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숨을 못 쉬겠어.” “아버지 구해주세요. 문이 안 열려요.”
대구지하철 방화사고의 희생자들 중 상당수가 사고 직후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구조를 요청하거나 급박한 상황을 알린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갇힌 희생자들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지막 통화’를 시도한 것을 연상케 한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장계순씨(는 18일 오전 10시쯤 학교에 간다면서 집을 나간 딸 이선영씨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장씨는 처음에 명랑한 성격의 딸애가 장난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울먹이는 목소리에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꼈다. “영아야,정신 차려야 돼.”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봐.” “엄마 사랑해….”
장씨는 수시로 끊어지는 딸의 휴대전화에 10번 넘게 전화를 걸어 힘을 북돋워주려 했으나 “엄마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말을 듣곤 집을 뛰쳐나와 현장으로 향했다. 사고현장 주변에서 장씨는 만나는 사람을 붙들고 “사고난 지 3시간이 지났으니 가망이 없겠지요” “반드시 살아있을 것”이라는 말을 되뇌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고열차에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이미영양은 갑자기 발생한 불로 객차를 빠져나오지 못하자 아버지에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구해주세요. 문이 안 열려요”라며 구조를 요청했다. 잠시 후 휴대전화에서는 비명과 고함소리,울음소리가 들리면서 통화가 끊겼다. 이양의 온 가족은 화재현장과 대구 시내 병원을 돌아다니며 이양을 애타게 찾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새댁 민심은씨)는 사고 직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숨이 가쁜 목소리로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고 실종됐다. 사위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달려온 민씨의 아버지 민창기씨는 “딸이 매일 중앙로역 부근으로 주부교양강좌를 들으러 다니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다 사위에게 ‘불이 났다’고 전화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민씨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사고현장 주변은 통화 폭주로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자주 끊겼고 전국 각지에서 대구에 사는 가족이나 친지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전화가 몰리면서 대구 지역 시내외 전화도 불통상태가 이어졌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다음 세상에서는 이런 엿같은 세상 병신같은 나라 가아닌
힘있고 좋은나라 행복한 곳에서 태어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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