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42 Volition
작성
16.12.22 13:41
조회
1,350

안녕하세요 월랑성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문피아에 글을 남기게 되네요.

 

  이 글은 사상 최강의 군주로 붉어진 역사대체물의 허구성(판타지적 요소, 가령 상당한 각색)과 고증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와 관련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작품을 읽다가 이건 정말 아니야!! 싶을 때 빼고는 덧글을 거의 달지 않는 스타일인데요(실제로 지금껏 세 개 달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월 만원 이상은 사용하고 있는 유저입니다.), 최근 브라키오님의 사상 최강의 군주를 보고 덧 글을 썼는데, 아무래도 덧글의 형식이다 보니 의견 개진이 미비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더 적어봅니다.

 

  이하에서는 같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의 역사물과 고증과의 관계에 대한 답변 위주로 서술합니다.

 

1. “이 소설의 장르는 작가님이 현대소설이라고 하였다.” 라는 주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장르는 역사대체물입니다. 제가 소설 써놓고 시를 썼다고 우긴다고 해서 소설이 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사실 제가 최순실 입니다!” 라고 주장한다고 최순실이 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주인공이 현대인이라서 현대소설이라면, 가상현실게임에서 수백 화에 걸쳐 ㅅㅅ만 하지만, 주인공이 게임을 통해하기에 게임판타지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사실상 겜판타지의 탈을 쓴 야설)

  우리가 읽은 글은 실존하는 인물에 대해 가정을 보태어 각색하기 때문에 (선조, 이순신, 허준 등)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최소한 이는 역사대체물(이하 역사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어쨌든 판타지다. 고증이야 어쨌든 뭔 상관이냐. 난 재밌다.”

 

1) 기황후와 김두환, 그리고 작은 나비의 날갯짓

 

  역사물인 이상 고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몇가지 예를 들어보죠. 우리가 하지원 주연의 '기황후'라는 드라마는 왜 욕을 먹었을까요? 소설=드라마=가상이라면 욕먹을 이유가 없을텐데?

  그것은 단순히 기황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어서가 아닙니다. 그로 인하여 시청자들의 역사적 인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예로, 정치깡패 김두환이 야인시대로 정의의 사도로 변신하였고 그 후 깡패물들 덕에 이상한 '의리'(김보성님의 의리가 아닌)가 판을 칩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닌데? 게다가 고작 판타지 소설인데?>

  물론 정도의 차이가 비평의 칼날 끝을 가르겠지요. 예컨대 삼국지의 경우 오래되기도 했고 절반이 구라이며, 나관중의 삼국지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각색에 민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헌대, 세종대왕, 이순신, 허준 등의 상대적으로 최근이고, 나아가 명확한 기록들이 수 없이 남아 있는 위인들에 대한 각색은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구요?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사실상 칼의 노래, 나무위키, 조선왕조실록 등등 수 없이 많죠) 그때 그곳에 어떤 일이 어떻게 무슨 심정으로 일어났는지까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연예인에 대한 찌라시에 대해서만 해도 "? 이건 내가알던 그 사람이 아닌데? 진짜야? 충격이다.." 라고 하는 판국에 하물며 민족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위..임에야!!!

 

  때문에 역사물을 채택한 순간, 작가의 각색 범위는 당연히, 상당히 한계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역사 대체물인 이상 굵직한 역사적 흐름과 계기 인물의 타고난 성향 등에 대해서 한정적인 각색은 장르 특성상 필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개 판타지 소설 작가가 무슨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그것은 이 작품을 읽고 댓글을 달면서 작가를 응원하는 여러분들을 보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지요. 또한 작품 당 수천 또는 수만의 독자가 스스로를 너무 비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화 컨텐츠는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리고, 베이징의 나비 날갯짓이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이 될 수 있음을 언제나 기억합시다. 하나의 작은 촛불이 모여 나라를 밝히듯이요.

 

 2) 메갈 작가와 소비자의 권리 - 소비자법

 

  최근 '웹툰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메갈리아(이하 메갈)에 편승한 작가들이 이상한 소리를 하자 독자들이 한 비판에 대하여 그들은 말했습니다.

 "웹툰 시장 우리가 다 만들었지, 독자들은 뭘했다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냐." "그래서...웹툰 안볼거야?ㅋㅋ"

 물론 소설쪽은 상황이 많이 다르긴합니다만,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소비자기본법 4 1항에서는 물품 또는 용역으로 인한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4항에서는 <사업자의 사업활동 등에 대하여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5 1,2,3항에서는 소비자의 의무와 관련하여 올바른 소비와 지식과 정보 습득, 동법 4조의 정당한 권리행사와 합리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족으로 8항의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는 문피아에 요구하면 됩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제는 문피아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이 상업소설임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품() 상품입니다.

 

  <대관절 누가, 대체 누가 어찌하여> 우리를 '작가가 쓰면 돈내고 읽던가, 싫으면 니가 읽지마.' 라는 수동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법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소비자로 만들었나요?

 

  말안해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바로 우립니다. 건전한 비평마저 반대 혹은 지레 수그러들어 입 다물라고 하더군요. 부끄럽습니다. 다른건 이해하지만, 틀린건 받아들이고 고치는게 맞는겁니다. 전 이점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비평을 넘어선 비난은 절대로 안됩니다. 조금만 더 선을 넘으면 그것은 범죄입니다. 그러나 단순 악플이 아닌 비평에 대해서 어떤 작가든지 "글이 안써집니다. 힘들어요."는 본인의 글을 상품으로써 판매하는 '판매자'로서 프로의식이 심대히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집에 전화해서 아 오늘 짬뽕이 너무 싱겁고, 면이 너무 불어서 왔네요!!!” 한다고 해서 주방장이 , 오늘은 기분 나빠서 음식 못하겠다! 음식 욕하지말고 먹기 싫으면 먹지마!” 라고 한다면 여러분들, 받아들일 수 있나요?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단가를 높여서 레스토랑 쉐프가 코스요리 중간에 저런다면?

 

  개인적으로 무료’ ‘유료 무관 읽는 순간 짬뽕 국물 한 입 떠 먹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먹었는데 뭘 먹지 말고 나가래요...(이하에서 추가 언급)

 

3. 꽁짜고만 암말말고 읽다가 재미없으면 조용히 사라지셔, 분란만들지말고~

 

<과연 공짜일까?>

 

  무료 웹툰이요? 그거 무료 아니지요. 광고 달려있고 볼 때 마다 광고수입으로 수익내는 것이고, 그것을 <읽는 시간=광고노출시간>으로써 우리의 시간을 파는 겁니다.

  무료 연재분이요? 유료전환을 하는 한 그것도 무료 아니지요. 맛보기는 선사부터 존재하던 상법입니다. 과일장수가 왜 수박 잘라주나요? 이마트에서 시식을 왜 권할까요? 맛보기를 하면 그만큼 카트에 담을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즉 유료 결재할 확률) 이것 또한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그 시간만큼 광고에 노출되는 겁니다.

 

요컨대 무료일 때 조차 우리는 동등한 위치라 이겁니다. “무료연재분 보는 주제에 입다물고 보던가 아님 꺼지던가?” 제발 본인의 무식과 무지는 본인만 간직하도록 합시다. 하물며 유료 연재분은?????

 

 그러나 정말 정말 나의 시간은 극도로 가치가 낮고 쓸모도 없어서, 어떻게든 시간만 보낼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다.” 라는 분은 제 견해가 의미가 없을 겁니다... 본인이 그런 사람이면 더 말 않겠습니다.

4. 결론

  1) 브라키오님의 사상 최강의 군주는 고증에 힘 써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작가 본인이 아무리 판타지로 적겠다고 하였어도, ‘이순신카드를 꺼낸 순간 각색의 여지는 몹시 적어지게 됩니다. 다른 상세한 고증에 대한 반박 내용은 다른 독자분들이 덧글로써 달아 주셨기 때문에 줄이겠습니다.

 

 2) 고증에 대한 요청은 작가님의 최근작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라는 작품이 매 편 4~5천명이 따라가고 있고, 그러한 글을 적고 있는 파급력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전업 작가라면, 다른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를 아이템으로 사용하셨다면, 반드시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러한 점은 감수하기 싫고 재미있는 글만 적고 싶다. 고증에 대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하신다면 정말 책임감 없는’, ‘초심 잃은 작가라고 보여지지 않을까요?


 4) 아무런 강제력은 없습니다. 다만 저와 같은 혹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독자들은 하차하게 되겠지요.

 

5. 첨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되는 것은, 작가님의 강점 중 하나인 알고도 속는 감정동화 능력 때문일 것 같습니다. 속된말로 국뽕에 취하게 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작가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인가 가슴에서 끌어오르는 것이 있지요.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다만 그러한 글을 적는데에 있어서 진실되고, 신중한 재료선정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글을 적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독자가 a4용지 4

장의 분량의 글을 적는다는 것은, 작가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느끼실 것으로 알고 이만 줄입니다.



Comment ' 6

  • 작성자
    Lv.61 진명眞明
    작성일
    16.12.22 14:11
    No. 1

    구구절절 멋진 말씀입니다. 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받은 악플은 월랑성님과 같은 소중한 분께서 남겨주신 고증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
    쓰레기 소설이다. 볼 가치조차 없다. 글 쓸 시간에 공부나 더 해라. 이런 종류의 글들이죠. 다 제가 지웠습니다. 그런데도 심지어 쌍욕이 쪽지로도 날아옵니다.
    최근 느끼고 있습니다. 아, 건드려서 안 되는 민감한 소재를 잡았구나. 하고 말이죠.
    전작을 정치물을 쓰며 그렇게 고생했는데 또 수렁에 발을 담근 기분입니다.
    저는 위에 언급하신 메갈 작가나 혹은 책임감 없는 글쟁이가 되고 싶은 생각은 죽어도 없습니다. 그랬다면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죠.
    고민하고 고민해서 어떻게 하면 하루 1편 분량 안에 최대한 재미와 울림을 전할까 미친 듯이 온종일 생각합니다. 주말에 연재하지 않는 이유도 공부하기 위해서고요.
    그래도 부족하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한참 멀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독자분들 사이의 격한 논쟁과 의견대립이 심화 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건 다 제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니 노여움 푸시고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공부하려고 장르 보는 거 아니잖니?
    예. 재미란 과연 뭘까 엄청나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재미만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무관심에 허덕이기보단 분란이 생겨도 관심에 살고 싶은 게 작가니까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다시 한 번 제가 미숙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더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3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42 Volition
    작성일
    16.12.22 15:27
    No. 2

    역시나 기대와 어긋나지 않는 멋진 마인드를 갖고 계신 작가님임을 느끼게 해주신 답글. 감사합니다~
    혹자는 판타지소설의 깊이가 없다며 배척하지만, 저는 판타지 소설 집필이 현실과 상상의 공간 사이에서 재미까지 엮어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개연성 유지를 위한 작가 특유의 고심과 다른사람들은 스쳐지나갈 내용이지만 세심한 한자 병용 등 세세한 노력 하나 하나가 어떤 독자들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답습니다. 부디 어렵고도 어려운 소재로 도전하시는 만큼 현실과 상상 그리고 재미까지 잡는 멋진글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3

  • 작성자
    Lv.83 담적산
    작성일
    16.12.22 14:18
    No. 3

    이 순신? 오 재밌겟당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14 달다구리해
    작성일
    16.12.22 15:12
    No. 4

    저 이글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나는대통령 이건 솔직히 제 타입 아니라 두편읽고 접었지만 이건 재밌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거 보는 이유는 엿같은 그 시절의 정치력 덕분에 백제한테 수저질 배우고 농사기법 배운 우리 이웃나라 분들이 발전하는동안 발전 못해서 임진왜란에 일제감정기를 거쳐 더욱 발전할수 있는 국가 성장을 2번이나 초기화 당했다는 거예요.(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걸 그 시절부터 바꿔나가는 재미덕분에 계속 보고 있는데... 월랑성님의 글을보면 정말 예의도 있고 설득력도 있고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새로 배우는 것도 많은데...
    글쎄요... 저는 이글로 작가님이 타격을 안받았으면 합니다.
    제가 이글을 보면서 원하는건 이순신 짱짱맨, 선조 짱짱맨, 헬조선이 아닌 극강 조선을 보고 싶은 겁니다.
    삼국지 겜을 해도 고구려 신무장해서 중원통일 하는 분들 많구요(저 포함), 쇼군 모두워 겜을 해도 조선 패치 받아서 열도를 다 통일하는 분들도 많아요.
    고증도 중요한 부분이 맞긴 한데 이 소설의 특성상 너무 고증에 치우치면 글자체가 재미없어질 확률이 100퍼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든 월랑성님의 이글은 매우 전문성이 느껴지고 매우 좋으신 말씀이긴 한데 브라키오 작가님이나 이글을 재밌게 보며 따라가는 독자에게 재밌게 쓰고 재밌게 읽는 보람과 즐거움을 뺏을 요지가 큰 거 같네요.

    찬성: 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42 Volition
    작성일
    16.12.22 15:33
    No. 5

    고증을 하는 것과 재미가 없어지는 것은 맥이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철저한 고증은 상상력을 배제한다는 데에서 재미를 반감시키겠지만, 적절하고 필요한 고증은 작품에 대한 몰입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여지거 높겠지요.
    근거와 개연성 없는 먼치킨물은 쉽게 질립니다. 더 멋지고, 세심하게 적군을 박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인공이 현대인이라서 그를 모두가 그를 맹목적으로 따라서 이겼다. 보다는 이러저러한 시대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어떤 것들을 현대의 지식을 접목해서 이용해서 이겼다... 같은 것이겠죠. 여기서 시대상황이 고증되고, 시의적절함이 개연성이 있는 것이 베스트라는 견해입니다.

    찬성: 2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83 담적산
    작성일
    16.12.23 04:12
    No. 6

    한때(영화 명량 나오기 팔년전쯤 될걸니다.) 명량을 소재로 자료를 모은 적이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사실 천만관객을 모은 영화 명량도 고증이 그렇게 잘된건 아니었습니다.
    배설이 도망가다 화살맞고 죽은 장면이라든지, 진영에 불지르고 하나남은 거북선 못쓰게 하고 가는 장면, 더더구나 울돌목 같은 좁은 곳에 일본군을 끌어들였으면 그거 자체로 전투가 끝난 겁니다. 그런데 뭐 장수들까지 다 같이 두려워했던 거라든지,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건 작품 흥행이라는 목적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거라 다 빼고 구부러뜨린 겁니다.
    장수들이 겁을 안냈다는 점은 제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울돌목 좁은 곳에 판옥대선 열두척이 늘어서 한방 갈기면 선두 첫열은 무조건 걸레되는 함포사격입니다.
    일본 애들이 도요토미가 명령한 이순신의 목을 가져오기 위해 일부러 그 좁은 곳에 기어들어갈 생각을 한게 천운인거죠.

    사실 그날 일본 배들이 다가오지 않을 까봐 이순신 혼자나가서 미끼역할을 한게 맞을 겁니다. 대충 장수들 혼내는 연기도 하시고. 사료 찾다보니 그런 생각이 딱 들어라구요.

    그러나 김한민 감독은 그런식의 해석을 하지 않으셨더라구요. 그거야 당연할 수도 있는 해석입니다. 우리나라 그 어느 누구도 명량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
    저도 이게 좀 막나간 해석일거라는데 동의하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명량같은건 왜군이 그 좁은 골목을 일부러 득득 기어들어간 순간에 이미 끝난 전투였습니다.

    세월호를 두고 쇼를 하기도 딱 좋을만큼 물살 좋은 데니까요.
    구루지마 자체도 원래 일본 지형상 울돌목 정도의 빠른 물살에서 해적질을 하는 속도전 전문가였다고 합니다. 이순신을 잡기 위해 특별히 기용되었으니 거의 용병에 가까운 장수였죠.

    하지만 우리나라 일반국민들이 구루지마에 대해 기억을 하는 건 그런 내용이 아니죠.
    도도가 살아돌아간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그는 멀리서 보기만 했을 뿐, 좁은 데서 화포집중 사격맞는다는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던 해군 제독입니다. 구루지마 실패하는거 보고 바로 머리돌려 빠져나오죠.
    당연합니다.
    일본은 당시 스페인과 협상을 합니다. 니네 배좀 빌려줘!
    근데 명나라에서 그걸 훼방 놔요.
    니네 일본애들한테 군함 빌려주면 니네랑 무역 안함.
    스페인은 당연히 일본에게 배를 빌려주지 않는걸 선택했죠.
    그래서 일본애들은 지네들 국산 배만 가지고 이순신과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스페인 군함이 있는 일본애들이랑 맞서는 이순신 함대. 아마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일반 국민들은 이런거 기억하지 않습니다.

    영화 명량에서도 안나온 부분입니다.
    흥행과 관계가 없기만 하다면 그냥 넣어도 되는데, 흥행과 반대되면 넣고 싶어도 넣을 수가 없는 거지요.
    브라키오 님도 이걸 수집을 하셨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참고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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