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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쩌다 사장이 되었습니다
별점: ★★★★☆ (4.3)
한줄평: 왠지 오늘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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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주류도매업에서 나름 이름을 알리던 동강주류는
사장님의 급사로 폐업 위기에 몰린다.
우여곡절 끝에 영업팀 과장 박민준이 새 사장이 되는데...!
서인하 작가님은 '경영물'에 특화된 작가입니다. 지금까지 쓴 작품 중, <강남 퇴마사>를 제외하면 모두 주인공이 열심히 돈을 버는 이야기였죠. 작가님의 작품은 다른 경영물과는 결이 상당히 다릅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거의 없죠.
어떻게 보면 판타지로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90년대였다면 '기업소설'로 분류됐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작품에 비하면 스케일도 좀 작아 보이고요. 하지만 이능력도 없고, 현실적인 스케일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작가님의 작품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어쩌다 사장이 되었습니다'의 박민준은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영업과장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을 남들보다 살짝 일찍 시작했고 일머리가 좋은 편이지만,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엔 너무나 평범한 사람입니다.
사장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엉겹결에 회사를 떠맡게 된 뒤에도, 그는 여전히 평범합니다. 직함은 사장으로 바뀌었지만 명함이 바뀌었다고 해서 없던 능력이 하늘에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기도 하고, 거래처에서 허세를 부린 뒤에는 쫄아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하직원에게 들켜서 민망해합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부딪히다 보니, 과장일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거 돈이 좀 되겠는데..?' 싶은 아이템을 하나씩 건드려보고 있는 중이죠.
박민준은 경영물의 주인공치고는 참 암울합니다. 비트코인도 없고, 카X오나 삼X전자 주식을 사 두지도 못했어요. 다른 소설의 주인공이 한방에 100억쯤 끌어모아 본격적으로 갑질을 시작할 때, 우리의 박 사장은 직원에게 "내년에 순이익 2억은 나와!"를 외치고 있습니다. 요즘 정말 보기 드문 리얼계 소설이에요.
하지만 박 사장이 돈 버는 방법. 꽤나 그럴듯 합니다. 회사에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요리조리 돌려막기도 하고, 쓸모 없는 재고 땡처리부터 새로운 거래처 영업까지. 실제 가능해 보이는 방식으로 회사를 굴려 나갑니다. 실제 주류업계에 계신 분들이 보시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문외한은 작가님께 홀라당 속아 넘어갈 정도는 됩니다. 판타지 소설로서는 그 정도면 차고 넘치지 않을까요?
회사가 배경이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읽는 동안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이 떠올랐습니다. '미생'이 한참 연재될 때, 반 농담으로 '미생의 장르는 판타지'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동료와 상사,회사는 현실에 존재할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어쩌다 사장이 되었습니다' 도 훌륭한 판타지에요. 계약직 경리 직원은 숨겨진 능력자였고, 일당백의 영업직원들은 주인공과 끈끈한 의리를 뽐내며 회사 살리기에 매달립니다. 아직 40화 정도지만, 주인공이 손 대는 일마다 술술 풀릴것 같은 냄새가 풍기고 있죠.
이런 회사는 정말로 현실에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동강주류 같은 회사가 어딘가에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새로 올라온 동강주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저도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찬성: 
반대: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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