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62 담배맛젤리
작성
18.12.27 21:25
조회
420
슈타인호프 작가님의 명군이 되어보세를 읽고있는 독자입니다.

임란편부터 쌓아뒀다가 꽤 많이 쌓여서 오늘 좍 읽는데...

댓글에서 논쟁이 거세더군요.

너무 고구마다 vs 사이다패스는 물러가라


솔직히 대체역사물치고 사이다 안 마시는건 없고 이 작품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다만 차별화되는건 얼마나 합리적으로, 그럴듯하게 독자를 설득하며 마시는가겠죠.

그런 면에서 전 명군이되어보세를 참 좋아했습니다.

작가님 내공이 내공이라 그런지 빌드업이 훌륭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임진왜란 에피소드 들어와서부터 자꾸 읽기가 거북합니다.

내가 소위 사이다패스였나 하는 자문도 해봤죠.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지만 논란의 핵심은 일부와 이부 초기에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소설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이 임란 직전의 선조 몸에 들어와서 고군분투하는 소설을 읽는것 같아요.

세부사항을 떠나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겁니다.

전 역사를 깊게 공부하진 않았지만 학교에서, 그리고 각종 매체를 통해 임진왜란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그리고 조선이 얼마나 허망하게 패배를 계속했는지는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그걸 막기위한 주인공의 노력에 이입하고 즐거워한거죠.

그러니까 명군이 되어보세에서 임진왜란과 (혹시 더 진행한다면) 병자호란은 그야말로 소설의 클라이막스 부분입니다.

전 적어도, 이 클라이막스에는 사이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부에서 연산군 몸에 들어가 이뤄놓은 업적들과 이부 초기에 노력한것들.

그렇게 훌륭하게 풀어간 스토리를 보고 독자들은 깊게 이입을 했거든요 이미.

그런데 임란편 들어서 갑자기 '그거 다 의미없음. 주인공이 열심히 발버둥쳐봤자 조선이 조선이지 ㅋ' 이럽니다.

물론 여러가지로 변화된 사항을 열심히 묘사하시는데... 결정적으로 무적의 일본군이 걍 다 때려부숴요.

결국엔 '성웅 이순신장군님 수군만 믿읍시다' 하는 분위깁니다.

수군 말고 안 깨져나간 장면이 있었나요 임란 시작하고서?


물론 제가 역사에 무지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조선이 워낙에 답이 없는 나라라서 현대인이 왕으로 빙의해 두번이나 온갖 개혁을 했어도 역부족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일본이 제가 알고있는것보다 훨씬 크고 강한 나라였던가.

아, 일부에서 규슈정벌한걸 감안하면 그냥 전국시대 네임드 영웅들이 진짜 희대의 명장들인건가요.

실제 역사에 비교해 뭔가 많이 달라진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소설내 묘사에 의하면) 일본 최고의 전국영웅들이 이끄는 군세를 막지 못하는게 맞을수도 있어요.

그게 합리적이고 현실적이고 맞는 전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전라도 경상도 다 형편없이 박살나고 있는건 소설내 묘사의 문제일뿐 나중에 '사실 피해는 크지 않았다'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그럼 주인공이 열심히 노력한 그동안의 소설전개는, 그리고 그걸 읽으면서 손에 땀을 쥔 독자는 뭐냐 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육군 깨져나가고 수군빨로 보급로끊어서 간신히 몰아내고 이겼다고 자평할거면, 그건 실제 역사에서도 그랬잖아요?

이순신 위인전을 읽고 말지 대체역사를 왜 봤을까 하는 현탐이 오는겁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운명에서 벗어날수 없는' 비극을 그려내시려는건지.

아니면 지금 한창 패배플래그 세우고 있는 신립이 멋지게 승전하고 끝날수도 있겠네요.

그건 나름대로 카타르시스가 있겠습니다만 이미 수많은 패배 묘사를 본 입장에서는 '그래서 뭐'하는 소리가 나올것같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이기긴 이겼잖아요?

지금 소설내 묘사에 따르면 전라도 박살났고(침략군은 고립되어 곧 죽겠습니다만)

동래 깨지고 경상도도 곧 폐허가 될거고(신립이 플래그를 깨고 대승하면 경남만 폐허되는 선에서 끝나겠네요)

실제 역사에 비하면 당연히 피해가 적게 끝나겠지만

거듭거듭 말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져서 나라 뺏긴건 아니잖아요?


아니면 그냥 제가 사이다패스인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대체역사물은, 리얼리티와 정도의 문제지 분명 사이다가 필요합니다.

특히 클라이막스 이벤트는 더욱 그렇죠.

작가님이 일본을 과대평가하셔서 '별 피해없이 가뿐히 막았다는 전개는 도저히 무리다'는 판단을 하셨어도

적어도 지금처럼 실제 역사가 연상될정도로 폐허속에서 힘겨워 바둥대면 곤란한겁니다.


재밌게 보던 작품이 기대대로 되지 않아서 횡설수설했네요.

그렇다고 안 보겠다는건 또 아니고, 솔직히 이정도 퀄리티있는 조선 대체역사 찾기 힘드니까 어찌되든 계속 보긴 볼겁니다 ㅎㅎ

맥이 풀리는건 어쩔수 없지만요 ㅠ


Comment ' 4

  • 작성자
    Lv.41 눈나
    작성일
    18.12.28 02:26
    No. 1

    보다 만 소설이지만
    안읽어봐도 문제가 어떤건지 바로 이해 되게 글 잘쓰셨네요 ㄷㄷ
    내용은 지극히 공감합니다
    시원한 전개와 대리만족은 장르소설 보는 이유중에 하나 이니까요
    아무쪼록 작가님도 이 글 보고 참작하셨으면 좋겠네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41 눈나
    작성일
    18.12.28 02:27
    No. 2

    추가로 1부에서 2부 넘어갈때 1부에서 했던 일들이
    그냥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거 보고 접었었는데 글을 보니 다시 떠오르네요 ㅋㅋ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5 이리스유마
    작성일
    19.01.01 14:22
    No. 3

    사이다 고구마의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구요 일반적인 고구마 전개는 먹을게 고구마밖에 없게 만든다면 이건 하늘에서 고구마가 입속에 쳐박히는 개연성 1도 없는 전개때문에 욕먹는거라고 하더라구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55 겨울에핀꽃
    작성일
    19.01.09 12:58
    No. 4

    그 글쓴이님 이전 게시물들이 다 그래요. 뭘 새삼스럽게.
    봉황의 비상에서는 일찍 개항하고 부국강병을 이뤘지만, 역사라는게 복원력이 있기 때문에 청과 일본에 털린다,로 시작하죠.

    명군 1부는 아쉬발꿈으로 끝납니다.
    그러면서 신이 등장해서, "운명은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럴 지도 모르죠. 역사에 복원력이라는게 정말 존재하고, 개인이 설사 회귀 같은걸 해도 절대 역사는 바뀌지 않을 지도 몰라요.

    회귀니 빙의니 하는것도 어차피 상상력의 산물이고, 소설의 장치일 뿐이죠. 그걸 해석하는건 글쓴이의 재량에 맡겨야 하는게 당연하고, 글쓴이의 사상이 마음에 드는 사람만 읽는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그 글쓴이의 가치관이 마음에 안 든다고 독자가, 설사 돈을 주고 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글쓴이의 전개에 감놔라배놔라 하는건 소비자의 월권일 수 있어요.

    다만, 문제는 해당 게시물이 "대체역사"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통념상 대체역사물의 가치는 "갑갑한 현실을 고치는 최상의 상상력, 회귀 그리고 개혁"라는 패러다임을 글쓴이와 독자가 암묵적으로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글쓴이, 슈타인호프,는 그 틀을 깨버리는 파격을 매번 선보이고 있죠.

    이제 독자들은 슈타인호프의 게시물에서 일반적 독자들이 대체역사물에서 기대하는 것들을 기대하면 월권을 하거나 실망을 하는 결말 밖에 없다는걸 인정해야 합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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