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예상되는, 굳이 말하자면 비판 댓글이 예상되는 추천글이네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추천하고 싶은 기분이라 연재분 전부를 읽은 것이 아닌데도 올려 봅니다.
아무래도 글의 소재부터 말씀드리는 게 맞겠죠?
간단히 정리하자면 헌터물인데, 레이드물이 아닌 헌터(게임처럼 스킬과 마력이 있어서 그걸로 싸우는 사람들)들이 실전처럼 싸워 승부를 내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헌터들끼리의 죽음의 무규칙 UFC랄까요?
그런 이야긴데 주인공은 보통의 헌터들과 상당히 노선이 다릅니다. 하긴 그러니까 주인공일 것인데, 어떻게 다른지는 과감히 생략할게요. 글 초반에 아주 명확하게 드러나는 내용이기도 하고 다 쓰면 이 글이 쓸데없이 길어져서...
읽다보니 재미요소가 상당합니다.
모종의 이유로 50년간 던전에 고립된 탓에 여든의 나이지만 20대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주인공. 때문에 누가 봐도 젊은인데 ‘내가 살아봐야 얼마나 산다고’를 중얼거리며 주인공이 누이로 보이는 손녀의 애교에 꿈벅 넘어가는 모습이나 좀 단순하고 과장된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 세태와 다르게 훈훈함을 보이는 가족애도 좋데요.
거기에 앞으로 뭔가 착각계의 분위기를 거쳐 대출세의 길로 들어설 듯한 기미를 보이는 전개도 흥미롭고요.
걸작이라거나 대작이라는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잘 나가는 주인공이 나오고 유쾌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꽤 즐겁게 보실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영웅문이나 레미제라블 급 작품만 읽을 순 없잖아요?
이렇게만 쓰고 추천글을 마칠 수 있었다면 정말 편했을 텐데 말이죠...
아쉽게도 그렇지가 않네요. 글에 워낙 뚜렷한 약점이 있어서 말이죠. 그런데 그게 하필 첫 편에, 너무 눈에 띄게 있어서... 덕분에 댓글란이 정말...
그 때문에 실드 좀 쳐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약점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아리송한 거 하나와 치명적인 거 하납니다.
일단 아리송한 것부터 짚어보면 설정 문제라고 해야겠네요.
간단히 말하자면 현세에 끝판왕 던전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그게 터지면 종말급 위기가 온다고 하데요. 그래서 내린 처방이 10만명을 밀어넣어 그 사람들이 죽는 동안 대비할 시간을 벌자는 거였습니다.
근데 한국은 그 10만명을 두당 10억원을 지급하여 모집합니다. 네, 100조원이죠.
이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폭발적 인플레가 올 거다라는 비판인데, 글쎄요...
100조원, 큰 돈이죠. 검색해보니 한 해 정부예산의 약 4분의 1정도네요. 일단 재원마련 문제는 좀 젖혀두고(멸망의 위기라니까 재벌을 쥐어짰든 한국은행에서 빌렸든요) 그런 현금이 일시에 풀리면 경제가 무너진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10만명이라 해도 결국 돈을 쓰는 사람은 저소득층 10만 세대란 말이죠. 10억에 가족을 위해 목숨을 파는 거니까요.
근데 저소득층이면 빚이 있겠죠? 생각이 있다면 우선 빚을 줄이고 남으면 집문제를 해결한 후 은행에 예금도 어느 정도 해 두지 않을까요? 그럼 은행의 악성 부채도 줄 것이고, 영세민의 주머니에 당장 현금이 차면 오히려 경제부양의 장점도 클 것 같기도 하고요. 집값은 많이 오를 것 같지만, 경제가 파탄될까는 좀...
전공자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아리송하다 한 겁니다.
뭐, 10억 문제는 독자님의 관점에 따라 달리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치명적인 약점은 정말 기본적인 곳에서 나오니, 바로 맞춤법 문젭니다.
작가님이 ‘이틀’을 ‘2틀’이라고 쓰셨어요. 하필 첫편에서요. 게다가 나중에는 ‘제물’을 ‘재물’로 쓰시기도 합니다. 한데 심지어는 연재장소가 작가연재 게시판이네요.
작가님, 댓글란을 안 보시는 걸까요. 초기에 수정하셨으면 해프닝으로 끝났을 것을 58편까지 연재중인 현재까지 그대로네요. 댓글보고 초기에 수정만 하셨어도...
글을 읽던 분들 중 상당수가 1편부터 정내미가 떨어지며 그 여파가 5편까지 이어집니다. 원래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그 영향이 연독률에도 미치는 듯 합니다.
비판 댓글 다시는 분들의 심정도 모르는 바는 아니에요. 글 쓰는 사람이라면 맞춤법은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소양이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글쓴이가 쉬운 낱말 한두 개 잘못 알고 있다고 글 전체가 못 읽을 것으로 비난받는 다는 건 좀 심한 것 아닐까요?
맞춤법이 기본이라지만, 예전에 졸업한 분들이나 평소 글이나 책과 거리가 멀다든지 흥미가 없으신 분들 중에는 의외의 부분에서 틀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덜 배우고 많이 배우고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년제 대학을 나왔어도 공대 출신은 물론이고 심지어 문과대 출신이라도 맞춤법에 실수가 없다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2틀’
분명히 낯 뜨거운 실수입니다. 그래도 저는 굳이 변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옛날 ‘귀X니’님처럼 국어를 파괴한 것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문을 남발하신 것도 아니잖아요? ‘이틀 입니다’ 정도로 여유있게 넘겨주시면 좀 어떨까요?
‘2틀’, ‘재물’, ‘두당 10억’에서 조금 껄끄러우시더라도 조금 더 읽어보시면 좀 어떨까요?
걸작이라는 말씀은 못 드립니다. 그래도 저 같은 경우는 킥킥거리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저는 그럼 23편 보러 가보겠습니다.
음, 2500자가 넘네요. 쓸데없이 긴 변명+추천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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