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은 그 고유한 재미를 보여줍니다. 회사 생활을 해봤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것을 대신 해주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사생활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언젠가는 경험해볼, 그런 공간에서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승승장구합니다.
이러한 소재를 가진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성공입니다. 비단 회사물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모든 웹소설은 이것을 내용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더 넓게 방향을 틀자면, 상업적 성공을 노리는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적인 무언가는 그것을 노리고 있죠. 주인공은 늘 추구하고, 성공을 바랍니다. 아크플롯의 중심에 존재하며 진취적으로 행동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회사물을 채택했으면서도 조금 다른 배경으로 시작하는 ‘천재 주재원이 되었다’를 추천하고자 합니다.
지금껏 회사물에서 주로 등장하는 배경은 한국 기업입니다. 네, 물론 해외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지금 시대는 글로벌 시대니까요. 한국에만 있어서는 독자들이 원하는 성공을 다 얻어낼 수 없습니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열심히 일해야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해당 작품은 애초에 해외 출장을 가면서, 메인 스토리도 해외에서 주인공이 주재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제목에서도 그렇듯 작품 컨셉 자체가 주재원입니다. 여기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회사 생활을 한다는 게 저에겐 상당한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습니다. 아마 주재원이라는 설정, 초반 베트남 주재원으로 시작하는 것은 많은 독자분들께 조금 신선한 맛을 끌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반연재라는 점에서 전작의 유무를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보통 첫작, 혹은 전작 유료작이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편적인 경우에서 말입니다. 이런 경우에 빗대어 봤을때, 작가님은 어쩌면 다른 방식으로는 글을 써본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제가 판단하기에는 플롯이 탄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튀는 전개 없이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계속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롭고, 회사원이라는 분위기는 그대로 끌고 가면서도 베트남이라는 색다른 배경을 불어넣어 또 다른 흥미로운 서브 플롯을 더했습니다. 중간중간 첨가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도 그렇고요.
그 외에 제 눈에 띄인 것을 하나 더 언급해보자면, 글의 톤입니다. 주인공이나 글의 톤이나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서는 건조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건 정말 성향에 따른 것이고 대부분은 불편함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작가님이 어떠한 의도를 지니고서 이러한 분위기, 문체를 채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원래 작가님의 글 스타일이 이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는 장점이라는 겁니다. 짧은 문장을 중심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 덕분에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객관적인 감상이었습니다. 주관적인 감상도 더하겠습니다.
사실 주재원이라는 소재는 그렇게 쉽게 현실에서 경험해볼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하게 됩니다. 공감보다는 흥미로움이 앞설 것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회사생활을 해본 적도 없으니까 더욱 그럴 만 하죠.
그러나 저는 공감을 느꼈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숱한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주재원 생활을 하셨거든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3년을 한 나라에 거주하셨습니다. 그런 동안 각종 한국 기업의 해외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생산라인의 공작기계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늘 퇴근하고 나면 심심해서 어머니와 화상통화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현지는 어떻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고.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베트남, 중국……. 그때 어머니와 하신 이야기들을 곁에서 들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해외 생활은 힘들구나. 집나가면 개고생이다. 나는 집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져야지. 뭐, 그런 생각들이요. 그래서 주재원이라는 소재는 저에게 너무나도 익숙했고, 해외 한 번 제대로 나간 적 없으면서 한국이 최고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생각해보니 이건 좀 웃기네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이 소설을 발견했을 때는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더불어 아버지는 꽤나 고단했던 생활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주실 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재밌었습니다. 아버지와 나눴던 이야기로 얻은 지식과 같은 부분이 있어서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언어를 열심히 익히는 모습은 간간히 한국에 돌아와서 쉬실 때도 중국어나 일본어에 대한 배움을 놓지 않던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네, 그래서 이렇게 추천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그저 그런 소설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다 취향은 다른 법입니다. 이해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저도 추천하기에 올라오는 글 모두가 재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추천글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글은 개개인마다 다른 감상을 들려주는 법이니까요. 저는 이 글을 처음 가졌던 공감, 익숙함, 흥미. 지금도 여전히 간직하며 읽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추천글을 작가님이 보신다면 쓰시는 바 걸림없이 계속 재밌게 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천재 주재원이 되었다’의 추천글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회사물 + 해외배경
2. 안정적인 전개
3. 깔끔한 글의 톤
길었을 텐데 여기까지 추천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인사를 드리겠습니다. 토요일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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