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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33 실전농사법
작성
21.11.24 17:21
조회
207

가시멧돼지 작가님의 ‘뭐야 내 힘 돌려줘요' 에 대한 감상글입니다.


우선 1부 마지막을 보고 나서 저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댓글을 달고 후원을 하고 추천글을 쓰고 뭐 그랬습니다. 근데 오타쿠들이 다 그렇듯이 뭔가 감명을 받고 나면 그 감상을 공유하고 싶어지잖아요? 그래서 이 작품에 대한 제 감상을 나눠보려고 해요.


이 글은 추천글이 아니기 때문에 스포일러도 좀 넣어볼 생각이고, 제 뇌피셜도 가득 첨가해볼 생각입니다. 돈받고 적는 글도 아닌데 개인 해석은 재미있게 그냥 감상부탁드려요 ^^


제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야말로 영원하며, 인간을 영웅으로 만드는 힘이다] 입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싸우는 이유를 단순히 ‘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보면 뻔한 이야기죠. 사람은 자신이 아끼는 것을 위해 싸우니까요. 그렇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쌓아올려진 이야기는 그 자체로 만족감을 줍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왜 이 작품의 주제를 [사랑]이라고 생각했는지 이야기해보려합니다.


먼저 ‘마나'

이 작품에서는 6종류의 마나가 등장합니다.  [자유] [질서] [허상] [진리] [영원] [변화] 이렇게 6가지의 속성이 있습니다.

[자유]와 [질서]는 물리계 축의 양극단 (자유 = 에너지, 질서 = 물질)

[허상]과 [진리]는 논리계 축의 양극단을 이루고 (허상 = 기만/속임수 , 진리 = 사고논리력)

[변화]와 [영원]은 아직 작중에서 정확한 설정이 공개된적 없어요.

다만 [변화]는 ‘물질의 속성을 변화시킨다'는 묘사가 있고

[영원]의 마나를 가진 교장은 수많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환생자 입니다.

거칠게 요약/추측하자면 [변화]는 무언가의 존재를 바꾸고, [영원]은 무언가의 존재를 ‘고정'하는 힘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원의 마나를 지닌 교장은 자신의 ‘기억'을 여러 평행세계를 거치면서도 ‘고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여러 평행세계가 겹쳐져 있어도 교장은 ’기억'을 매개로 여러장의 종이에 압정을 박아 넣은 것처럼 고정된 기준을 중심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죠.

[영원]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것은 교장과 주인공 둘 뿐인데요, 공교롭게도 작중에서 작중에서 ‘평행세계'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것도 교장과 주인공 뿐입니다. 아주 다양한 평행세계가 있다면, 그 중 누구를 ’진짜 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수천수만으로 갈라지는 세계의 분기점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점. 좌표원점. 그것이 바로 [영원]의 마나입니다.


다음으로 ‘호감도’

주인공 친구인 ‘김석봉'의 대사를 보면 주인공이 힘을 되찾는 트리거가 되는게 ’호감도'임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의 ‘호감도'가 오르는 행동을 하면 힘이 되찾아진다. 는 가설이었죠. 이 가설로 인해 아카데미물이 갑자기 미연시와 약간 섞인 재밌는 장르가 되었는데요, 이 ’호감도 가설'은 어느정도 맞는 가설이었지만, 25화에서 교장이 정면으로 이 가설을 반박합니다.

‘세계의 운명을 변화시킬 때마다 힘을 되찾게 된다’ 고 말이죠. 이걸 ‘운명 가설’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운명 가설'은 ’호감도 가설'보다는 더 말이 됩니다. 주인공이 누군가에게 욕을 듣거나 경멸받을 때 힘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결국 1부 마지막에 주인공의 힘이 돌아오는 조건이 ‘세계에 대한 주인공의 호감도'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결국 ’호감도 가설‘과 ’운명 가설‘이 둘다 일정 부분 맞았던 것입니다. 주인공이 이 세계를 더 사랑하게될수록 주인공의 힘이 되돌아온 거죠. 만약 운명에게 의지가 있다면, 운명이 주인공에게 바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이 세계를 지켜달라는 것. 

주인공이 이 세계를 더 사랑하고 아끼게 될수록, 그는 절대 이 세계가 멸망하게 둘 수 없을 테니까요.

---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생존하기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자체가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혹은 누군가의 개새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정의하게 됩니다. 힘 스탯이 500인 사람이 만약 혼자 살고 있다면 의미가 있을까요? 힘 스탯이 5인 사람도 있고 힘 스탯이 1000인 사람도 있어야 그 존재는 명확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인간은 관계속에서만 스스로를 정의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평행세계로 건너온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이전 세계의 모든 관계를 잃은 채로, 혼자 이 세상에 던져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계와 아무런 접점도, 연결점도 없는 존재를 이 세계가 인정할 리 없습니다.

주인공은 평행세계 간의 난민입니다. 누구와도 관계맺지 않고, 이 세계와 아무 연결도 없는 존재였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차차 이 세계와 새롭게 관계맺고, 새로운 감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그 결과 주인공은 점차 이 세계에 뿌리내리게 되고, 그로인해 조금씩 자신의 힘을 되찾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랑]을 언급하는 이유는 사랑은 인간관계 중 가장 강렬한 관계이기도 하고, 동시에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묘사되는 감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이 세계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면서 이 세계의 주민이 되어가고, 그렇기 때문에 해당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게 될겁니다.


그럼 여기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인공은 [사랑]을 통해서 이 세계와 관계맺고 더욱 깊게 뿌리내립니다. 그리고 [영원]의 마나는 평행세계 사이에서 주인공의 존재를 고정하는 마나라고 했죠.

재밌는 점은, 이 소설의 핵심적인 소재 [호감도]와 [영원]의 마나가 아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원]은 여러 평행세계 사이에서도 자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며

[사랑]은 이 세계에 주인공의 존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추세로 봤을 때, 주인공은 이 세계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며 결국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멸망에 맞서게 될듯 합니다.

[사랑] = [영원] = [영웅이 되어 이 세계를 지키고 싶은 마음]

이 공식이 어설프게 나마 성립하게 되는 것이죠.

해당 식을 문장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사랑이야말로 영원하며, 인간을 영웅으로 만드는 힘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싸우는 이유가 단순히 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말을 하는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아카데미물을 좀 뿌리고, 이고깽과 힘숨찐도 조금 첨가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정석적인 영웅담입니다. 소년이 자신의 운명을 끊임없이 거부하다가 1부 마지막에 와서야 그 부름에 응답하고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죠. 

앞으로 연재될 2부는 1부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

(P.S.)

벅차오른 오타쿠는 하고싶은 말이 아주 많습니다.


중간에 교장 라인하르트가 주인공에게 선문답을 하는 장면이 있죠

“물질이면서 에너지인 것이 존재하는가?”

“참거짓이 명확하서 참거짓이 없는 것이 존재하는가?”

“변화하면서 동시에 영원한 것이 존재하는가?”

주인공은 셋 모두에 ‘아니오'라고 답하고, 교장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본인의 마나 [모순]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이 모든 것에 해당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빛]입니다.

빛은 입자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물질] 그 자체로 [에너지]이기도 하죠

참거짓이 명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상태가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양자성]

그리고 빛은 매질의 저항만 없다면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영원]하지만

동시에 파동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메인 히로인인 한겨울씨가 [빛]을 다루고 있네요... 잘 어울리는 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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