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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연대기, by 만다라케

작성자
Lv.3 엘모
작성
09.10.23 18:08
조회
1,894

작가명 : 만다라케

작품명 : 성검연대기

출판사 : 문피아 연재중

일단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하고자 하는 부분은, 글쓰기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의 글이라는 것입니다. 참고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최대한 미리니름은 줄였습니다.

..

이 글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불친절한 글입니다. 시점은 대략적으로 1인칭. 크게 에피소드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인공은 (아직까진) 먼치킨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파티를 이뤄 여행을 하는 류의 소설이고, 주변 인물들도 아주 극단적인 모습 (무뇌라던가, 무뇌라던가) 까지는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세계의 구성에는 뭐랄까, 작가가 독창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또, 1인칭인데도 작가 입장의 화자가 많이 개입을 하는 편입니다.

이 글이 읽기 쉽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는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에 있습니다. 주인공 입장의 서술은 매우 산만하며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더군다나 1인칭입니다. 특히 1장의 일부 서술은 괭장히 난잡스럽습니다. 덧칠해버린 수채화 같다고 할까요. 다시 쓰면서 문장이 부자연스러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흐름도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글을 읽어나가며 장면을 상상하고 그것들을 연결해 나가야 하는데 뚝뚝 끊겨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만화의 컷과 컷 같은 느낌이 듭니다. 중간에 몇 컷 빠져 있는.) 세부적인 묘사가 필요한, 이를테면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수대 소수의 싸움의 경우에도 주인공의 동선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적과 동료의 상황만이 그려지고 맙니다. (시야갸 매우 좁다고 느껴집니다.)

또, 중요할때 하나씩 튀어나와주는 오타 역시 그렇습니다. 꽤 오타가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오역의 여지가 있는 오타가 많다는 것이고(조사의 오타라던가), 편하게 글을 읽지 못하게 해줍니다. 이런 여러가지 면에서 '독자로써 배려받지 못했다' 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덕분에 다 읽는데 시간을 꽤나 잡아먹었죠.)

1인칭이면 어느정도 주인공에 몰입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갑자기 3인칭이 툭 튀어나왔을 때, 계속 읽어야 하나,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스토리의 전개 또한 어색한 면이 있습니다. 주로 이야기의 정리라는 면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이 이벤트가 끝났으면 각각의 참가자들에 대해 어느정도 정리를 해주고 넘어가는 면이 있어야 다음 스토리를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는 것인데, 중간에 한 단락, 그러니까 한 회 연재 분량 정도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대목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한 에피소드가 끝나는 시점이 그렇습니다.) 가끔 내가 빠트린 것이 있나 해서 앞부분을 뒤져보게 됩니다. 이 역시 몰입도를 저하시키는 부분입니다. (뒷 부분에 설명이 따라오는 부분도 있고, 아예 설명이 생략된 부분도 있습니다.)

커다란 국가적인 움직임과 지역적인 세세한 움직임, 이런 것들이 어느정도 서술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다지 와 닿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현재 어떤 가문과 어떤 가문이 싸우고 있는데 이것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움직여서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하는 것도 독자로써 상상에 재미를 더하게 하는 부분이 될텐데요. 주인공의 가장 큰 상대로 나오는 (5장까지로 따지면) 어떤 조직에 대해서도, 독자들은 1장의 마지막 정도가 되서야 일반적으로 아는 수준 정도로만 알게 됩니다. 최소한 이 녀석들은 적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주인공(그리고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그러니까 더 이상의) 정보는 제공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면 주인공이 정보를 찾는 시늉이라도.)

그래서인지 설정은 괭장히 많은 것 같고, 그 많은 것들의 꼬리만을 내놓은 채 몸통은 숨겨놓고 야금야금 풀어가는 분위기가 됩니다. 읽는 입장에서는 답답해지는 부분이죠.

설정에 대한 공부를 강요받는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용에는 등장하지 않는 어떤 몬스터의 이름이 나오고 아래에 주석으로 설명됩니다. 주인공이 어떤 인용구를 읊게 되고, 이것 역시 역사의 한장면으로 간략하게 주석으로 서술됩니다. 그렇지만 그 인용구를 주인공이 사용한 이유에 대해 공감은 들지 않습니다. 그 역사적인 장면 역시 인용구로 사용할 만큼 대단하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주석이라는 장치가 이 글에 있어 도움을 주느냐 라고 했을 때, 가급적 쓰이지 않는 편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정은 설정이고 글은 글로써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그냥 도움을 주는 수준에서만 정리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동료 한명도 엘프이고 중간에 등장하는 세력중 하나도 엘프입니다. 세력이 등장하면서 여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서술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종이 다르다, 라고 인식하긴 했습니다만. 세력이 등장했을 때 그 목적, 행동의 이유 등도 어느정도는 설명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아, 쟤네들은 대략 이런 분류. 끄떡끄떡 하고 넘어갔습니다만.

주인공이 즐겨 말하는 '쿨가이'라는 단어도 꼭 저게 나와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나중에, 단어가 정확히 이것인지는 가물가물합니다만 폴리시라는 단어도 나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주인공이) 영어 한두마디를 섞어쓰면서 허세를 부린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인물은 조금 개성이 있는 편입니다. 최초 두명의 동료에서 나중에 합류하는 동료들까지도 어느정도 개성이 있구요. 적대하는 인물들 역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 죽어있지는 않되, 튀어나올 정도로 살아 숨쉬는 것까지는 아닙니다.

인간적인 갈등은 별로 없는 편이고, 다소 맹목적인 느낌이 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능력 차이가 크지 않고 각기 개성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만, 주로 핵심적인 역할은 주인공만이 해나갑니다. 주인공과 동료의 관계에서 서로 보완한다, 라는 느낌보다 주인공이 동료를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부분은 5장에서 두드러집니다.) 인물들 중에 가장 색깔이 옅은 쪽은 처음 등장한 엘프와 전사입니다. 전사는 단순 무식 과격한 색채때문에 주로 무시 당하는 탓에 그런듯 하고, 엘프는 줄곧 피동적인 입장에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티가 결성되는 과정, 그로 인한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서도 다소 어색합니다. 파티의 동료의식, 이런 것도 희미해 보이구요. 굳이 저들이 같이 다니는 이유가 뭘까, 하고 다시 앞에 읽은 부분을 찾아보려다가 그만뒀습니다. (...) 최초 3인이 구성되었을 때는 그럭저럭 이해했지만 이후 다른 도시에 간 이후 상황이 변했을 때, 그 다음에 5인이 구성되는 시점의 상황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서로의 입장이라던가, 심리라던가, 이런 면에서요. 이전 동료는 어짜피 동료니까 같이 가고, 새로운 동료는 어어 하다가 동료가 되어버립니다.

1인칭이 어려운 점은 이런 경우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힘들다는 것인데, 여기에 대한 시도조차 없습니다. 심리가 잘 이해가 되지 않고 따라오는 서술도 없기 때문에, 그냥 맹목적인 느낌이 듭니다. 생동감이 없다고 할까요? (물론 소소한 에피소드 같은 데에서는 톡톡 튑니다만.)

대사, 또한 누가 어떤 말을 한건지 헷갈릴 때가 가끔 있습니다. 두 가지인데요. 이 말을 정말 저 캐릭터가 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 경우가 있고, 둘 중 누가 이 말을 했고 저 말을 했지? 라는 생각이 들 경우가 있습니다.

..

굳이 뽑자면 2장이 그나마 읽기에 편했습니다. 중간중간 가끔씩 나오는 진지한 서술도, 어깨에 꽤 힘이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쭉 써봤습니다만 정리가 안되네요. 그저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7 ee22
    작성일
    09.10.23 20:48
    No. 1

    작가분께서 받아들이게 된다면 훨씬 좋은 글이 될 것 같네요. 멋진 비평글입니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미에크
    작성일
    09.10.24 00:26
    No. 2

    1인칭 글을 쓴다는 것은 굉장히,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작가분께서 충분히 각오를 하시고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프리시커
    작성일
    09.10.24 16:44
    No. 3

    '세부적인 묘사가 필요한, 이를테면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수대 소수의 싸움의 경우에도 주인공의 동선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적과 동료의 상황만이 그려지고 맙니다. (시야갸 매우 좁다고 느껴집니다.) '

    이건 1인칭인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화자가 주인공이고,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기 때문에
    주인공과 주인공의 동선에 관련된 이들의 상황만
    그려질 수 밖에 없죠.

    생명이 걸린 긴급한 상황에서 넓은 시야로 전체를
    둘러보면서 자신과 관계없는 동선 부분까지 묘사
    하는 게 더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얼라리
    작성일
    09.10.24 23:56
    No. 4

    그런데 이 작가분, 컴백하셨나요?
    저번에 연재한담에 글을 올리신 이후로 문피아에 다시 못 본 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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