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라이니시스 전기 감상 및 비평

작성자
Lv.1 뇌검
작성
09.10.19 14:03
조회
5,671

작가명 : 곽건민 [이그니시스]

작품명 : 라이니시스 전기

출판사 : 해우 출판사

일단 출판된 지 꽤 된 책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10권으로 이루어진 2002년도에 출판된 소설이고요. 배경은 판타지이며, 현세의 고등학생이 이계로 환생했는데 레드드래곤으로 환생하는, 설정 자체는 상당히 진부한 소설입니다. 2002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진부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죠. 아래는 네이버 책소개입니다. 제 부족한 말빨보단 책소개를 한 번 보심이 나을 듯 해서 가져왔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균형은 깨어지고, 고귀함과 숭고함은 매장된다. 절대적인 혼란의 가운데, 비극은 시작된다. 라이니시스 전기를 아는가? 전생에 사랑하는 여자를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안타까이 떠나 보내야만 했던, 그리고 그녀를 잊지 못한 채로 환생한 인간의 영혼을 가진 레드 드래곤 라이니시스의 이야기, 레드 드래곤으로서의 본성을 숨겨두고 사랑했던 이를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라이니시스의 인간적인 면모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인터파크 제공]

본 소설은 비록 설정 자체는 상당히 뻔해보이지만, 작가의 유머러스한 필력과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대주제와 각 챕터마다 존재하는 소주제가 있어서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레드드래곤 유희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본 작가가 이 책을 낼 때의 나이가 갓 스무살 아니면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그 나이대의 학생들 필력과 비교하면 혀를 내두를 정도의 필력 같습니다. 솔직히 요즘 웬만한 명문대 대학생도 간단한 문법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유희물이지만 식상하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깽판물은 아니란 거죠. 주인공은 비록 레드드래곤의 신분을 타고나긴 했으나, 아직 다 성장한 드래곤이 아니기에 활동에 제약이 있고 한계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완전무결한 드래곤의 지성이 아닌 '인간'의 지성을 타고 태어났으니(이계 고등학생 환생물이니까요 ^^) 마법 사용에 어색함과, 매사에 약간은 치밀하지 못한 인간적인 면이 등장합니다. 이 점이 본 소설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또 스토리 또한 사골탕 우려먹듯 하지 않습니다. 매 챕터마다 소주제가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 주제들 또한 철저히 판타지에 입각합니다. 북풍이 몰아치는 늑대인간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챕터. 좀비들이 몰아치는 챕터. 고대유적과 파괴병기가 나오는 챕터. 사막에서 헤매는 챕터등등 상당히 주제들을 맛깔나게 골랐죠.

그리고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거대 암흑 집단 '매쉬암'과의 머리싸움, 몸싸움이 재미가 있답니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은... 깜짝 놀랄 만하죠.

무엇보다 적절한 하렘물이라는 점이(정도가 있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라고 할까요?

-------------------스포일링 가능---------------------

이제는 본격적 비평입니다. 인터파크에서 제공한 책소개의 앞부분을 봅시다.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균형은 깨어지고, 고귀함과 숭고함은 매장된다. 절대적인 혼란의 가운데, 비극은 시작된다."

저는 이 소설을 재밌게 읽은 독자중 하나지만 과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진중한 생각이 들었나?? 싶군요.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때려맞추면 한 두 챕터에 적용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걸 소설의 주제라고 하기엔 너무 비약이 심합니다. 유희물이고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나름 교훈도 있지만, 책소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듯 합니다. 제 생각에는 말이죠.

그리고 반전의 내용의 문제입니다. 반전까지는 좋습니다. 반전도 또 하나의 묘미니까요. 반전의 내용도 놀랍습니다. 하지만 별로 와닿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느낌이죠

1편에서 나온 얘기가 2~9편에서 거의 나오지도 않고 다 잊혀져 갔는데 10편에서 1편 얘기가지고 감동받기?... 스토리 스포일링을 최대한 안 하면서 설명을 하려니 힘들군요. 여하튼, 내용 자체는 놀라워도 작가가 의도한 감동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감수성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라면 느낄 수도 있겠군요.

특히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반전 내용이 맘에 안들었는데, 주인공이 상당한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 같아 눈쌀이 찌푸려졌습니다. 그동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주인공이 온갖 자기합리화를 해대니 정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나름 교훈도 있고,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는 있지만, 어렵게 볼 소설은 아닌 듯 합니다. 편하게 읽는 재밌는 유희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본 소설은 1부라고 볼 수 있으며 2부인 '환상 여관'이라는 전 5권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존재합니다. 등장인물은 같으며, 주인공의 초점이 좀 바뀌죠. 저는 2부도 나름~ 편한 마음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참고로 2부는 옛날에 절판됐습니다. 전 중고를 구입했죠...;; (어쨌든 스토리 어색한 거 둘째치고 재미는 있으니까요..)

별 10개 중 7.5개 주고 싶습니다. 저는 재밌게 읽은 레드드래곤 유희물입니다. ^^ 부족한 비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S. 드래곤물이니만큼 어느정도의 먼치킨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ㅎ 염두해주세요


Comment ' 13

  • 작성자
    幻首
    작성일
    09.10.19 14:34
    No. 1

    상당히 오래된 글이군요. 당시에 드래곤 환생물이 한창 유행하던 때이니 당시에도 그렇게 참신한 소재는 아니었습니다.
    워낙 읽은지 오래되어서 소소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이 소설의 핵심 사항(주제?)은 인간으로써도 성숙하지 못한 인간의 영혼이 드래곤으로 환생했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스스로 드래곤이란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인간으로써 살아가려 합니다. 그렇게 현실도피를 하면서 인간 세상에서 인간으로써 살아가려 노력하는 주인공인데, 인간으로써도 결핍된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 자신은 드래곤도 인간도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죠.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영혼의 미숙함 때문에 드래곤의 마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용언이었던가...고클래스 마법이었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드래곤이 아닌, 초인으로써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것인데, 그 성장의 요건이 인간으로써의 죽음과 드래곤으로써의 죽음 등이었던걸로 압니다.(자살도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런면에서 보면 소개글이 딱히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핵심은 유야무야하면서 목적없이 유희를 보내는 젊은 한량 드래곤의 에피소드들의 모음이니....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뇌검
    작성일
    09.10.19 15:15
    No. 2

    읽은지 오래되셨는데 상당히 스토리를 상세하게 기억하시는군요. 저도 실은 이 소설을 읽은 지 반년이 되었습니다만, 幻首님께서 남겨주신 코멘트를 읽으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군요
    그러고 보니, 분명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역시 유희라는 거대한 그림 속에서 묻혀버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幻首 님 말씀대로 그러한 점에선 분명 소개글이 잘못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역시나 유희라는 그림 속에 ... 대주제는 매몰되고 만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김갑환
    작성일
    09.10.19 16:17
    No. 3

    다음주 토요일에 병장 만기전역합니다. 더레드 5권과 함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리하이트
    작성일
    09.10.19 16:54
    No. 4

    정말 이 분은 발전이란게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주시는분... 라이니시스전기와 리셋라이프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셨죠 더 레드는 좀 아쉽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풍류(風流)
    작성일
    09.10.19 20:50
    No. 5

    예전에 재밌게 봤던글 후반까지 그 재미가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던 글이네요 그치만 한번쯤 일독을 권해볼만한 소설임에는 분명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qwert123..
    작성일
    09.10.19 22:25
    No. 6

    참고로 주인공은 대학생입니다.

    내가 다는 댓글은 다 태클이네 ㅠㅠ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머저리
    작성일
    09.10.20 12:20
    No. 7

    이분의 글은 저의 장르문학 첫소설이죠.
    그분 소설 보고 와 재밌구나 한번 파들어봐야지.
    라고 해서 문피아까지 오게됬.. 허으허흐흐극 흐그 ㅠㅠㅠ
    만나면 고소해야지 (응?)

    하여간 이그니시스 님의 이계탈출계획, 리셋라이프는 참 재미있게 봤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바나나키친
    작성일
    09.10.20 13:52
    No. 8

    이거 중학생때는 재밋엇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유리아드
    작성일
    09.10.20 15:39
    No. 9

    이그니시스 작가님다운 작품이죠. 이후 리셋 라이프 때가 절정이었고 리셋 라이프를 보고 팬이 되었지만...더 레드는 그래도 못 보겠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09.10.20 18:46
    No. 10

    호오 이제 전역하시나 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10억조회수
    작성일
    09.10.20 20:32
    No. 11

    아 옛날 생각난다 ㅎㅎ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메가마우스
    작성일
    09.10.30 20:54
    No. 12

    더 레드? 그거 혹시 레드드래곤 먹은 사람들 나오는 소설인가요? 기억이 안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에베
    작성일
    09.12.27 22:16
    No. 13

    레드 드래곤 먹은 사람들도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평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찬/반
3230 일반 내 생애의 아이들을 읽고 +1 Personacon 묘로링 11.08.29 3,286 2 / 4
3229 비평요청 정연 판타지 Cursed Destiny 비평요청합니다. +3 Lv.11 hi***** 11.08.28 1,892 1 / 2
3228 판타지 마법공학자 3권 혹시나했는데 도저히 못버티겠다. +13 Lv.50 서우준 11.08.28 3,459 23 / 3
3227 퓨전 렐릭스..이거 도대체 뭡니까? +74 Lv.8 skim787 11.08.28 5,334 29 / 29
3226 판타지 콜드 크라운, 아쉽다 +7 Lv.49 준경 11.08.27 2,570 14 / 3
3225 판타지 '죽어야번다'에 대한 사소한 비평 +24 Lv.1 개마고원 11.08.27 3,187 25 / 6
3224 판타지 죽어야 번다 저만그런것입니까? 경험과연륜이 있어... +32 Lv.99 不運秋者 11.08.27 3,725 40 / 13
3223 무협 마조흑운기 - 잔잔한 호수 같은 작품 +9 Lv.1 안평자 11.08.26 6,950 11 / 23
3222 퓨전 더 게이트 +15 Lv.87 행로난 11.08.26 3,410 11 / 4
3221 퓨전 같은 꿈을 꾸다를 보고 느낀점입니다. +35 Lv.64 나우시카 11.08.25 4,144 20 / 25
3220 판타지 죽어야 번다. 기대가 너무컸나? +163 Lv.25 우다다다다 11.08.24 8,869 129 / 57
3219 공지 봉태규님 주의1회. Personacon 문피아 11.08.24 2,093 0 / 0
3218 판타지 후아유 5권 - 지나친 대리만족 +17 Lv.27 줄자 11.08.23 3,915 16 / 7
3217 무협 혈사자를 읽고. +5 Lv.5 노는이태백 11.08.22 2,423 3 / 2
3216 퓨전 spectator - 내가 뭘 읽은 거지? [스펙테이터] +43 Lv.1 안평자 11.08.22 11,699 54 / 28
3215 비평요청 자연 무협 모산파 비평요청합니다. +6 Lv.1 도학룡 11.08.22 1,936 4 / 2
3214 판타지 황금군주 4권까지 읽고... +3 Lv.4 kaio 11.08.22 4,483 3 / 4
3213 일반 신화창조..... +9 Lv.59 절대신검존 11.08.21 4,185 4 / 3
3212 일반 슈퍼엘리트 김병장 +35 Lv.46 만홍 11.08.21 7,323 13 / 10
3211 퓨전 마법공학자 +7 Lv.71 키작은헌병 11.08.21 2,424 8 / 2
3210 무협 무림의 학사들... +6 Lv.47 읍공민실 11.08.21 2,200 7 / 4
3209 퓨전 더블네임 6권을 읽고 +6 Lv.53 에나스 11.08.21 2,616 4 / 4
3208 판타지 죽어야 번다 +39 Lv.8 목련과수련 11.08.20 4,242 39 / 34
3207 무협 화산소장로, 복붙은 좀 아닙니다. +43 Lv.4 진서유 11.08.19 9,542 65 / 2
3206 퓨전 운명 전설의 서 주인공의 눈살찌푸리게 만드는 살... +17 無心天支刀 11.08.19 2,550 17 / 4
3205 퓨전 대체 역사 소설에 대해... +11 Lv.40 앰블램 11.08.19 2,913 1 / 3
3204 공지 비평란에 글을 쓰는 분들,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 +123 Personacon 금강 11.08.19 4,479 25 / 23
3203 판타지 광속의 검제 +12 Lv.7 알력학 11.08.18 2,171 3 / 4
3202 퓨전 열혈마스터를 통해 본 현대판타지에서의 정의론 +16 Lv.42 동네한바퀴 11.08.18 3,262 6 / 5
3201 퓨전 후아유 5권...뒤를 돌아봅니다 +25 고독피바다 11.08.18 2,913 19 / 1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