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S급 헌터 주환영이 레이드 도중 사망한 뒤, 평소에 즐겨 읽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빙의하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빙의한 황인종 짐꾼 소년은 원작이 시작되기도 전에 몬스터에게 공작가 가신들과 함께 몰살당하고 마는 불우한 인물이죠.
그와 공작가 가신들의 죽음은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공작 영애에게 크나큰 트라우마를 남기게 됩니다.
주인공은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S급 헌터 시절의 기술들을 이용해, 무사히 몬스터를 쓰러트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현장을 목격한 유력자들에게 실력을 들키게 되죠. 그렇게 해서 주인공은 본격적으로 원작의 등장인물들과 엮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주인공의 목표는 모태 솔로로 죽은 저번 생과는 달리, 이번 생에서는 예쁜 여자친구를 만들어 솔로에서 탈출하는 것이죠.
???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등장인물들이 개성적인 점이라고 생각해요.
로맨스 판타지에는 왕도라고 할만한 캐릭터 조형이 있는데, 메인남주와 서브남주, 악역영애와 주인공의 친구 등 대충 듣기만 해도 성격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의 경우 그런 전형적인 성격들을 따오면서도 작가님이 몇 가지 설정들을 비틀고 새로 부여하면서 개성적인 등장인물들이 만들어진것 같더라고요.
주인공의 친구와 악역영애. 보통 서로 앙숙이 될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죠. 악역영애는 주인공과 그 친구를 적대하고, 그 둘은 서로를 지탱하며 악역영애에게 대항하는 그림이 능히 상상이 갑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악역영애와 주인공의 절친은 서로 가족 관계입니다. 심지어 사이도 양호한 편이죠. 상대방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걱정해줄 정도로는 말이죠.
사실 평범한 로판이라면 이렇게 설정했을 때 갈등 구조를 풀어가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당연하게도 로판이 아니에요.
그저 로판 기반 소설 빙의물일 뿐이죠.
이러한 요소는 원작의 설정과 등장인물들을 채용하되, 실제로 원작을 전개하지 않는 소설 빙의물들 의 특징을 잘 살린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입니다.
원작에서는 악역영애로 나왔던 공작가 영애 아이리.
그녀는 귀족으로서의 자긍심과 허영심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젊은 나이에 소드 엑스퍼트라는 경지에 도전하는 인물이지만, S급 헌터로서 현역에서 활동하던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면 미숙한 점이 많은 인물이죠.
주인공은 원작에서 그녀가 여주를 괴롭히던 모습을 알고 있기에 덮어놓고 싫어하지만, 그런 선입견이 없는 독자로서는 츤데레 귀족소녀로 보일 뿐입니다.
원작 시기보다 성격도 덜 까칠하고요
그녀 외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공작가의 후계자 예프린, 리메이크 전에 인기를 끌었던 근위대 소속 칸나 대위 등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무력이라는 게 강조되지 않던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를 헌터 출신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살펴보는 것도 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헌터물과 다르게, 로판의 남자주인공에게 무력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권력만 충분하다면 말이죠.
이 소설은 권력과 권모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무력만을 지닌 주인공이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모태솔로 주인공의 솔로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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