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가인 이아농님은 야구소설인 ‘마운드’로 접하게 되었는데, 해박한 상식과 가볍지 않은 글솜씨가 매력적인 분입니다.
성실연재로 완결작이 문피아에도 몇 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마운드 이후 작품들은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아 선작만 해두고 읽지않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 이벤트로 우연히 찾게된 제목 기재 글은 분량도 이미 충분히 많고 밤새워 읽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주인공은 우연히 선조때부터 격세유전되던 유물의 아우라를 읽고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재능을 깨닫게 되고, 재능에 그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세상의 보물과 유물, 미술품 등을 감정하기도 하고, 찾기도 하는 일종의 보물찾기 물입니다.
주인공이 특별한 전문직에 종사하고 경험하기 힘든 모험들을 거치면서 남다른 재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스스로의 미학세계도 충족시켜 나가는 글인데 이제 이 글의 강점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우선 글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단순히 재밌을 것 같은 소재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결말까지 잘 엮여져 있는 구성과 진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본 필력이 있는 작가분이 여러 경험을 거쳐 숙성되었다고 느껴지는 것이, 결코 번뜩 떠오른 소재에 쉽게 글을 시작하고 중후반에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이며 무너지는 것과는 다른 농익은 진행이 좋았습니다. 각 에피소드들이 엮이고 복선이 중첩되어 결말을 향해 잘 달려가는 모습은 결코 이 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신뢰를 갖게 하였습니다.
특히 기존에 직업물들이 소위 사회적으로 뭔가 ‘약자’의 분위기를 가진 사람들이 나와서 신나게 사연팔고 신파로 빠져서 나오는 캐릭터들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글은 보물과 유물이라는 소재에 집중해서 그것을 찾고, 또 사람들에게 보유주고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서 글과 소재가 목적에 충실합니다.
2. 중심을 잘 잡은 무게감이 있습니다. 이 글은 전문적인 지식을 불필요한 부분까지 무의미하게 적어 분량이 낭비되거나 하는 모습이 없습니다. 딱 필요한 부분만큼믄 지식을 기재하고, 무의미한 대화나 말장난이 없이 이야기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적어도 질질 끈다는 느낌은 없을 것임을 보장합니다.
3. 스토리가 흥미진진합니다. 사실 어느정도 장르 소설을 읽어온 독자분들이라면 세계의 유물이나 역사의 저편 이야기들에 대해 어느정도 아실텐데, 뻔한듯 하면서도 결코 제가 생각해던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감정사이자 큐레이터라고 볼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보물찾기’라는 명확한 작품 내의 목적을 가지고 충실하게 달려가고 있고 연애나 갑질같은 쓸데없는 곁가지가 드물어 한번에 쭉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4. 적절한 세계관의 넓이도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사회생활을 어느정도 하신 듯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주인공이 그 활동무대에서 접하는 사람들, 그리고 환경이 확실히 다른 전문직 글들보다 넓으면서도 갑자기 직위가 널띄기하거나 하는 일 없이 차분하게 전개되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언행이 소위 ‘아이’스럽지 않아 제법 나이가 있는 저도 읽기가 편했습니다.
너무 장점만 적은 것 같아 그래도 단점을 적어보자면,
1. 평이한 악역들
당연히 이 글도 갈등구조가 있고, 거기에 주인공에게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 사람이 있는데, 생각보다 악역이 큰 개성이 없습니다. 물론 그 언행이 나이나 사회적 지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글 자체가 화려한 배틀물이 아니다보니 캐릭들의 개성이 드러나기 힘들지만 조금 아쉽긴 합니다.
2. 건조한 문체
이건 제가 좋아하지만, 요즘 문피아 대세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단점으로 기재하겠습니다. 문체 자체가 격정적이지도 않고, 나오는 캐릭터들도 나이가 어리지 않다보니 문체가 건조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글에 틀림없이 여자 캐릭터가 나오고, 주인공은 연애도 합니다만 여자 캐릭터가 그렇게 매력적인 편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저는 오히려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 좋았습니다.
문피아에서 정말 찾기 힘든게 저는 가볍지 않고, 소재에 충실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보물이나 유물이 주 소재이고 그것을 찾아나아가고 인정받는 여정에 충실한 이 글이 그래서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같습니다.
다른 독자분들도 이 글을 재미있게 읽고 저와 같은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추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반대: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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