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신의 한 수
출판사;파피루스
작가;김형석
만약 내가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이 표절로 판명된다면 어떨까?
여자의 속마음이 들려온다는 맬 깁슨의 영화 거시기를 표절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전개가 느리고 스케일이 작은 탓으로 확 당기는 매력은 없지만
처음의 몰지각에 비해 차차 개연성이 돋보여지고 있던 소설 신의 한 수.
잘 나가던(?) 소설이 한 순간 급전직하
개연성 제로로 치달으니 그것은 작중의 표절문제.
시나리오작가이자 드라마작가로 데뷔한 주인공은
5백만명에 가까운 동원능력의 영화 한 편을 배경으로 공전의 히트작 드라마
3편을 연달아 써 냅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미국으로 초청을 받을 정도.
그런데 느닷없이 표절문제로 재판이 벌어집니다.
모 출판사에서 드라마들이 나오기 이전에 내 놓은 모 소설(단편집으로 추정)에
주인공이 쓴 드라마의 줄거리 소재 대화 등이 거의 그대로인 채 발간된 겁니다.
알고보니 주인공 마누라를 가로채기 위해 재벌 후계자가
내용이 전혀 다른 소설을 출판사와 관계자를 매수해 소설 내용을 드라마에
맞추어 바꾼 후 새로 출간해 재판을 건 겁니다.
또 새로 발간한 책을 약품처리해 오랜 된 것처럼 꾸미지요.
출판된 소설이라면 하다못해 한 두명이라도 본 사람이 있을 것이고
세기의 재판에 이의제기가 들어갔을 겁니다.
또 드라마 한 편이 어쩌다 비슷하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세 편이 같다면
이것은 이건 보나마나 조작이지요.
주인공과 변호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책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쳤다면
전모가 드러나는 건 여반장입니다.
더욱이 재벌 후계자가 아무리 주인공 마누라가 예쁘기로서니 출판물 조작
이 드러난다면 인생 조지는 건 한 순간이죠.
드라마 작가의 인생을 허물기 위해 더 잘나가는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소설에서는 주인공은 얌전히 수긍하고 거액의 배상금을 토해 낸 후
술집에서 여자를 위한 남자접대부(호스티스)가 됩니다.
시나리오 및 드라마작가도 하차하고 인생막장을 달리는 거죠.
호스티스로 복수를 꿈꾸는 다음 줄거리는 도저히 더 이상 읽지 못하겠더군요.
표절로 시작한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으나
독보적인 전개는 허무하여 읽을 엄두가 안나더군요.
Comment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