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정말... 특이합니다.
헌터물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적이 종종 있습니다.
무쌍과 사이다 묘사에 중점을 두느라
능력이나 세계관 설정 묘사가 얄팍하면 김이 새곤 했습니다.
몰입을 하려다가도
저게 말이 되나? 싶어지면 현타를 맞았었죠
이 소설은... 평범하게 가볍고 재밌는 킬링타임 헌터물 같은데
왠지 디테일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진짜 현실에 던전이 나타나면 저럴 것 같은
리얼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너무 세세하고 구구절절한 것도 아니고요.
헌터로 각성하면 바로 헌터증을 발급받고
주먹구구로 던전 들어가서 바로 몬스터를 뚜까패기 시작하는
그런 소설들과는 묘하게 궤가 다른 느낌입니다.
헌터 시험을 통과해야 해서,
응시생들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라는 업종이 있습니다.
쟁쟁한 전현직 헌터들이 트레이너로서
회원분들의 관리를 담당합니다.
센터 비용은 많으면 월 오륙백, 합리적인 가격은 98만원,
그조차도 없는 사람들은 유튜브를 보며 독학합니다...
주인공은 센터에 갔다가 가능성을 보여서
광고계약을 한 뒤 무료로 트레이닝을 받게 되는데
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됩니다.
왠지 내용도, 트레이너의 말투도 너무 익숙합니다.
몇달 전 받았던 끔찍했던 PT가 떠오릅니다.
트레이너를 몰래 노려보고 뒤에서 욕하던 제 기억과
소설 속 내용이 오버랩됩니다......
마석을 캘 때 집게로 뽑으면 간지가 안산다는 주장이나,
고블린을 썰고 나서 피를 잔뜩 맞고
고생고생해서 피를 닦는다거나
마석 수수료 할인을 빌미로 계약을 하자는 길드 직원의 말투...
그리고 헬스장에 정말로 있을법한
트레이너 대사의 디테일까지.
현실적인 일상과 비일상을 기가막히게 섞어서
비일상적인 상황마저 일상의 맛이 납니다.
그게 메타적인 웃김이 있어요.
그래서 독특한 이 소설만의 맛이 생기는데,
다른데선 먹을 수 없는 맛이라
오래도록 연재해주셨으면 합니다.
주인공이 먼치킨으로, SSS급 주인공이 무쌍을 찍으며
모두의 우러름을 받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이면
약간 아쉬울 순 있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강하긴 합니다만
묘사의 방점이 무쌍에만 있지는 않아서요.
그리고 처음 몇 화는 이게 뭔 소설인가 싶으시겠지만
조금만 읽다보면 센터도 가고 던전도 가서
어느정도 감이 잡힙니다.
킬링타임 용으로는 낄낄대며 보기 딱 좋습니다.
가독성도 좋고 술술 잘 읽혀요.
가볍게 읽을 소설 찾으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추천글을 써서 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찬성: 
반대: 
율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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