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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4.12.11 00:48
조회
2,400

제목 : 너와는 치명적인 차이가 있다.

작가 : 아카츠키 카케야

출판사 : L노벨(디엔씨미디어)

 

 이 글은 추리형식 글이기 때문에 굉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 중에서 스포일러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니시라면, 이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은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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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권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읽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으나, 최근에 한 번 읽어본 결과 꽤 만족스럽더군요. 해서 간만에 리뷰를 해보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해선 재미 없을 거 같아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애초에 리뷰하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어떤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던 탓이기도 하고 말이죠.

 

 지금부터 저는 이 책을 추리소설로 간주하고, 녹스 10계를 통하여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당연히 이 책에서 녹스 10계가 통한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좀 더 나아가 말하자면 이 책의 6장(233P)까지 읽은 시점에서 독자가 작중의 진범이 누군지, 진상이 어떻게 되는지 대략적으로나마 간파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별해보자는 취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1. 작중에서 누가 범인인가?

 

 [녹스 1조 - 범인은 이야기 전개의 초기 단계에 등장해야 한다. 그러나 범인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 조항에 의해 최대한 허용해서 6장까지 감안하여, 그 안에 명확히 이름이 명시되어 등장한 인물들은 총 9명입니다.

 

 1) 우미사토 카츠야(우에가미 아키토)
 2) 야마 미도리(토오사카 호즈미)
 3) 아마가사 토헤이
 4) 카가미 츠카사
 5) 이누카이 마스미
 6) 나츠히코
 7) 미야자키 히나타
 8) 미야자키 타케시(붉은 도깨비)
 9) 토오사카 호즈미(실제론 2번과 동일인물이지만 6장까지는 별개로 치고 있으므로 구분)
 -----------------------------------
 10) 유메노 사키

 10번의 유메노 사키의 이름은 7장부터 등장하며, 7장부터는 명확한 범인의 이름의 등장과 함께 해결편이 되기 때문에 이 항목에서는 제외합니다. 그러니까 작중에서 범인을 찾는다면 1-9번까지 9명만을 고려해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스 7조 - 추리소설에서는 탐정 자신이 범인이어서는 안된다.]

 

 이 9명 중에서 작중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우미사토 카츠야는 범인에서 제외합니다. 작중에서는 이중인격의 가능성을 시사하고는 있기에 '또 다른 인격'에 대한 것도 일단 생각은 해두어야겠지만, 적어도 작중에서 나오는 표면적인 우미사토 카츠야는 제외해야 합니다.

 

 물론 우미사토 카츠야는 명확하게 탐정 위치에 있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는 작중의 가장 중심적인 인물로서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잠정적으로 탐정과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해야 하며, 그렇기에 이중인격이란 설이 완전히 명확해지지 않는 이상에는 용의자 선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또 다른 인격'을 다른 인물로 치지 않는다고 치면 아예 제외시켜도 좋을 것입니다.

 

 [녹스 8조 - 탐정이 단서를 발견했을 때는 곧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녹스 9조 - 탐정의 보조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경우에는 캐릭터의 마음을 거짓 없이 독자에게 알려야 하며 지능은 독자보다 살짝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일종의 설명역 캐릭터).]

 

 작중에는 탐정물이 아니기에 왓슨 역을 맡는다고 할 만한 도우미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작중 서술은 3인칭 전지적 시점입니다. 그리고 이 서술이 독자에게 단서와 상황설명, 등장인물들의 감정변화 등을 모두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단 독자는 작중의 서술 자체를 탐정 도우미와 같은 화자로 인지하고, 그것이 모두 진실된 것이라고 믿고 봐야 합니다. 다만 등장인물의 감정 같은 주관에 대한 서술의 경우 그 주관에 혼란이나 착각 등에 의해 사실과는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전제를 깔고서 다음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미야자키 히나타. 내 딸이다. 놈에게 마구 찔려 결국 머리가 깨져서 죽었다! 토오사키 호즈미. 역시 놈에게 걸려 아직까지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았어!"

 미도리는 움찔, 움직임을 멈췄다. 천천히 남자를 돌아본다.

 "또 있다. 놈이 살인귀라는 증거는. 놈은 과거에 두 명의 인간을 죽였다. 너도, 네 어머니도 목숨이 위험해. 그놈에게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마라!" 
 "…시체가 둘에, 행방불명이 한 명입니까?"
 "아니, 틀리다. 시체가 하나, 행방불명도 한 명이다. 하지만 숫자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야." - 6장 P 225]

 

 작중에서 붉은 도깨비(미야자키 타케시)와 야마 미도리 둘의 대화입니다. 처음 한 번 읽을 때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걸리는 대화입니다.

 

 붉은 도깨비의 말의 뉘양스는 분명 '과거에 2명이 죽었고, 그 중 한 명의 시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라는 정도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앞서 나츠히코가 카츠야에게 진실을 말해주었을 때 나온 이야기에서도 언급된 것은 '시체 하나, 행방불명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미도리는 '시체가 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행방불명된 것과 죽음은 별개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며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반적이었다면 '시체 하나, 행방불명 하나'라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말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건 미도리가 대화 중 뭔가 잘못 알아들었기에 말이 헛나왔다,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당히 수상한 것이기도 합니다.

 

 ["역시 이건 살인사건일까? 드럼통 안에 들어있었다지? 고양이 때문에 생긴 트러블이 원인인 걸까?"
 "아마도 코 고는 소리가 원인임다."
 "아하하하 아마 양. 그거 묘하게 리얼하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살해당했다면 성불 못하겠는걸."

 두 사람이 주고받는 별 거 아닌 대화를 들으며 카츠야는 시체를 발견한 날을 생각했다. 5장 P 181]

 

 여기서 말하는 시체는 고양이 아주머니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미도리에 대한 수상함을 가지고 보면 꽤나 의미심장한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아주머니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서 프롤로그만으로도 카츠야는 범인상이 되기 힘듭니다. 그는 나츠히코의 설명에 따르면 6년전 10살 때의 사건 이후 바로 나츠히코의 양자가 되었기 때문에 프롤로그와 같은 일을 겪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프롤로그의 시점이 되는 인물이 반드시 범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프롤로그에 나오는 □□가 카츠야와는 별개의 존재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또한 프롤로그에서 □□는 자신이 10살 정도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 위에서 말한 9명 중 하나라고 한다면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이야기는 최소한 6년전에 대한 이야기이며, 6년전 이야기라면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그럭저럭 일치하는 것입니다.

 

 [새빨갛게 으깨어진 그 아이의 얼굴도, 뺨에 느껴지는 희미한 아픔도. 잊어버린 일은 없었던 일과 똑같은 것이 된다. - 프롤로그 P 14]

 

 이 서술에서 독자는 □□가 6년전 사건과 관련있는 인물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는 카츠야가 아닙니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어. 현장에 있던 건 너와 여자아이의 시체뿐이었다. 제 1 발견자는 같은 아이들이었지만 그 때는 이미 모든 게 끝난 상태였다. 목격자가 없어. 카츠야, 널 제외하고는. 그리고 네가 증언한 거야. 명백히 정신이 망가져서 얘기는 지리멸렬하고 요령이 없었지만 그래도 증언했어. '제가 목을 졸라 죽였습니다.'라고." 5장 P 189]

 

 모든 것이 끝난 뒤에 온 이들을 제외하고, 사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물은 5장의 나츠히코의 말에 따르자면

 

 1) 죽어서 시체로 발견된 미야자키 히나타
 2) 행방불명 되어버린 토오사키 호즈미
 3) 목격자인 카츠야  
 
 이렇게 3명이 되는 것입니다. 그 중 미야자키 히나타와 카츠야를 제외해버리면, 남는 것은 토오사키 호즈미뿐입니다. 그렇기에 결론적으로 □□는 토오사키 호즈미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 그녀 이외의 인물일 수도 있다, 라고 접근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는 어떠한 경위를 통해 가족과의 연락까지 끊고 가출해서, 예전의 모든 인연을 끊고 그대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식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와 이어진다고 할 수 있는 6장 마지막을 살펴보면 그러한 사실을 확언해준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거를 지닌 6년전에 10살 정도, 작중 다루는 현재 시점에서는 16살 정도의 아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가 토오사키 호즈미가 아닐 시, 그녀 외의 또 다른 행방불명자가 발생했었다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그 경우 행방불명자가 1명이 아닌 2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행방불명자는 오로지 토오사키 호즈미 한 명뿐입니다.

 

 즉, 세간에는 죽었다는 식으로 되어있는 행방불명된 토오사키 호즈미는 사건 당시 죽지 않았고, 그렇기에 적어도 사건 이후의 프롤로그 시점까지는 분명 생존해 있었다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세간에서는 죽었다고 알려진 토오사키 호즈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범인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 범인 자신이 사건 당시 토오사키 호즈미를 죽이지 않았기에 그녀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중의 9명의 등장인물 중 토오사키 호즈미의 생존을 언급한 이는 야마 미도리 하나뿐입니다.

 

 그러면 야마 미도리가 알고 있었다고 치면 대체 당시 행방불명되어 사실상 죽었다고 알려져 있던 토오사키 호즈미가 어떻게 생존해 있는지 알았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미도리…양은 어렸을 적에 누군가에게 맞았다거나 하지 않았나요?"

 (중략)

 "미도리의 왼쪽 이, 의치예요. 역시 눈치챘었나요∼? - 6장 P223]

 

 프롤로그를 보면 □□, 토오사키 호즈미는 뺨에 희미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경위든 그 부분에 인위적인 타격이 갔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야마 미도리도 과거 누군가에게 얻어맞았을지도 모른다, 라는 언급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점을 감안하면

 

 [토오사키 호즈미 = 야마 미도리]

 

 라는 공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두 존재가 동일인물이며, 토오사키 호즈미가 자기자신이기에 생존을 알 수 있었고, 작중에서 토오사키 호즈미의 생존을 유일하게 언급한 인물이므로 야마 미도리 그녀가 범인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또 한 명의 사건 피해자(유메노 사키)의 존재

 

 6장까지는 유메노 사키라는 이름 자체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존재가 있다는 암시 자체는 있습니다.

 

 [녹스 2조 - 말할 필요도 없지만, 초자연적인 마력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이를 감안했을 때 염동력이라던가 텔레포트 같은 초자연적인 능력 또는 유령 같은 미신적인 존재가 등장해 이야기에 관여해서는 안됩니다. 이를 감안하고서 보자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은 그 때였다.
 파삭, 하는 소리가 났다는 생각이 들자 편지지가 손에서 떨어졌다. 마치 누군가 놔둔 것처럼 테이블 위에 멈춘다. 연두색 편지지. 언제나처럼 문장 한 줄이 쓰여 있고 그 문자 아래에 새로이 문자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난 여기 있어. 계속 당신 곁에 있어.'
 
 (중략)

 또 다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방금까지 테이블 위에 있었을 편지지가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카츠야였지만 얼른 편지지의 행방을 찾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다. 봉투는 그대로다.

 "혹시, 나에게 모든 것을 알릴 수가 없는 건가?" - 6장 P 229]

 

 여기 내용만 보면 무슨 괴현상이 일어난 거 같지만, 녹스 2조에 의거해 적어도 제 3자의 시점에선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 나오는 현상이 초자연적인 괴현상이 아니라면 저 저절로 써지는 듯한 글씨는 누군가가 어떤 식으로든 직접 글씨를 쓰고 있으며, 그 인물이 카츠야에게는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됩니다.

 

 그럼 다른 것은 차치하면 작중에서 카츠야에게 계속 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위에 나온 대목에서 글씨를 쓰고 있는 이는 대체 누구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난 아 군의 망상 속에서만 있는 존재. 아 군이 만나고 싶을 때 나타나, 아 군이 원하는 말을 하지. 하지만 아 군이 모르는 건 대답할 수 없어. - 5장 P 201]

 

 이 대목에서 지금까지 등장했었던 미야자키 히나타가 실제로는 카츠야의 망상이었음을 밝히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망상이 정말 단순한 망상, 환각일 뿐이냐는 것의 문제가 있습니다.

 

 [매장 내를 둘러보는 카츠야네를 향해 웨이트리스가 메뉴판을 들고 다가온다.

 "세 분이신가요?"
 "네?"

 카츠야는 무심코 되물었다. 수가 한 명이 더 많다.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히나타?"

 거기엔 어느샌가 히나타가 있었다. - 3장 P 98]

 

 ["말도 안 되는 소리, 네."
 "앗, 저 애 엄청나게 귀엽지?"
 "엇! 진짜 귀엽다."
 
 마치 적당한 때를 기다린 것 같은 타이밍에 저런 말이 들렸다. 페밀리 레스토랑 앞 인도를 고등학생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걸어가고 있었다.

 (중략)

 "사랑합니다-앗-!"

 카츠야의 반응에 안심한 것인지 건들건들한 이미지의 남학생이 히나타를 향해 양손을 흔든다. 히나타는 곤란한 얼굴로 카츠야의 도움을 구한다. - 3장 P 112]

 

 이런 대목들을 보면 카츠야가 보는 '미야자키 히나타'는 단순히 카츠야만의 환상은 아닙니다. 그 자신만의 환상이라면 다른 이들에겐 보이지 않아야 맞을 텐데, 히나타의 모습을 다른 이들도 분명하게 보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보면 분명 '미야자키 히나타'는 6년전에 살해당했었습니다. 그러므로 분명 위의 작중 대목 시점에서 존재할 리가 없습니다.

 

 물론 녹스 2조에 의해 사람 눈에 인식되는 유령과도 같은 괴현상이라던가는 존재할 수 없고, 녹스 8조와 9조에 의해 캐릭터의 주관묘사가 아닌 서술은 액면 그대로의 진실이라고 봐야 함으로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그러므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저 대목 부분에서 나오는 미야자키 히나타는 실제 본인은 아니지만 카츠야를 상대로 미야자키 히나타인 척 모종의 방법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카츠야가 이 정체모를 누군가를 미야자키 히나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어서 와, 네."

 집에 도착하자 히나타가 현관으로 마중 나왔다. 카츠야는 자신이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 6장 P 223]

 

 그리고 이 대목을 보면 '미야자키 히나타'로서 위장하고 있는 인물이 카츠야의 집 안에서 나왔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마중 나왔다.'라는 대목의 해석이 애매하긴 하지만, 이것이 마중나오면서 현관의 문을 열고 나왔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적어도 카츠야가 자각한 뒤에는 히나타로 위장한 누군가가 카츠야의 집안으로 드나드는 것이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히나타로 위장한 인물이 어떤 식으로 카츠야의 집에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것이 가능한 수단을 지녔다면, 그 인물이 집안에 카츠야 모르게 편지를 전해주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여기까지만으로 '편지를 전하는 누군가 = 미야자키 히나타를 연기하고 있는 인물'이 동일인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미야자키 히나타를 연기하고 있는 인물은 위에서 말한 6장까지 나오는 9명의 등장인물 중에서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카츠야가 속을 정도로 미야자키 히나타로 위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비슷한 나이대나 외견을 지닌 인물이 해야 맞을 것입니다. 그 점을 감안했을 때 9명 중 해당하는 이들은

 

 1) 우미사토 카츠야(우에가미 아키토)
 2) 야마 미도리(토오사카 호즈미)
 3) 아마가사 토헤이
 4) 토오사카 호즈미

 

 이렇게 4명 정도인데 야마 미도리는 토오사카 호즈미이며 범인이기 때문에 제외, 우미사토 카츠야 본인도 미야자키 히나타를 대면하고 있는 본인이기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그럼 소거법으로 아마가사 토헤이가 남는데 그러면 과연 아마가사 토헤이가 미야자키 히나타로 변장할 수 있느냐 하는 유무를 따져봐야 합니다.

 

 [녹스 10조 - 쌍둥이 또는 아주 닮은 사람을 등장시킬 경우 독자에게 충분히 그 가능성을 인지시켜야 한다.]

 

 그래서 책을 찾아보면 아마가사 토헤이가 미야자키 히나타로 변장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가 중성적인 외모라고는 하지만 그뿐일 뿐입니다.

 

 물론 미야자키 히나타와 아마가사 토헤이가 서로 닮았다는 식의 묘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가 변장술이 뛰어나다는 식의 묘사도 물론입니다.

 

 결국 9명의 등장인물 중 그 누구도 미야자키 히나타를 연기할 수 있는 인물이 없으며, 그렇기에 위장하고 있는 인물은 위의 9명 외의 별개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과연 그런 인물이 실제 존재할 수 있느냐, 그런 명확하게 등장한 인물들 외에 또 다른 인물이 존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나타내는 또 다른 단서가 있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

 

 ["미야자키 히나타. 내 딸이다. 놈에게 마구 찔려 결국 머리가 깨져서 죽었다! 토오사키 호즈미. 역시 놈에게 걸려 아직까지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았어!"

 미도리는 움찔, 움직임을 멈췄다. 천천히 남자를 돌아본다.

 "또 있다. 놈이 살인귀라는 증거는. 놈은 과거에 두 명의 인간을 죽였다. 너도, 네 어머니도 목숨이 위험해. 그놈에게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마라!" 
 "…시체가 둘에, 행방불명이 한 명입니까?"
 "아니, 틀리다. 시체가 하나, 행방불명도 한 명이다. 하지만 숫자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야." - 6장 P 225]

 

 위의 결론대로 야마 미도리가 범인이라고 치면, 본래 행방불명된 토오사키 호즈미는 그녀 본인이며, 그것을 제외하고서 시체가 2구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나츠히코의 말에 따르면 실제 시체는 1구, 미야자키 히나타의 것만이 발견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범인의 입장에선 존재해야 할 또 다른 시체, 살해당했어야 할 이가 실제로는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실제 살해당하기 직전이었을지는 몰라도 죽지는 않은 사람이 실제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가 존재한다면 6년전 사건의 가장 큰 당사자 중 하나이며 그렇기에 '카츠야에게 편지를 보내는 누군가'가 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편지를 보내는 누군가'도 위의 방식대로 소거법으로 정리해보면 아마가사 토헤이가 남지만

 

 [망막 뒤에 나타나는 단편적인 살인의 기억. 살해당했다는 건 머리가 짓이겨진 소녀에 대한 것이겠지. 또 다른 한 명은 행방불명이라고 한다. 목 졸라 죽였던 여자아이는 어느 쪽일까 생각했다. - 5장 187P]

 

 이 대목 이후부터 나온대로 카츠야는 히나타 외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이를 여자아이라고 인지하고 있으므로 명확히 남자라고 되어있는 아마가사 토헤이는 '편지를 보내고 있는 누군가'가 될 수 없습니다.

 

 이렇게 6장까지의 등장인물 9명 외에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6년전 사건에 관련이 있을 인물이 분명 한 명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입증되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9명 외 한 명만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편지는 보내는 인물'과 '미야자키 히나타로 위장한 인물'은 등장인물 9명 중 누구도 아니므로 그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 하나가 두 역활을 떠맡는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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