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유성
작품명 : 아크
출판사 : 로크미디어
나름 예전부터 달빛조각사를 흥미있게 읽고 있다가, 최근들어서 달조도 많이 까이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달조를 높이 치는 것은, 전작인 태양왕과는 장르와 작중 분위기가 180도 다른데, 둘다 판타지긴 하지만 겜판이랑 정통판타지는 엄염히 다릅니다. 그래서 이 둘을 넘나들면서 분위기까지 확연히 다른 글을 쓰는 작가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는 점이고.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돈에 대한 집착"을 꾸준히 표출한다는 점에서 괜찮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겜판은 초기목적과 다르게 완결에 다다를 수록 목적이 변화하고 그에 맞춰서 수단역시 어처구니 없이 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꾸준히 일관성있게 표현된다는 것 자체를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번에는 아크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죠.
사실 달조 평이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가 꾸준히 등장하는게 바로 "아크"였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터라 몇몇 댓글에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겜판은 달조,아크,000"라는 평이 보여서 호기심에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제가 아크를 읽지 않은 이유는 제가 책을 고를때 고르는 기준이 있기때문이죠.
"아크메이지" "소드마스터" "9클래스마스터" "드래곤"따위의 양판병맛나는 제목이 들어가는 것은 대부분 패스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아크가 이 아크(?)인지도 모르고 패스해버린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이제부터 평가는 최대한 달빛을 비교하지 않고 적을 생각입니다. 혹시나 적을지도 모르실 댓글도 달빛과 비교하면서 어떤게 낫다는 식의 글은 적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실상 초반부는 조금 지루했습니다.
흔히 쓰이는 소재로 시작했거든요.
"소년가장", "가족이 병원에 입원해서 병원비나감", "게임하니까 돈이 벌린다", "히든 클래스", "게임서비스사도 통제못하는 게임시스템" 등등
그나마 입사시험을 위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라는 설정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정작 입사시험뒷면에 담긴 개발사의 진의를 파악하고는 계속 읽어야하나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흔히 주인공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사의 농간"을 차단한 소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천재 개발자가 게임의 메인A.I를 개발하고 사망혹은 잠적해서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그 천재 개발자가 만든대로 따라가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설정이 많죠.
이게 한번 두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쓰이는 설정이라 이제는 이런거만 봐도 짜증이 납니다. 그게다 결국에는 무협소설처럼 "기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개발사가 밸런스를 위해 "조정"에 들어갈 수 없으니 결국에는 "먼치킨"이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거에 이어서 수많은 겜판에서 주인공이 조금 "두각"을 보인다 싶으면 개발사는 주인공을 항상 모니터링합니다. 물론 아크가 모니터의 대상이 되는건 나중의 일이지만, 결국은 뻔한 스토리로 가더군요. 거기서 발전한 것이 플레이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방송에 타서 유명인이 된다는 것이 달빛이나 아크의 흐름이긴 하지만요.
솔직히 좀 뻔한 설정으로 시작해서 3권정도까지는 그다지 재미있지가 않았습니다. 유저를 못미더워해서 솔플로만 다니니 "이건 히키코모리 게임판타지냐"싶기도 했구요.
결국에는 차츰 마음을 열고 지인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는 하지만, 초반도입부부터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다 버리고 "솔로게임"만을 고집하는데서도 조금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위의 뻔한 설정을 극복하면 차츰 재미있어지더군요.
아크의 3마리의 소환수. 나름대로 캐릭터를 잘 짰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 특히 "데드릭"이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속성(박쥐-강한자에게 빌빌대고, 약한자는 밟는다)을 시종일관 유지해나갔고, 비록 소환수AI지만 끊임없는 트러블메이커라 "아크"라는 작품내에서는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정도로 데드릭이라는 캐릭터는 잘 짜여졌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데드릭이 없었다면 "아크"라는 소설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히키코모리 겜판"이 되었겠죠.
다만 아쉬운점이 그외의 캐릭터들은 필요할때만 잠깐잠깐 등장하는 1회성 캐릭터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몇몇을 빼고는 전부 현실에서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 주변인의 자리를 차지했구요. 그래서 현실에서 연락이 되니 그사람들은 1회성으로 등장해도 크게 문제가 없겠다 싶었지만....역시 아쉬운건 시드나 북실이 죠.
시드도 한동안 같이 다니다가 교역소 취직하더니...분명히 아크를 위해 일을 하긴하는데 등장장면이 극히 적죠.
그리고 최근에 북실이랑 촬영이란 명목으로 오랫동안 같이 다녔는데...이것도 "내단프로젝트"로 떨궈집니다.
진짜 특정인물과 지속적으로 다니는 경우가 없고, 꼭 필요할때만 등장하는 식이죠. 그외네는 다 솔플. 솔플이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앵벌하기 쉽다는 점은 부정하지 못하겠지만 너무 솔플지향을 하다보니 온라인게임이라는 자원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딱 돈벌때만 "온라인게임"이었죠.
그리고 작가분이 글을 쓰시면서 정신이 좀 오락가락 하시는 듯합니다. 세밀히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아크의 레벨이 왔다갔다합니다.
유저평균레벨도 좀 왔다갔다하거나 과장된 점도 보이구요.
저도 정확히 몇레벨이었는지 기억은 안납니다만...예를 들면 100레벨로 올라섰는데 몇페이지 뒤에가면 90레벨로 줄어있다거나 하는 경우가 몇번 있었고, 어둠시너지로 30%추가스탯을 받는 경우도 계산이 틀려서 이상한 스텟이 적용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기억나는 걸로는 북실이가 백구 동상새운다고 아크에게 800골 받아먹고는 어느샌가 그게 500골로 바뀌어버렸더군요.
이런 사소한 수치가지고 지적하는것도 조금 우습지만 읽다가 이런 이상한점이 눈에 띄면 몰입도가 확떨어져버리더군요.
마침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어둠속성 30%스탯보니스.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이 소설의 핵심적인 부분이긴한데...사소한 것 같아도, 주인공이 모든 보스몬스터를 쓰러뜨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먼치킨으로가는 길을 닦아준게 바로 저 패시브 스킬이죠. 고레벨의 몬스터가 떴다하면 일단 어둠보너스로 올라가는 스탯에 대한 주인공의 레벨을 산출해서 "이건 잡을 수 있겠다."라는 식으로 가죠.
사실 계속해서 그런식으로 가니, 어떤 보스몬스터가 나와도 긴장감이 떨어져버리긴했습니다.
그리고 위와 연관되는 사항이지만, 아크가 배우는 스킬은 기연을 위한 준비에 불과한가 라는 겁니다. 처음에야 이렇게 저렇게 얻은 스킬을 이렇게 저렇게 써보고 익숙해지는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신탁의권"이나 "영혼갈취"는 좀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신탁의권 같은 경우에는 척보기에도 쓸모없는 스킬이었죠. 사실 몇권정도는 묵혀두다가 우연히 1-2번 빛을 보게되는 스킬이 되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얻고나서 그 직후부터 바로 효용성이 드러나더군요. 특히 아크를 쫓는 비스트마스터와 싸울때만 기가막히게 써먹히죠.
영혼갈취스킬도 네크로 내단먹자마자 다음으로 도전한 화룡족퀘스트에서 쓱싹쓱싹 써버립니다. 심지어는 보스몬스터까지.
하다못해 작가적인 시점에서 원래 이 몬스터 공략은 어찌어찌 공략해야 정상인데 아크가 운좋게 극상성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공략을 했다. 고 한마디만 써줘도 납득을 할껀데, 위의 신탁의권 일과 더불어 생각하니 새로운 스킬을 배울때마다 그에 걸맞는 상대역을 등장시켜서 극적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왜 항상 이런류의 게임판타지 소설은 "거대길드와 대립할 수 밖에 없는가"라는 겁니다. 물론 이건 순수하게 제 사감이 많이 들어간 겁니다.
아마도 개인자격으로 혹은 몇몇지인을 포함한 약자의 자격으로 거대한 길드를 깨부시고 그에대한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혹은 먼치킨적인 재미를 얻는다...라는 것에 부합하기위해서 매번 겜판마다 끼워넣어지는 거라고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그것도 매번 작위적이니 말입니다. 이제는 어떤 겜판을 읽던지 초반에 길드하나 등장하면 "아 이건 나중에 주인공이랑 소설 끝날때까지 피터지게 싸우겠구나"라는 걸 대강 짐작할 정도더군요.
위에 적은것은 굳이 아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겜판이라면 1-2가지씩은 가지고 있는 점이죠. 물론 전부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 전부 옳다는 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다르니까요.
아크도 꽤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다만 뭐가 등장하면 "아 이건 이렇게 되겠구나"하고 뻔히 예상가능하고, 또 그 예상한 범주내에서 글이 흘러가니 긴장감이 별로 안느껴진다는게 아크를 포함한 대부분의 겜판의 문제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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