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곽건민 [이그니시스]
작품명 : 라이니시스 전기
출판사 : 해우 출판사
일단 출판된 지 꽤 된 책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10권으로 이루어진 2002년도에 출판된 소설이고요. 배경은 판타지이며, 현세의 고등학생이 이계로 환생했는데 레드드래곤으로 환생하는, 설정 자체는 상당히 진부한 소설입니다. 2002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진부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죠. 아래는 네이버 책소개입니다. 제 부족한 말빨보단 책소개를 한 번 보심이 나을 듯 해서 가져왔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균형은 깨어지고, 고귀함과 숭고함은 매장된다. 절대적인 혼란의 가운데, 비극은 시작된다. 라이니시스 전기를 아는가? 전생에 사랑하는 여자를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안타까이 떠나 보내야만 했던, 그리고 그녀를 잊지 못한 채로 환생한 인간의 영혼을 가진 레드 드래곤 라이니시스의 이야기, 레드 드래곤으로서의 본성을 숨겨두고 사랑했던 이를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라이니시스의 인간적인 면모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인터파크 제공]
본 소설은 비록 설정 자체는 상당히 뻔해보이지만, 작가의 유머러스한 필력과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대주제와 각 챕터마다 존재하는 소주제가 있어서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레드드래곤 유희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본 작가가 이 책을 낼 때의 나이가 갓 스무살 아니면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그 나이대의 학생들 필력과 비교하면 혀를 내두를 정도의 필력 같습니다. 솔직히 요즘 웬만한 명문대 대학생도 간단한 문법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유희물이지만 식상하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깽판물은 아니란 거죠. 주인공은 비록 레드드래곤의 신분을 타고나긴 했으나, 아직 다 성장한 드래곤이 아니기에 활동에 제약이 있고 한계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완전무결한 드래곤의 지성이 아닌 '인간'의 지성을 타고 태어났으니(이계 고등학생 환생물이니까요 ^^) 마법 사용에 어색함과, 매사에 약간은 치밀하지 못한 인간적인 면이 등장합니다. 이 점이 본 소설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또 스토리 또한 사골탕 우려먹듯 하지 않습니다. 매 챕터마다 소주제가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 주제들 또한 철저히 판타지에 입각합니다. 북풍이 몰아치는 늑대인간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챕터. 좀비들이 몰아치는 챕터. 고대유적과 파괴병기가 나오는 챕터. 사막에서 헤매는 챕터등등 상당히 주제들을 맛깔나게 골랐죠.
그리고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거대 암흑 집단 '매쉬암'과의 머리싸움, 몸싸움이 재미가 있답니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은... 깜짝 놀랄 만하죠.
무엇보다 적절한 하렘물이라는 점이(정도가 있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라고 할까요?
-------------------스포일링 가능---------------------
이제는 본격적 비평입니다. 인터파크에서 제공한 책소개의 앞부분을 봅시다.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균형은 깨어지고, 고귀함과 숭고함은 매장된다. 절대적인 혼란의 가운데, 비극은 시작된다."
저는 이 소설을 재밌게 읽은 독자중 하나지만 과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진중한 생각이 들었나?? 싶군요. 살아 있다는 것의 고귀함과 죽음의 숭고함? 때려맞추면 한 두 챕터에 적용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걸 소설의 주제라고 하기엔 너무 비약이 심합니다. 유희물이고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나름 교훈도 있지만, 책소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듯 합니다. 제 생각에는 말이죠.
그리고 반전의 내용의 문제입니다. 반전까지는 좋습니다. 반전도 또 하나의 묘미니까요. 반전의 내용도 놀랍습니다. 하지만 별로 와닿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느낌이죠
1편에서 나온 얘기가 2~9편에서 거의 나오지도 않고 다 잊혀져 갔는데 10편에서 1편 얘기가지고 감동받기?... 스토리 스포일링을 최대한 안 하면서 설명을 하려니 힘들군요. 여하튼, 내용 자체는 놀라워도 작가가 의도한 감동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감수성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라면 느낄 수도 있겠군요.
특히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반전 내용이 맘에 안들었는데, 주인공이 상당한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 같아 눈쌀이 찌푸려졌습니다. 그동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주인공이 온갖 자기합리화를 해대니 정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나름 교훈도 있고,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는 있지만, 어렵게 볼 소설은 아닌 듯 합니다. 편하게 읽는 재밌는 유희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본 소설은 1부라고 볼 수 있으며 2부인 '환상 여관'이라는 전 5권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존재합니다. 등장인물은 같으며, 주인공의 초점이 좀 바뀌죠. 저는 2부도 나름~ 편한 마음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참고로 2부는 옛날에 절판됐습니다. 전 중고를 구입했죠...;; (어쨌든 스토리 어색한 거 둘째치고 재미는 있으니까요..)
별 10개 중 7.5개 주고 싶습니다. 저는 재밌게 읽은 레드드래곤 유희물입니다. ^^ 부족한 비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S. 드래곤물이니만큼 어느정도의 먼치킨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ㅎ 염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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