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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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유[舊遊]
- 14.02.23 00:45
-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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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 [탈퇴계정]
- 14.02.23 00:46
-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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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3 엉클벤젠
- 14.02.23 00:50
-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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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64 도선선자
- 14.02.23 01:00
-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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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7 월하몽
- 14.02.23 01:11
- 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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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90 부정
- 14.02.23 01:58
-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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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3 넹쵸
- 14.02.23 03:25
- No.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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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6 믹기
- 14.02.23 09:16
- No.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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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24 어스름달
- 14.02.23 11:40
- No. 9
대중문화의 흐름은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한 때 마돈나가 남성 우월 사회 통념에 이단 옆차기를 날리며
Boy toy를 유행시킬 때만 해도 남자를 장난감 취급하는 당찬 태도
맨살을 당당하게 드러낸 그녀에게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섹시코드 걸그룹이 난무하여 아무 감흥도 없는 요즘
크레용팝이 주목받는 걸 보며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어쩌면 희소성의 원칙인 것 같습니다.
신선한 것은 언젠가 식상한 것이 됩니다.
양판소라는 명칭은 그 식상함을 통렬히 꼬집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장르소설이라는 말로 부정적인 뉘앙스만이라도 가리려 해도
그 본질적인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재미가 우선이고 내용이 없다. 남는 게 없다.
그나마 재미라는 것도 이쪽 장르에 푹 빠진 매니아층에 해당할 뿐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지는 못합니다.
현재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면면을 확인해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으면 된다
저 역시 이 말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재미를 추구하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애초에 문학장르 자체가 즐거움을 위해 탄생한 것이니까요.
단지 거기서 안주하는 태도에는 경종을 울리고 싶습니다.
한 때 인터넷에서 소방관의 기도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위기에 빠진 한 사람이라도 구하길 바라는 소방관처럼
우리 일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감동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지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그 보다 더 높은 가치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단지 그들은 양판소-장르소설이 식상하다 단정짓고 마음의 문을 닫았을 뿐입니다.
한번쯤 작가들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재미를
그들에게도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엄연한 잠재 수요층입니다.
일반인들이 왜 책을 읽고 즐거워하는지를 고민하고
'그들도' 만족시키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그게 깨달음을 얻는 기쁨,
읽은 것을 자신의 경험에 대입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기쁨이라
일단 생각하고 부족한 솜씨지만 나름의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작가는 엄연히 창작을 하는 사람이고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설명한 문제를 다 떠나
인기나 기존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로 순수하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르문학에 빠진 사람이든 장르문학을 기피하는 사람이든
모두가 공감할만한 작품이 나오는 것을
여기 계신 모두가 꿈꿔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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