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발 좀 실존인물들에서 이름 한글자 바꿔서 등장시키는 것좀 그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문피아에 가입한지 11년만에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먼저 저는 초등학생때 부터 20년 가까이 판/무 소설을 읽어온 독자이며, 이 글은 철저히 주관적인 독자의 입장에서 쓰는 것임을 밝힙니다.
도서대여점이 거의 사라지고 제가 경제력이 조금씩 생기면서 주로 문피나아 k 플랫폼에서 유료 작품들을 마음껏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최근 1~2년간 한달에 5~10만원 정도 꾸준히 결재하고 있는것 같네요. 불필요한 자기소개일수도 있으나 그만큼 장르 소설에 대해서 애착을 갖는 독자임을 알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적어봤습니다.
저는 세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어왔고, 최근에는 현대판타지 쪽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엔 헌터물이나 정치/경제계 이야기 보다 스포츠나 연예계에 관련된 소설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필력이 좋은 소설이라도 실존인물에서 이름 한두자 바꾼 인물(예: 유재석 -> 유지석, 박지성 -> 박제성 등, 외국인의 경우 실제 이름 그대로)이 나오는 순간 몰입이 확 깨집니다. 그냥 실존인물과 이름만 비슷한 인물이 아니라 직업도, 대외적인 이미지까지 비슷한 인물들 말입니다.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하는 것은 좋으나 이름까지 따오다니요...
현대판타지 작가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일반 판타지/무협에 비해서 현대판타지는 세계관을 만들고 그 세계관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덜 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이므로 세세한 설정이 없어도 독자들이 이미 알고있기 때문이니까요.
작가님들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독자인 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물들까지 등장시킨다면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날로 먹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얼마나 매력적인 조연들을 등장시키느냐도 작가의 능력일텐데, 이미 실존하는 인물을 차용해서 그 캐릭터의 이미지나 심지어 그 캐릭터의 과거/역사 등 각종 설정을 한방에 해결을 하다니...
뭐, 그냥 스쳐가는 인물처럼, 또는 일회성 이벤트 처럼 등장하는 것은 재밌게 읽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근데 나름 분량과 에피소드를 차지하는 인물로 종종 등장시키면서도 인물에 대해서 한, 두줄의 설명만 하고 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군요. 왜냐? 이 캐릭터에 대한 설명 없이도 독자들이 어떤 인물인지 다 알고 있으니까요.
어찌어찌 참아가면서 소설을 계속 읽어나가도, 제가 생각하던 실존인물과 작가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실존인물의 이미지와는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점점 괴리감이 생기면서 읽기 힘들게 되더군요. 등장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x성 그룹하면서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는 순간 아 또 그 회사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몰입이 확 깨집니다. 그리고 노래 제목도 몇 글자 바꿔서 따오면서 노래의 감성을 이용하려는 분들까지...
물론 다른 독자분들은 이렇게 안 느끼실수도 있고, 제가 프로불편러이면서 취향이 독특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저런 인물이 등장하면서 몰입이 잘 되는 분들도 계실테고...하지만 취향은 존중해도 날로 먹는다는 생각은 버리기 힘드네요.
요즘 각 플랫폼에서 200~300위 정도까지 랭크된 현판 소설들까지 다 조금씩은 읽어보는데 필력과 소재가 좋아도 이런 이유때문에 하차한 소설들이 많아서 넋두리좀 해봤습니다.
다른 작가분들과 독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네요.
추신) 그리고 랭킹에 없는 숨겨진 현판 소설들도 좀 추천 부탁드립니다. 지를 준비는 되어있으니까 분량이 좀 있거나 완결된 소설들이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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