란 글'이라고 평하겠다. 사실 문장력, 문단 구분, 서술과 대화의 비율 등 전반적으로 조금씩 모자라다. 문장은 단조롭고 문단은 너무 짧게 끊는다. 대화와 서술의 비율을 적절히 맞추지 못했으며, 대화의 비중이 너무 커서 독자들이 사건의 흐름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구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전부 부차적인 문제들이다. 고쳐야 할 점은 맞지만, 앞으로 지적할 내용들에 대해서는 정말 새발의 피같은, 어찌보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문제이다. 그럼 진짜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인가? 소재의 활용과 자극의 부재.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자.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소재의 활용부터 언급을 하자면, 이 소설에서 소재는 게임과 그것의 개발에 있다. 우선 초반에 작가는 주인공에게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서 주인공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와 그것의 개발을 꿈꾸는 장면을 추가하였다. 그래. 여기까지는 좋다. 개연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소설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니깐. 하지만 과해도 너무 과했다. 중학교 시절을 그렇게까지 오래 끌 이유가 무엇인가. 어찌보면 전체적인 스토리에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부분인데 지루함만 더해졌다.
또한 게임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실제 게임을 차용했는데 난 이것이 2번째 실수라고 생각한다. 실제 게임들을 집어 넣음으로서 독자들은 이 세계가 현실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세계임을 인지하게 된다. 이것은 곧 2가지 결과를 낳는다. 게임의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주인공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현실과는 다른 부분을 서술함에 있어서 어색함을 느낄 것이다. 게임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도리어 역사책을 읽는 듯한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현실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려면 그에 상응하는 매력요소를 마찬가지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선 그게 없다. 한 마디로 소재의 활용에 대하여 지나치게 깊게, 자세하게 파고 들어버린 면이 이 글에 있어서 독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야 좀 더 자세하게, 좀 더 개연성 있게,좀 더 현실성 있게 쓰고 싶은 욕망이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라는 점을 좀 더 고려를 했었어야 했다.
그리고 자극의 부재. 이것이 어찌보면 이 글의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문피아는 장르소설이 주류인 플랫폼이다. 그리고 장르소설의 특성은 바로 '오락성'에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러한 오락성을 찾아 볼 수 없다. 어설프게 순문학적 감성을 끌고 들어왔다고 해야 할까. 사건의 흐름에서 부터 소재의 활용과 문장과 문단의 서술에 있어서 그 어떤 자극도, 오락성도 느끼지 못하는 글. 이런 글에 장르소설의 독자들중 절대다수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소재 역시 그냥 특이할 것없는 단순평범한 직업물이며, 독자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호쾌한 전개가 있지도 않다. 스토리의 진행이 신속하여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가 하면 그도 아니다. 사건의 진행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기기묘묘하거나 정교한가? 그조차 아니다. 그저 단조롭고 잔잔하다. 이 글이 치유물이라면, 그런 잔잔함 자체가 목적인 글이라면 독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니다. 애시당초 이 글은 주인공의 게임개발에 대한 이야기, 어찌보면 직업물에 가까운 글이다. 그런 글에서 이런 분위기라면? 그저 지루한 글이 탄생할 뿐이다.
이 글을 쓰며 내가 이렇게까지 혹독하게 써도 되는지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설프게 이 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 것 보다는 내가 느낀 점과 내가 보았을때의 단점을 확실히 표현하는게 더 나을 것이란 판단을 하였고, 이렇게 비평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이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밋밋한 전개와 소재, 그리고 서술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작가라면 이런 직업물보다도 치유물, 일상물등이 어울릴텐데 문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사용하였다는 점이 더더욱 안좋게 작용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과 함께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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