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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2 파라솔
작성
18.07.08 22:18
조회
1,234
표지

너의 스탯이 보여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아차니
연재수 :
0 회
조회수 :
426,614
추천수 :
13,796

▼ 빠른 필터


#야구 #스카우터 #스탯창 #사이다 #코믹 #스토리X


유쾌하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넘나 웃기고 재미있는 현판.




... 대체 왜 추천란엔 글자 수 제한이 있는 걸까요. 적폐에는 적폐로 대응하기 위해 개 스압 똥글을 써야겠다.




 - 웃김


 여러 작품을 접하다 보면 가끔은 저절로 흘러나오는 인문학적 소양으로 인간에 대한 발견, 문화에 대한 개안, 삶에 대한 통찰을 선물하는 글과 만나게 됩니다. 이런 글을 쓰시는 작가 양반들은 추사 선생이 말한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의 아우라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뇌가 섹시한 사람에겐 무심코 경외와 동경을 품게 되고 말죠.


 그러나 이런 취향을 남들에게 권하기는 좋은 시절이 아닙니다. 빈대떡신사 > 젠체 > 먹물 > 선비질 > 안물안궁 > TMI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인문학을 비롯한 일반교양을 기본소양이 아닌 사치품의 품계에 위치시키는 중입니다. 제게는 이 현상이 언어와 개념의 변천사와 같은 정도로 십수 년에 걸쳐 우리의 삶이 가파르게 강퍅해져 왔다는 지표로 여겨지기도 합죠.


 각박한 삶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여가의 부족에서 비롯하기도 하지만, 드물게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여유롭지만 우울한 사람이 있기도 해요. 물론 사람에 따라 만족도의 기준이 다르듯이 누말마따나 행복할 만큼 충분한 재산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죠. 그러나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좀처럼 예외가 없는 공통적인 척도가 하나 있는데, 바로 관계입니다.


 친구 없이 사교적일 도리가 없고, 연인 없이 사랑을 나눌 방도가 없고, 가족이나 식구가 없는데 먼 미래를 설계할 이유가 없죠. 좁은 소견이지만 이렇듯 관계라는 기준은 천태만상의 삶들 사이에서 상당히 보편성을 가지는 기준점으로써 삶의 질이라는 것을 측정해볼 도구가 되어주는 게 아닐까 여겨져요.


 이렇듯 남녀노소 빈부 강약을 가리지 않고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관계. 관계에서 비롯하는 수많은 요소를 다 손꼽는 대신 어리석은 사람만 한다는 이분법을 적용해 봅니다. 관계가 만드는 것은 결국 행복이 아니면 불행일 테죠. 사람이라면 행복을 추구할 테고요.


 그럼 행복에 대해 깊은 사색에 잠기는 것이 멋있는 사람의 태도겠지만, 몹시 게으른 데다 수준이 매우 허리하학적인 졸자다 보니 사색은 개뿔이 그저 평소대로 단순하고 더러운 생각을 먼저 해봅니다.


 사람이 과식을 하면 미처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을 설사로 배설하는데, 그렇다면 삶이 아주 행복한 사람도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행복을 배설해야만 할 터입니다. 뭐가 되었든 먹으면 싸는 것이 순리니까요. 그럼 사람이 배설하는 행복의 찌꺼기는 뭘까 하는 것에 생각이 이르고 보면, 그건 웃음이 아닐까요.


 안 맡아도 될 방귀 냄새를 굳이 맡아보듯이, 누군가가 먹고 남은 행복을 크게 웃으며 배설하면 그걸 주워 먹고 덩달아 행복해지는 경험도 살면서 제법 자주 해봤습죠. 해서 저는 웃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서는 웃음을 만드는 사람을 존경하게 되었습죠.


 이 작품이 가진 코믹함은 시트콤계열입니다. 웃기려는 사람은 없지만, 웃기는 상황을 들이밀죠. 그래서 몇 번 웃다 보니 종국에는 별 웃기지도 않는 상황인데도 웃게 됩니다. 파블로프의 개 마냥 캐릭터와 웃음을 점점 매칭하게 되죠. 결국 시츄에이션이 없어도 캐릭터만 가지고도 웃게 됩니다. 물론 관성적으로 웃을 준비를 하고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탓도 있죠.


 기본적으로 웃음의 요소란 시의적이고 대중적이어야만 합니다.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으로는 웃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나와 너무 닮아있어도 안 됩니다. 감정이입이 가능할 정도로 리얼하게 여겨지거나 나의 삶과 너무 닮아있어서는 다큐가 됩니다. 웃음에 앞서 정색하고 갑분싸가 먼저 나옵죠. 파면 팔수록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채플린의 말만 점점 골수에 사무친달까요.


 작중 인물들을 지켜보는 반 전지적인 시점을 독자뿐만 아니라 작중 화자인 주인공과 공유하며 낄낄거릴 수 있는 이 글의 구도는 편히 웃기에 딱 매력적입니다. 주인공을 통해 작중인물들과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되, 두 번의 타자화를 통해 자칫 다큐가 될 수 있는 과도한 공감과는 거리를 둡니다.


 콩트에는 반드시 바보가 등장해야 다큐가 되지 않는다거나, 사극이나 사이언스픽션에는 밀덕 역덕은 붙을지언정 프로불편러는 붙지 않는다는 속설의 저의가 여기에 있죠. 모든 콘텐츠를 남의 일로 만드는 스몰토크의 궁극 혹은 가쉽의 극의랄까요. 킬링타임 콘텐츠라는 악평을 듣긴 해도, 그 킬링타임이 주는 세속적 즐거움이라는 요소에 대해서 만큼은 장르판이 첨단을 달리고 있는 셈입죠.




 - 캐릭터


 웃기는 친구, 배신한 연인, 의리의 선배, 지독한 상사, 고마운 스승, 갑질하는 클라이언트, 아가페의 부모, 미운정의 형제자매 등등의 관계들은 이야기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됐죠. 독고다이의 일인생존물이나 아득한 세월 홀로 수련하는 수련물이라고 해도 결국 반드시 타자가 등장해야만 하고 관계를 만들어야만 이야기로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관계의 토양이 되는 캐릭터를 잘 잡는다는 것은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뜻이 되죠.


 이 작품은 캐릭터 구축이 요즘 유행을 따라 아주 급진적입니다. 클리셰 정도가 아니라 데포르메라고 하는게 어울릴 정도로 빠르게 스케치하고 넘어가죠. 그런데 웃기는 것은 막 반 권씩 써가며 정성 들여 구축한 주·조연 캐릭터들보다 캐릭터성이 돋보이고, 그놈이 그놈 같은 흘러가는 조연들이 아니라 상당한 비중으로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팔팔하게 살아있습니다.


 장르판에서 주인공 말고는 너무 뻔한 클리셰적 인물들만 등장하고, 조연이 있어봤자 인물의 재구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희미한 캐릭터성을 가지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한 작품에 집중할 수 없고 여러 작품을 조금씩 병렬로 보는 연재물로서의 특징 때문에 인물이 많아서는 독자가 도무지 기억할 수가 없고, 전형성에서 벗어난 유니크한 캐릭터는 길게는 반년이 넘는 연재 기간 동안 개성과 디테일이 잊혀버리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지속성을 잃게 만들어 하차를 종용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글이 가지는 차별성인 강력한 캐릭터 구축력과 다양한 개성들의 유지력은 어디서 왔는가를 살피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대사입니다. 인물마다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게 하려는 시도가 느껴져요. 성격마다 보직마다 차별화된 저마다의 말들이 쏟아지는데, 지문이 없으면 대체 누구의 대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장르판의 고질병인 죽은 대사가 확연히 적습니다.


 전국 팔도의 인물들이 저마다의 사투리로 떠드는 것을 글로 옮겨놓는다면 지문 한 줄 없이 전부 누구의 대사인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일본어를 보면 거의 열 가지에 달하는 자칭과 타칭이 있어 대사만 듣고도 성향과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부가옵션이 있고, 영어도 하나의 의미에 여러 가지 단어풀과 관형어법이 있어 여성형 남성형 격식형 막말형 등 의도에 따라 골라 쓰며 대사 행간에 상당한 추가정보를 넣을 수 있죠.


 못지않게 복잡한 게 한국어인데요. 일례로 빨간 피가, 시뻘건 핏덩이가, 붉그죽죽한 핏물이, 거무튀튀한 선혈이 흐르는 것은 전하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지죠. 인상과 느낌과 감성을 전하는 데 큰 장점을 가진 말이라서 변주의 폭이 크고 역량에 따라 압축파일 수준으로 대사에 의도를 담을 수 있지만, 복잡한 말과 죽은 단어를 쓸수록 독자층이 한정되고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흥하면 시가 되지만 과하면 암호가 되죠.


 이 글에 나오는 대사들은 어려운 말이나 같잖은 말장난으로 구분하는 편의주의적인 면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도 해당 캐릭터들이 할만한 말이구나 싶은 설득력을 가지죠. 멋있는 감독은 멋있게 말을 하고, 소심한 포수는 소심하게 말을 하고, 또라이 투수는 또라이 같은 말을 해요. 이게 말이 쉽지 정말 쉽지 않거든요.


 대사가 살아있으니 불필요한 서술과 묘사가 필요치 않고, 데포르메가 생각날 정도로 날림으로 구축된 캐릭터들이 대사를 칠 때마다 행간에서 스스로 이미지를 잡아갑니다. 작가님이 의도한 거면 글빨이 죽이는 거고, 의도치 않는 거라면 주요 캐릭터들의 실제 모델이 있을 법하고, 그도 아니라면 상상력이 디테일해서 말본새까지 시뮬레이팅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나저러나 아주 신기합니다요.


 이 잘 빠진 캐릭터들로 밥상을 차렸으니, 관계를 잘 엮기만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테죠.




 - 요약


 추천이란 것은 "와 씨 이유는 모르겠는데 암튼 이거 재밌음. 웃김." 이 정도면 차고 넘친다고 봅니다.


 웃고 싶은데 웃긴다고 쓰여 있는 추천글이 있으면 되는 거지, 300자 제한은 게시판 관리나 편해지자고 만든 거 같아요.


 요즘 재밌는 게 있어서 쿨하고 간단하게 추천글 쓰고 싶을 때마다, 300자 제한 때문에 걍 글 쓰길 포기하는게 대부분이구요.


 막상 분량 늘리려다 삼천포로 빠져서 간신히 억제하고 있는 꼰대스러움의 고삐가 풀려서, 막 삼십 분씩 날려먹어가며 개 뻘 스압 똥글을 싸대고 마는 자신의 한심함 때문에 그런 것도 없지는 않구요...


 뭐 그렇다구요.

 헐 사천자라니 꼰대미 폭발하네 ㅉㅉ.



Comment ' 26

  • 작성자
    Lv.58 쿤쿤쿤
    작성일
    18.07.11 18:19
    No. 21

    아따야.. 사족은 사족인데 사아아아아아아족이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쿤쿤쿤
    작성일
    18.07.12 02:25
    No. 22

    하도 추천글이 길어서 도대체 뭔글인가 하고 보러 갔다가 다 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재밌는 글 건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S.Captai..
    작성일
    18.07.13 17:18
    No. 23

    저는 야구에 대해 잘 모르고, 축구만 죽어라 파는 축덕인데도 불구하고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흔히 말하는 대사 빨(?)이 살아있어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선수가 아니라 프런트 직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시는 점도 배울 점이라 여겼습니다. 추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물소뿔
    작성일
    18.07.13 18:56
    No. 24

    덕분에 재미있는 글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sherica
    작성일
    18.07.13 20:36
    No. 25

    제목이 좀 뻔해서 걸렀는데 재미있음. 선수만 키우는게 아니라 주인공도 목표가 생기고 같이 성장하는 방향성 좋네요. 대사빨도 적당히 웃기고. 근데 렌은 좀 오그라들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캔참치
    작성일
    18.07.15 21:56
    No. 26

    추강합니다
    처음엔 좀 아쉬우려나했는데 어느새 꿀잼됨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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