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랑성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문피아에 글을 남기게 되네요.
이 글은 사상 최강의 군주로 붉어진 역사대체물의 허구성(판타지적 요소, 가령 상당한 각색)과 고증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와 관련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작품을 읽다가 이건 정말 아니야!! 싶을 때 빼고는 덧글을 거의 달지 않는 스타일인데요(실제로 지금껏 세 개 달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월 만원 이상은 사용하고 있는 유저입니다.), 최근 브라키오님의 ‘사상 최강의 군주’를 보고 덧 글을 썼는데, 아무래도 덧글의 형식이다 보니 의견 개진이 미비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더 적어봅니다.
이하에서는 같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의 역사물과 고증과의 관계에 대한 답변 위주로 서술합니다.
1. “이 소설의 장르는 작가님이 현대소설이라고 하였다.” 라는 주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장르는 역사대체물입니다. 제가 소설 써놓고 시를 썼다고 우긴다고 해서 소설이 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사실 제가 최순실 입니다!” 라고 주장한다고 최순실이 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주인공이 현대인이라서 현대소설이라면, 가상현실게임에서 수백 화에 걸쳐 ㅅㅅ만 하지만, 주인공이 게임을 통해하기에 게임판타지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사실상 겜판타지의 탈을 쓴 야설)
우리가 읽은 글은 실존하는 인물에 대해 가정을 보태어 각색하기 때문에 (선조, 이순신, 허준 등)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최소한 이는 역사대체물(이하 역사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어쨌든 판타지다. 고증이야 어쨌든 뭔 상관이냐. 난 재밌다.”
1) 기황후와 김두환, 그리고 작은 나비의 날갯짓
역사물인 이상 고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몇가지 예를 들어보죠. 우리가 하지원 주연의 '기황후'라는 드라마는 왜 욕을 먹었을까요? 소설=드라마=가상이라면 욕먹을 이유가 없을텐데?
그것은 단순히 기황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어서가 아닙니다. 그로 인하여 시청자들의 역사적 인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예로, 정치깡패 김두환이 야인시대로 정의의 사도로 변신하였고 그 후 깡패물들 덕에 이상한 '의리'(김보성님의 의리가 아닌)가 판을 칩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닌데? 게다가 고작 판타지 소설인데?>
물론 정도의 차이가 비평의 칼날 끝을 가르겠지요. 예컨대 삼국지의 경우 오래되기도 했고 절반이 구라이며, 나관중의 삼국지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각색에 민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헌대, 세종대왕, 이순신, 허준 등의 상대적으로 최근이고, 나아가 명확한 기록들이 수 없이 남아 있는 위인들에 대한 각색은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구요?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사실상 칼의 노래, 나무위키, 조선왕조실록 등등 수 없이 많죠) 그때 그곳에 어떤 일이 어떻게 무슨 심정으로 일어났는지까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연예인에 대한 찌라시에 대해서만 해도 "헐? 이건 내가알던 그 사람이 아닌데? 진짜야? 충격이다.." 라고 하는 판국에 하물며 민족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위.인.임에야!!!
때문에 역사물을 채택한 순간, 작가의 각색 범위는 당연히, 상당히 한계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역사 대체물인 이상 굵직한 역사적 흐름과 계기 인물의 타고난 성향 등에 대해서 한정적인 각색은 장르 특성상 필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개 판타지 소설 작가가 무슨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그것은 이 작품을 읽고 댓글을 달면서 작가를 응원하는 여러분들을 보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지요. 또한 작품 당 수천 또는 수만의 독자가 스스로를 너무 비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화 컨텐츠는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리고, 베이징의 나비 날갯짓이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이 될 수 있음을 언제나 기억합시다. 하나의 작은 촛불이 모여 나라를 밝히듯이요.
2) 메갈 작가와 소비자의 권리 - 소비자법
최근 '웹툰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메갈리아(이하 메갈)에 편승한 작가들이 이상한 소리를 하자 독자들이 한 비판에 대하여 그들은 말했습니다.
"웹툰 시장 우리가 다 만들었지, 독자들은 뭘했다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냐." "그래서...웹툰 안볼거야?ㅋㅋ"
물론 소설쪽은 상황이 많이 다르긴합니다만,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소비자기본법 제4조 1항에서는 물품 또는 용역으로 인한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4항에서는 <사업자의 사업활동 등에 대하여 의견을 반영시킬 권리>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5조 1,2,3항에서는 소비자의 의무와 관련하여 올바른 소비와 지식과 정보 습득, 동법 4조의 정당한 권리행사와 합리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족으로 8항의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는 문피아에 요구하면 됩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제는 문피아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이 상업소설임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품(글)들’은 ‘상품’입니다.
<대관절 누가, 대체 누가 어찌하여> 우리를 '작가가 쓰면 돈내고 읽던가, 싫으면 니가 읽지마.' 라는 수동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법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소비자로 만들었나요?
말안해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바로 우립니다. 건전한 비평마저 반대 혹은 지레 수그러들어 입 다물라고 하더군요. 부끄럽습니다. 다른건 이해하지만, 틀린건 받아들이고 고치는게 맞는겁니다. 전 이점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비평을 넘어선 비난은 절대로 안됩니다. 조금만 더 선을 넘으면 그것은 범죄입니다. 그러나 단순 악플이 아닌 비평에 대해서 어떤 작가든지 "글이 안써집니다. 힘들어요."는 본인의 글을 상품으로써 판매하는 '판매자'로서 프로의식이 심대히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집에 전화해서 “아 오늘 짬뽕이 너무 싱겁고, 면이 너무 불어서 왔네요!!!” 한다고 해서 주방장이 “아, 오늘은 기분 나빠서 음식 못하겠다! 음식 욕하지말고 먹기 싫으면 먹지마!” 라고 한다면 여러분들, 받아들일 수 있나요?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단가를 높여서 레스토랑 쉐프가 코스요리 중간에 저런다면?
개인적으로 ‘무료’ ‘유료’ 무관 읽는 순간 짬뽕 국물 한 입 떠 먹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먹었는데 뭘 먹지 말고 나가래요...(이하에서 추가 언급)
3. 꽁짜고만 암말말고 읽다가 재미없으면 조용히 사라지셔, 분란만들지말고~
<과연 공짜일까?>
무료 웹툰이요? 그거 무료 아니지요. 광고 달려있고 볼 때 마다 광고수입으로 수익내는 것이고, 그것을 <읽는 시간=광고노출시간>으로써 우리의 시간을 파는 겁니다.
무료 연재분이요? 유료전환을 하는 한 그것도 무료 아니지요. 맛보기는 선사부터 존재하던 상법입니다. 과일장수가 왜 수박 잘라주나요? 이마트에서 시식을 왜 권할까요? 맛보기를 하면 그만큼 카트에 담을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즉 유료 결재할 확률) 이것 또한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그 시간만큼 광고에 노출되는 겁니다.
요컨대 무료일 때 조차 우리는 동등한 위치라 이겁니다. “무료연재분 보는 주제에 입다물고 보던가 아님 꺼지던가?” 제발 본인의 무식과 무지는 본인만 간직하도록 합시다. 하물며 유료 연재분은?????
그러나 정말 정말 “나의 시간은 극도로 가치가 낮고 쓸모도 없어서, 어떻게든 시간만 보낼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다.” 라는 분은 제 견해가 의미가 없을 겁니다... 본인이 그런 사람이면 더 말 않겠습니다.
4. 결론
1) 브라키오님의 ‘사상 최강의 군주’는 고증에 힘 써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작가 본인이 아무리 판타지로 적겠다고 하였어도, ‘이순신’카드를 꺼낸 순간 각색의 여지는 몹시 적어지게 됩니다. 다른 상세한 고증에 대한 반박 내용은 다른 독자분들이 덧글로써 달아 주셨기 때문에 줄이겠습니다.
2) 고증에 대한 요청은 작가님의 최근작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라는 작품이 매 편 4~5천명이 따라가고 있고, 그러한 글을 적고 있는 ‘파급력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전업 작가라면, 다른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를 아이템으로 사용하셨다면, 반드시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러한 점은 감수하기 싫고 재미있는 글만 적고 싶다. 고증에 대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하신다면 정말 ‘책임감 없는’, ‘초심 잃은’ 작가라고 보여지지 않을까요?
4) 아무런 강제력은 없습니다. 다만 저와 같은 혹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독자들은 하차하게 되겠지요.
5. 첨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되는 것은, 작가님의 강점 중 하나인 ‘알고도 속는 감정동화 능력’ 때문일 것 같습니다. 속된말로 ‘국뽕에 취하게 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작가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인가 가슴에서 끌어오르는 것이 있지요.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다만 그러한 글을 적는데에 있어서 진실되고, 신중한 재료선정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글을 적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독자가 a4용지 4
장의 분량의 글을 적는다는 것은, 작가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느끼실 것으로 알고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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