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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이야기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
15.10.01 14:25
조회
4,986
표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젤라
연재수 :
373 회
조회수 :
187,914
추천수 :
8,039

추천란이 새롭게 바뀌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연재가 시작된 지 오래된 작품들의 추천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거겠지요.

그 중 하나인 ‘이비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제가 문피아에 온 것은 작년 봄쯤이었고 한담에서 이비 이야기의 추천을 보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두세 달 후였던 것 같습니다. (한담에는 아직 더마냐님의 추천글이 검색되니 읽어보세요.)

http://square.munpia.com/boTalk/baSrl/62/search/subject:1:이비/page/1/beSrl/660328


추천이 여러 번 올라와서 저도 읽으러 갔습니다만 “내 취향이다.”라는 생각과 “이 글은 정독해야 해.”가 겹쳐서, 당시 사정상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저는 글을 열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제대로 읽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서너 달 전의 일입니다.


<단정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낯선 세상>


이비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남녀 구분 없이 관직에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조선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동양풍의 왕국입니다. 이 세계에는 우리가 아는 인간 그대로인 ‘가온인’과 동물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 짐승 취급을 받는 ‘온새인’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삼백년 쯤 거슬러 간 것 같은 시대에 짐승을 닮은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세계라니 어리둥절하지만, 작가님은 이 낯선 세상을 차분한 문장으로 조근조근 펼쳐놓습니다.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이야기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읽고 있으면 오래지 않아 소설 안의 세계가 잡힐 듯이 느껴집니다. 그 섬세함이나 정교함은 참으로 감탄스러워서, 베틀에서 천을 짜듯 하나의 세상을 짠 것 같습니다.


<낯설지만 들여다보면 바로 이곳인 세상>


온새인들은 짐승의 특징을 가진, 말하자면 수인족으로 조선시대의 노비나 개척시대 미국의 흑인 노예를 연상시키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관포를 입은 관리들이 가마를 타고 행차하며, 사람들은 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고, 여자들은 비녀를 꽂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지요.

우리와는 먼 세상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읽을수록 소설 속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이곳과 쌍둥이처럼 닮아서, 마치 옷만 바꿔 입은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마음도 생각도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겉모습이 다를 뿐 그 양상은 오싹하게 똑같습니다.


<살아있는 그들>


정교한 설정과 함께 감탄하고 있는 또 한 가지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월실의 사람들은 물론 조연급의 인물들 뿐 아니라 잠깐 등장하는 단역까지도 빠짐없이 모두 글 안에서 생생하게 숨 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불만인 주인공 이비만 빼고(ㅎㅎ), 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우면서 밉고 미우면서 이해가 가고 이해가 가지만 용서하기 힘들고 힘들어도 어쩐지 애정이 가는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흔히 ‘캐릭터가 입체적이다’라고 말하는데 바로 그렇습니다.


<묵직한 주제를 버무려 견고하게 쌓는다>


이비 이야기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모두 기와집 같습니다. 토대를 다지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올리고, 그 위에 아귀가 딱딱 맞아 들어가는 서까래와 추녀를 얹고 빈틈없이 흙을 메워 완성해 내는 것입니다.

얼마만큼의 손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모를 이런 집을 일곱 채나 지어놓고 현재 여덟 번째가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이 집은 단순한 구조물로서의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누군가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멋진 거겠지요.


<비밀>


두려움, 용기, 욕심, 애정… 감정과 감정들이 비밀을 자아냅니다. 주인공과 월실의 기자들은 조밀하게 짜인 천 위에서 씨줄 날줄을 하나하나 헤치며 숨은 비밀을 찾아냅니다. 독자들은 그것을 따라가며 때로 탄식하고 때로 놀라게 됩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다 주인공들의 상대는 대부분 겨루기 힘든 큰 힘을 가진 이들이라서 비밀을 들추는 내내 고난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피로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진실로 다가가는 즐거움을 버릴 수가 없지요.

현재 진행중인 에피소드에서는 슬슬 주인공들이 반격할 기미도 보이고 있으니 더욱 기대가 된답니다.


<이비>


소설의 주인공이자 아직까지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이비는, 아름다운 얼굴에 가련가련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굳은 의지와 용기를 가진 (아마도) 사람입니다.

말수 적고 참을성 많고 때때로 멱살을 잡아 흔들고 싶을 정도로 고집불통이고 다정하고 고지식하고 착하고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고 기억력도 좋은 이비인데 이 모든 것들이 고생으로 이어지는 패스포트라 독자들을 슬프게 합니다.(소원입니다. 이비가 아무 탈 없이 끝나는 에피소드 좀 주세요. 더불어 수호수도…월실 사람들도…)


<그리고 오늘도 저는 선호작 리스트를 보며 N이 뜨기를 기다립니다.>


이비 이야기의 편당 분량은 상당히 많습니다. 평균 사흘에 한 번 꼴로 올라오는데 기본 30쪽이 넘으니까요. 그래서 새 글이 올라오기만 하면 만찬을 대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먹어도 배가 고픈 만찬이니 이것은 마녀의 요리가 틀림없습니다.

저만 당할 수 없으니 여러분도 와서 이 만찬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함께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 더 먹고 싶어지는 마녀의 요리를 맛보자고요.




Comment ' 12

  • 작성자
    Lv.50 한혈
    작성일
    15.10.01 14:56
    No. 1

    좋은 글, 좋은 추천....
    오래 전에 선작해 놓고 아직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조만간.... 큼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십인십색
    작성일
    15.10.01 15:05
    No. 2

    최근에 본 가장 정성스럽고 세련된 추천글인 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도그마
    작성일
    15.10.01 18:00
    No. 3

    추천을 보고 들어가보니 조회수가 낮아서 조회수나 추천수나 서로 비슷한게 특이하네요.
    이건 대중성은 크게 없고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한다는 말인데...
    일단 찜해놓고 ...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다섯나무
    작성일
    15.10.01 18:15
    No. 4

    머리가 혼란스럽거나 돌아디니면서 보기엔 소화흡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에 혼자서 음미하면서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Girdap
    작성일
    15.10.01 18:36
    No. 5

    추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혼연무객
    작성일
    15.10.01 20:22
    No. 6

    추강!!!

    볼때는 시간이 막~ 흘러가는데.
    올라오기를 기다릴때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니

    좀 모아두고 보는것을 추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젤라
    작성일
    15.10.01 21:33
    No. 7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펭귄과흰곰
    작성일
    15.10.02 00:55
    No. 8

    감동적인 추천글이네요. 믿음이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원스타
    작성일
    15.10.02 08:06
    No. 9

    우와... 작품은 아직 읽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추천글이 아주... 대단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퍽맨
    작성일
    15.10.02 20:01
    No. 10

    엥 이거 완전 개념소설 아니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소뿔
    작성일
    15.10.02 21:12
    No. 11

    저도 추천합니다!!!! 진짜 이상하게 조회수가 낮아요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짜장곱배기
    작성일
    15.10.03 00:47
    No. 12

    추강 백배입니다. 정성스럽고 고급진 마니님의 추천글, 이 추천글이 주어질 자격이 충분한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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