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성적을 보고 접을까 말까?를 복창해보는 것도 상업작가로서 필요한 일이다.
순전히 자기 고집을 앞세운 글은 대중적 호응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고 싶은 소재, 세계관, 캐릭터에 대한 미련이 강하다면?
그때는 내가 즐거운 쪽을 우선해서 글을 써야할 것 같다.
지금 글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새 글을 파고,
미련이 남는다면 아직은 유지해보는 것이다.
글은 결국 장기연재고, 장기연재는 필연적으로 기회비용을 낳는다.
그리고 기회비용을 낳는 모든 일은 자신과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자신과의 싸움이 됐을 때 적어도 마음이 편한 쪽이어야지 않을까?
결국 싸움의 끝에 대한 책임은 나만이 지는 것이니 말이다.
빠른 손절각을 보는 것도 현명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러기에는 내 글에 대한 미련이 크다.
아직 끝을 못 본 스토리도 있고, 정해둔 완결까지의 모습을 마침표까지 찍고 싶으니까.
그렇기에 다른 지망생들이라면 진작 놓았을 성적대의 글을 지금까지 써내려가는 것이다.
그래도, 전작들을 연중했을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소수의 독자들이 따라와주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
혹자는 투베도 못 든 글을 이어가는 것이 아무런 성장도 없으리라고 한다.
진리의 모습은 진리를 생각하는 자의 수 만큼 많은 것이니 일리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과연 글을 완결치는 게 헛된 삽질일 뿐일까?
허사가 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늘 쓰면서 이런 점에서 독자들에게 몰입도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자성한다.
한 편을 연재한 다음 날 쥐구멍 속으로 들어가고플 정도로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그 부끄럼을 안고서 다음에 쓸 때는 그런 민망함을 느끼지 않아야지 생각하며 쓴다.
그게 다음 글에 쌓이다보면 언젠가 나도 성장하지 않을까?
그리 믿으면서 완결까지의 거리를 한 편 만큼 더 좁히는 중이다.
그동안 웹소설에 입문하고 공부하면서 중요한 한 가지를 잊어왔던 것 같다.
작가 나고 글이 났지, 글이 나고 작가가 났냐?
결국 즐거워서 써야지 괴로워서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막말로 거 볼 것 없으니 내가 써보겠다 이러는 게 창작의 시작인 것이다.
투베도 못 들어본 지망생의 말은 깃털 만큼이나 가볍고, 광대의 웃음 만큼이나 하찮을 수 있다.
그런데 어쩌랴, 나를 비웃을 사람들이 내 인생을 책임져줄 것인가?
나한테 돈이라도 한 푼 쥐어주겠는가.
이제는 신경 안 쓰련다.
- 감기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스스로를 돌아보다가 글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동안 제가 왜 글을 시작했는지, 그 이유를 잊어버렸던 것 같더군요.
건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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