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갈미미입니다.
멀리 다녀오느라 꽤 오랜만에 접속, 글을 쓰게 되었는데...
....기억해주시는 분이 계실지... 흑. (ㅠ_ㅠ)
돌아와서 처음 잡고 읽게 된 책이 있었습니다.
임준후님의 <21세기 무인>이지요. 7권까지 나와있더군요.
고퓨전 란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잠시 읽어본 적이 있었지만, 계속 읽지는 않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뭐랄까.. 그 때는 퓨전소설에 별로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렇게 기억에서 멀어졌던 작품을 다시 손에 들게 된 계기는 바로 서점에서의 독특한 책 분류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책을 살까... 하면서 책장을 주~욱 훑어보는 제 시선에, '일반소설-전쟁소설'이라는 분류가 눈에 띄더라구요. 보통 <인간시장>류의 조폭소설, 남성소설이 꽃혀있는 그 서가에, <21세기 무인>이 있었습니다. 요즘 무협소설의 대세(?)인 비닐포장도 없이...
꽤 독특했습니다. 이우혁님과 이영도님의 소설을 제외하고, 무협과 환타지 소설로 기억했던 작품이 다른 서가로 분류되어 있는 모습이요. '뭔가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 걸까?' 는 생각이 연이어 들게되고, 제 손은 어느새 <21세기 무인> 1권을 꺼내들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참 길었군요. 어쨌든 저와 <21세기 무인>은 그렇게 만나게 되었고.. (-_-)
이제 감상을 적어야겠죠. 한마디로 꽤 묵직한... 그리고 검정색의.. 마치 느와르 풍의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아아, 이래서 남성소설로 분류가 되었구나..' 고 절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임한이 책방 주인에게 무공비급을 얻고 경찰이 되어 악의 조직과 맞서 싸우게 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줄거리를 감싸고 있는 소설의 과육(果肉)은 한 입 가득 두툼하면서도 알싸한 어른의 맛(?)을 가득 전해줍니다.
'퓨전'이라는 꼬리표를 달라면 못 달 것도 없겠지만, 그 꼬리표는 이 소설에 있어 별 의미를 주지 못합니다. 비록 무공이 등장하고 작품 속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와 비중 역시 높지만, 그것이 철저하게 소도구로써만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21세기 무인>을 빛나게 하는 요소는 무공이 아니라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남성소설, 혹은 기업소설, 혹은 조폭소설의 구조였습니다. 임준후님은 그 속에 무공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음으로써 기존의 무협소설과 남성소설의 경계에 위치한 작품을 만들어내신 거지요. 무공이라는 미끼로 저와같은 무협광을 남성소설계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
다만, 중간중간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하는 작가님의 민족적 가치관은 저를 꽤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죠. 많은 남성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민족주의적이고 약간은 국수주의적인 냄새가 그대로 배어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역시 <21세기 무인>의 장르적 구분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까 감히 상상해 봤습니다.
생각보다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솜씨에 첫 복귀기념 독서작(?)으로의 선택이 뿌듯했습니다. 지금 쏟아지는 가벼운 무협소설들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_^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