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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1 홍차호
작성
13.01.25 21:50
조회
6,734

작가 방수윤

출판사 드림북스

구소희는 왜 허부대공을 자신의 남편으로 삼았는지 좀 이해하기 힘듭니다. 단지 힘없는 사람을 자신의 남편으로 맞이하고 싶었다면.. 다른 남자를 찾았어야 했고..시한부인생.. 일찍 죽는다는 게 과연 메리트일까요? 오히려 창룡문의 실권을 잡기 위해서는 힘은 없지만 위명은 좋은 남자를 선택하는게 더 나은 것이 아닌가 싶군요. 남편이 죽으면 다시 결혼하거나 오히려 과부로서 정치적인 면에서 공격당하기 쉬운 위치에 처하게 됩니다. 결코 시한부 인생의 남자는 그녀의 남편감이 적당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왜 첫날밤을 보내지 않는 것인지도 의문이죠. 남들에게 과시하는 결혼인만큼 정상적인 결혼으로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고 후계구도를 위해서라도 남편과 동침하는게 당연히 좋습니다. 어짜피 정략결혼도 칼같이 해치우는 여자가 고작 자신의 처녀성을 그토록 지키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무협처럼 뭔가 옛스러워 보이는 농경문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소박은 남편이 주는 겁니다. 남편이랑 동침못하는 여자는.. 결국 평가가 좋지 않게 됩니다.  

 

결국 이 소설에서도-사실 나의 무협은 그렇지 않다능.. 작가가 이런식으로 전개했으면 모르겠는데-  남들에게 남편무시하는 아내로서 안좋은 인식이 나고 허부대공은 그러한 아내를 사랑하는 로맨티스트로 그려지면서.. 그냥 죽일년이 되어버리는데 야망에 찬 속물 구소희가 왜 그런짓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남편을 속으로는 하찮게 여기면서도 겉으로는 굉장히 대우해주는것이 야심가로서 더 맞는 행동이었죠. 구소희가 자신의 문후직에만 신경을 쓰는 권력욕에 찬 암캐였다라고 그리고 싶었다면 그냥 자신의 성적 매력을 이용하여 같은 편들을 만듦으로써 약간의 ntr전개가 더 개연성있게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허부대공인지 뭔지.. 완전 바보멍텅구리이에요. 답답합니다. 자기 아내를 위해서라면 달도 따다 줄듯 하지만.. 정작 아내에게 소박받는 남편이라죠. 하하. 남성독자들이 대부분인 무협소설에서 이런식의 전개는 좀 곤란합니다. 적어도 구소희가 그래도 예쁜 부분을 보여주셔야죠. 그냥 이렇게 건조하게만 쓰시고 해바라기 남편을 만드시면 남성독자들은 그냥 짜증나서 덮어버리게 됩니다.  구소희와 사이가 좋아져서 서로 사랑하다가 구소희와 모종의 사유로 멀어진다든가 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 필요했어요. 구소희는 그저 채찍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계속 구소희 이야기만 하는데.. 이 작품은 정말 구소희가 핵심인물로서 주인공보다도 더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하는 행동들 모두 구소희를 위한 행동이기 때문이죠. 주인공의 행동에 당위성이 부여되려면 그만큼 구소희가 멋진 캐릭터여야만 합니다. 근데.. 구소희가 그렇게 멋진 캐릭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라 케리건처럼 최종병기스런 모습을 가끔 보여주다가 허를 찔려서 위기에 처했을때 남자주인공이 구해준다든가하는.. 이런 식의 구도를 그렸으면 좀더 멋졌을 겁니다. 또한 구소희는 우리에게 멋진 입체적인 여주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한마디로 초반에 구소희가 너무나도 어이없게 무너지고, 허부대공 주위에서 보조하는 입장에 서는 바람에 그냥 공기화 되어버렸습니다. 참으로 아쉽습니다.

 

구소희의 구소희에 의한 구소희를 위한 작품이어야 했는데.. 구소희는 초반에 찌그러지고 허공에서 아무의미없는 주인공의 구소희타령이 다였어요. 그 구소희타령을 작중에서는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설명하려고 하는데 좀 무리수라고 생각합니다. 결혼도장만 찍으면 진정 가족인가요. 이러니 주인공의 구소희타령이 그냥 찌질하게만 보입니다.

 

한마디로 주인공이 너무 대단하고, 구소희는 너무 하찮습니다. 밸런스가 안 맞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헛발질로 대차게 말아먹을뻔 하지만 모사꾼 남편한테 구원받는 여왕캐릭터로서 천하무적 문후 구소희의 일대기를 그렸으면 10배는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쉽습니다. 사실 주동적이고 센 여자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오히려 이런 페이크 때문에.. 초반 남주를 구박한 여주를 계속 나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냥 일반적인 무협 여주만큼의 매력도 가지지 못한.. 최악의 중심인물이었습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69 에크나트
    작성일
    13.01.26 00:07
    No. 1

    공지사항에 작가랑 출판사를 적지않으면 삭제한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홍차호
    작성일
    13.01.26 10:56
    No. 2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정윤강
    작성일
    13.01.26 02:53
    No. 3

    허부대공 꽤나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제 기억엔 주인공이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다가 구소희를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로 정했던 걸로 기억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낭만거북이
    작성일
    13.01.26 05:27
    No. 4

    처음 몇권 보다가 코드가 안맞아서 접은 책이군요. 글을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읽는 내내 짜증이 나서 못보겠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제갈미미
    작성일
    13.01.26 09:19
    No. 5

    주인공의 사랑이 공감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 사랑이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은 여주인공을 위해 희생하는 주인공의 사랑을 그리고자 했었죠. 그러나 희생이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포기하면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행위기에 독자들은 거기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허부대공의 주인공은 일견 희생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희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죠.

    애초에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지 않았기에 그가 하는 행위는 희생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공허한 자신의 내면을 채워줄 무언가로서 구소희에 대한 사랑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주인공이 구소희를 위해 희생하고 사랑하는것처럼 보이는 모든것은 실제로 보면 자신의 텅 빈 마음을 채우기위한 치료행위라 할 수 있지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만족감을 얻는거죠.

    그러한 텅 빈 사랑을 받는 구소희입장이야말로 미치는거죠. 껍질뿐인 사랑을 받으니 진정한 애정이 생길리 없고, 그래도 무언가를 받는다는것은 확실하기에 마음의 빚은 늘어나는거죠. 사랑받는것이 오히려 고통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볼때 허부대공은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치료일지였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1.26 09:53
    No. 6

    좋은 평가 잘 읽고 갑니다. 마지막 부분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치료일지"였다는 표현. 머릿속이 꽝 뚤리는 군요. 배우고갑니다. 꾸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13.01.26 15:03
    No. 7

    제갈미미님이 좋은 말씁해주셨네요 공감가는 글입니다.
    구소희란 캐릭터도 매력보다는 짜증이 더나는 캐릭터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淸流河
    작성일
    13.01.29 08:43
    No. 8

    그냥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주인공이나 히로인이나 정신병자같아서 재미가 정말 없었습니다. 1권 보다가 말 그대로 울화가 생겨 집어 던진 책. 필력이 나쁘면 그냥 흘리겠는데 필력이 나쁜 것도 아니니 더 질이 안좋습니다.

    그 이후 방수윤님 소설은 전혀 안봅니다. 여성작가들 중 마음에 드는 작가라고는 전민희씨 한명 뿐이네요... 이수영씨도 요샌 영 아니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13.02.04 23:06
    No. 9

    무협 캐릭터 중 최강최악의 주인공이라 생각합니다-_-
    감정이입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캐릭터지만
    그 독살스런 심기란...
    전혀 친해지고 싶지 않은 캐릭터...
    정말 말만 가족이지 구소희를 정말 사랑했냐... 물으면
    심리적 착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2.06 12:54
    No. 10

    순수소설(?)이나 예술성 있는 영화들 보면 불편한 사건이나 주인공이 많이 나옵니다.무존건 상대만 나쁜놈이 아니라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사건에서 일종의 부조리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사유하고 비판할수 있는 장치가 될수 있으니까요.그런데 허부대공은 장르소설에서 한끝차이로 그런 주제와 작품성을 가질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허부대공은 작가님이 주인공의 잘못에 대해 변호만 안했으면 우정,동료애, 가족애로 포장된 집단 이기주의, 가족이기주의를 짚어내는 소설이 될수 도 있었다고 봅니다.
    개인으로는 착하고 정의로운 인간이 가족이란 이름앞에 얼마나 이기적일수 있는가라는 현실을 보여줄수있는 내용이었지요.수많은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요.
    또한 가족을 부조리와 타협하는 적극적인핑계로 삼는것이 아닌가라는 면까지 꼬집어 낼수도 있었습니다.가족애의 양면을 제대로 보여줄수 있었지요.대의나 정의가 소속집단의 이익과 충돌하는 일은 허다합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 집단의 이익을 선택하고 동료애나 가족애로 쉽게 합리화하지요.
    사실 집단이기주의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 현실을 제대로 비꼴수 있었습니다.하지만 그 이기적인 행동을 작가님이 변호하고 합리화해주면서 이도저도 아니게되었다고 생각합니다.개인적으로는 맹주 살해 에피소드 때부터 뭔가 크게 삐걱 거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이 사건에서 맹주는 악당이 아닙니다.이런 악당이 아니라는 장치가 위의 주제를 방향으로 삼았으면 신의 한수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주인공의 암수를 합리화 미화 하면서 어긋나 버렸지요.

    작품 전체적으로 소재뿐만 아니라 문장력도 출중하시고, 세계관도 그동안의 무협이 가지던 관과 무림간의 모순을 깰수 있는 세계관이어서 더 아쉬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시간속에서
    작성일
    13.02.09 20:45
    No. 11

    이정도면 옛날에 수작이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소요천
    작성일
    13.04.29 11:20
    No. 12

    이정도면 지금도 수작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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