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시대와 자본주의의 하이에나

선독점 암시장의 거물이 되는 법

글

소주귀신

장르소설은 여러 장르의 혼합과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판타지와 무협이 섞이기도 하고

게임판타지가 등장한 이후 아예 게임판타지 속으로 들어가기도 했죠

반대로 게임이 현실이 되는, 이른바 헌터물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헌터물과 경제물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결합은 아니죠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러한 결합이 대개 ‘헌터’물에 경제적 요소가 부수적이었다면

소설 “암시장의 거물이 되는 법”은 돈에 미친 주인공이 헌터물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확하게는 재벌이 되려고 이것저것 건드리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주인공이 헌터물이라는 배경하에서 행동하는거죠

주인공은 시드머니가 거의 없는 상황 속에서 회귀자라는 정보적 우위를 가지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거머쥐기 위해서 행동에 나섭니다

때로는 뒤에서 흑막처럼, 때로는 물불안가리고 일선에서 행동하죠

주인공의 성향을 따지면 통상적인 주인공보다는 빌런에 더 가깝습니다

효율적인 방안이라면 탈법적인 행동도 불사합니다

다만 대책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고려해서 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셈이죠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신만의 구역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 영지물적인 성격도 보입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우선 전개가 시원시원합니다

이른바 고구마라고 불리는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은 선악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본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행동이 답답한 경우는 그리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작가님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호흡이 빠른 편이고, 뻔한 고구마 상황이 없기 때문에 글을 보는데 발목잡힐 일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색다른 전개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회귀자이면서 헌터로 각성하지 못한 일반인입니다

주인공이 헌터가 아니기 때문에 헌터물배경이면서도 헌터물의 클리셰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가 바로 이 소설의 정체성을 헌터물이 아닌 경제물로 결정짓습니다

일반적인 현대판타지, 이른바 재벌물, 경제물, 회사물, 정치물, 학원물, 스포츠물 등의 단점은 분명합니다

현실 기반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작가가 스토리를 써내려감에 있어서 구성이 같은 장르의 다른 소설과 어느정도 겹치기가 쉽습니다

한 작품이 아니라 여러 작품을 읽는 독자는 동일 장르의 소설을 두 편, 세 편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염증이 생기기 마련이죠. ‘또 이 패턴이야?’

그런데 이 작품은 헌터물이라는 특수한 배경 속에서 철저한 자본주의적 움직임을 보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의 활용방식과 주인공의 행동양식이 굉장히 독특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겠죠

작품 자체가 아주 디테일하지는 않습니다

자세하게 들여본다면 이런 방식은 허점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단점은 빠른 전개를 위해서 희생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부분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읽는데는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이 작가님의 전작 “자본주의의 하이에나”를 상당히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회빙환 시스템 뭐 이런 요소 하나도 없이 뒷골목에서 구르면서 재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굉장히 신선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헌터물과 자본주의의 결합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존 경제물에서 볼 수 없었던 요소를 지켜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경제물과 시원시원한 전개에 거부감이 없다면 한번쯤 읽어봄직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준]

요즘 워낙 많이 추천받기도 한 작품인데 이 작가님 전작들이랑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이미 검증된 '맛' 이지요. 유료화 전까진 충분히 따라가서 찍먹할만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엽사묘정]

이작가님 진짜 좋습니다. 개그코드도 잘 맞고... 하이에나가 가장 재밌긴 했지만 이번작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