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밥먹고가라
작가 : 고두열
출판사 :
- 극히 주관적인 감상평입니다.
회귀 환생 이능력 깽판.
갑질을 넘어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주인공.
자극적이고, 어디서 본 듯한, 클리셰의 반복.
요즘 대부분의 소설이 이러하죠. 까는 게 아니라, 그만큼 독자분들이 원하니 작가들은 주류 소설을 쓰게 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러한 소설들을 쓰고 있는 상태구요.
그러다가 오늘 베스트란에서 색다른 소설을 봤습니다.
밥 먹고 가라.
기존 독자들 역시 쉽게 알 수 있는 설정.
이계에서 짱먹고, 다시 현세로.
그러나 그 행보가 여타 소설과는 다릅니다.
잔잔합니다. 그리고 따뜻합니다.
현실에 치여 힘들게 사는 군상만상이라 할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으로.
능력자들 사이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그들은 최고라는 위치에 올라섰지만, 남들과 똑같이 살고 있는 주인공이 운영하는 식당에 방문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조용히 그 모든 걸 풀어 냅니다.
그들 캐릭터가 가진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인생.
잔잔합니다. 그리고 따뜻합니다.
MSG마냥 파격적이고 강렬한 맛을 접하고 그것에 중독되어 있다가.
우연찮게 접한 진한 사골국물마냥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 소설 입니다. 아니, 예전이라면 심심찮게 맛볼 수 있는 시골 식당의, 집밥의 맛일 수도 있네요.
힐링물.
무언가를 때려부수지 않고, 무언가를 갈취하지 않고. 힘으로 찍어 누르는 비상식적인 세상이 아닌, 요즘 세상에서 보기 힘든 ‘정’을 느끼게 되는 소설.
그저 당연해야할 일상이 그려져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힐링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현실이 각박해졌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너무 자극적인 소설만 읽어왔다 생각되기도 하네요.
고두열작가님은 전업작가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트렌드에 민감하고, 주류소설에 민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전 작품인 마수왕 역시 그런 흐름에 입수하기도 하셨구요.
그리고 이번 작품은 전작의 연중때문인지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따뜻함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건과 새로운 캐릭터 등장따위를 위해서
진부한 스토리가 진행될 수 있기는 합니다.
무난하게 접할 수 있는 캐릭터들, 설정들이 적용되어 있죠.
아직 이야기 초반일 뿐이지만, 무난한 설정과 캐릭터? 스토리?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초반부터 독자들을 흡입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장르 소설인 만큼 다른 고민과 생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니까요.
상업성 즉, 대중성을 염두하고 쓰신 소설이라는 게 느껴졌지만, 반대로 자극적이지 않는 작품으로 상업성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저 역시 글 쓰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사실 활자 중독에 빠진 독자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소설 속을 헤엄치다가
오랜만에 크게 숨 한 번 잘 쉬었습니다.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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