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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의 하늘, 설봉님의 '마야'

작성자
SanSan
작성
07.06.27 02:16
조회
2,967

작가명 : 설봉

작품명 : 마야 1-5권

출판사 : 청어람

설봉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무협 작가 중 한분이다.

과거에 설봉님의 사신, 너무너무 좋아했다.

좋아했다. 과거형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너무나 실망해서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엄청 벌려놓고,

뭔가 대단한 결론이 있을 거라는 분위기는

있는대로 풍겨놓고는 흐지부지 뭐가 먼지

알 수 없는 결말을 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싫어진 건 아니라, 계속 보긴 하지만. -_-

설봉님은 자기 스타일을 철저히 고집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일순 모순되어 보이지만, 사실 '변화' 자체가 설봉님의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일관되게 자기 색을 유지한다. 참 대단하다.

이번 작품 마야 역시 그런 작품이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소재를,

여전한 설봉님의 스타일로 표현하고 있다.

무공을 모르는 주인공, 무시무시한 적들,

살얼음판을 걷는 것보다 더한 위기들.

설봉님은 그 특유의 극도로 상세한

상황설정과 묘사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천재들간의 머리싸움이 끊없이 펼쳐지고,

바늘끝을 통과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 덮쳐온다.

그 와중에 마야가 있다.

게임으로 치자면, 레벨은 엄청 낮지만

지능 스탯은 극한까지 오른 놈.

무력은 없지만 버프, 디버프, 쫄쫄이에는 타고난 놈.

그런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무공을 모른다는 것은

무협에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독자들은 허약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용의 녹정기 정도가 이에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설봉님은 다른 식으로 이를 극복한다.

마야는 무공을 모르지만, 수많은 특수능력을 갖고 있다.

마령음, 환희마소, 만공심안, 적멸주 등등

이름만 들어도 뭔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방대한 지식, 엄청난 지혜,

누군가의 재능을 파악하고 길러주는 힘.

무공을 대체할 만한 많은 요소를 마야는 갖고 있다.

그리고 마야에게서 채울 수 없는

강함에 대한 욕구는 마야의 주변인물,

특히 네명의 여인들에게서 대신 해소할 수 있다.

금연화, 일령, 절혼마녀, 다담선자 네명의 여인은

마야 곁에서 그의 가르침을 받으며 점점 절정의 고수로 거듭난다.

이들의 발전과 활약은 충분히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볼 만한 것은,

겹겹이 중첩되어 일어나는 머리싸움이다.

음모자, 추적자, 살인자들과 마야의

머리싸움은 보는 이의 머리에도 쥐가 나게 한다.

그만큼 서로 엄청 머리를 쓰고,

서로를 속이고 기만하고 뒤통수를 쳐댄다.

한수 앞을 더 내다보고, 거기서 더 앞을 예측하며,

혹은 옆으로 뒤로 생각을 바꿔가며 끊임없이 지혜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거기에는 모두의 목숨이 걸려있다.

손에 땀을 쥐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머리 쓰는 책을 읽기가 힘들다.

생활이 피곤하기 때문에.

마야는 꽤나 글도 길고, 상황설명이 복잡다단하며,

신경써서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5권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의 흡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

이렇게 잘 나가다가, 또 '어라?' 하는 사이에

엉뚱한 결말을 내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그건 완결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고, 현재로서는 극히 만족스럽다.

그저 멸신구관인가 하는 데서 관문 다 통과하고는 끝,

이런 결말만 아니길 빈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9195655


Comment ' 10

  • 작성자
    Lv.61 꼬꼬넨네
    작성일
    07.06.27 02:41
    No. 1

    설봉님 무지 좋아하는 작가분 중 하나죠.
    다만 문제라면 몇몇 작품들이 용두사미라는거(....사자후 때의 충격이란 훗=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27 02:48
    No. 2

    전 사신 때, 결말 보고 사신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_-
    군대서 고참들한테 사신 그렇게 재밌다고 추천하다가
    마지막편 본 고참들 눈빛... 아 잊혀지지 않는군여.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鐵掌水上飄
    작성일
    07.06.27 04:31
    No. 3

    방금 마야 6권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네요. 단지 내용이 너무 길어서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멸신구관중 절반 통과하는데, 한권이니 ..나머지 통과도 한권이 될려나..어서 마야가 몸 고치고, 대활약 하는 모습이 보고 싶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27 09:32
    No. 4

    아 6권이 나왔군요.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보통은 그렇게 기대하죠. 독자들은.
    멸신구관 통과하고 나면 몸 고치고 대활약하겠구나, 정말 보고싶다....

    근데 이제까지의 설봉님식 결말이라면,
    멸신구관 다 통과하는 도중에 나올 애들 나오고
    각 관문마다 1권씩 배정하고
    (후4관과 중일관인가 그건 차원이 다르다고 하니..)
    관문 끝에서 작품도 끝나는... 아름다운 결말이 날지도 모르죠.
    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건 좀 아닐 듯 ㅜ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神색황魔
    작성일
    07.06.27 10:01
    No. 5

    ㄷㄷㄷ.....6권마지막이..3관 끝자락...ㄷㄷㄷㄷ -0-1관부터 3관끝자락까지 갔다는 소리인데~~~멸신구관으로....대략 2-3권은 가실듯...냐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흰여우
    작성일
    07.06.27 12:24
    No. 6

    하아 진짜 사신 사자후 읽다고 마지막에 욕이 나올라 캤죠 ...
    무슨 토끼도 아니고 초반에는 포스가 철철 넘치다가 후반부만 되면 뭔 이건 어영부영 대충대충 = ㅅ= 에휴 마야는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ㅋㅔㅆ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雪風1st
    작성일
    07.06.27 13:21
    No. 7

    4번의 SanSan 님 댓글처럼 끝난다면 데뷔작부터 열독해온 독자지만 다시는 설봉님 글을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응고롱고로
    작성일
    07.06.27 18:01
    No. 8

    저도 제발~~
    이번엔 출판사가 인내심을 가지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철구형2
    작성일
    07.06.28 17:14
    No. 9

    글이 뒷심이 달리는 분... 출판사 사정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야승
    작성일
    07.06.29 15:34
    No. 10

    설봉님 작품은 처음 중간 모두 완벽하고 몰입력 장난아니죠
    하지만 마지막에 허무하다는것 대충마무리짓는것 같은
    마무리는 좋았어면 싶습니다 마야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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