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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SanSan
작성
07.06.29 12:56
조회
2,363

작가명 : 방수윤

작품명 : 허부대공 1-2권

출판사 : 삼양출판사

잘 쓴 글이다.

그렇게 느꼈다. 읽기 편하니까.

단순하지 않은 내용인데도 머리 속에 잘 들어오니까.

주인공은 가족 매니아다.

'가족'에 대해 절대적 가치를 부여한다.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하고,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주려 한다.

가족이 되는 데 자격요건은 없나보다.

정략결혼 비슷하게 얼굴 한번 못보고

결혼하게 된 아내도 가족이며,

그 아내의 배다른 자매와 계모조차 가족이며,

자기 의지는 1%도 포함되지 않은 채

선발된 대공위사대도 가족으로 삼는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정말 소중해서 가족인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 자체, 그 울타리 자체가 소중한 것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이 아니라,

가족이니까 사랑한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와 결혼한게 아니라,

결혼했으니까 널 사랑한다.

도대체 여기에 무슨 정이 있고, 사랑이 있나.

아무 의미도 없다.

가족이란 이름에 가치를 부여하고,

가족이란 테두리를 치고,

그 안에서 가족 놀이를 하는 것 뿐이다.

주인공의 과거를 보자면 그럴 만도 하다.

'가족'이란 울타리를 동경하고, 절대시하는

그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이해도 된다.

그러나 공감은 못하겠다. 전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재밌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가족에, 정에, 유대감에, 울타리에 굶주려 있는지도 모른다.

대공위사대의 떨거지들, 구소희의 자매들, 그 계모.

모두 가까인 이들에게 버림받거나 내쳐진 자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주인공이 제공하는 가족이란 울타리는 따뜻하겠지.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겠지만,

주인공 주변에는 그런 인물들이 많고,

마침 주인공은 가족 매니아다. 좋은 궁합이다.

솔직히 이들간의 감정이, 특히 주인공쪽의 감정이

매우 피상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도

대공위사대가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가는 과정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신풍검 능소는 베스트 캐릭터다.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에게, 그들이 기존에 겪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인간관계를 제공한다. 즉, 가족으로써 대한다.

이로써 이야기가 점점 진행이 되어간다.

죽어라고 가족을 더 늘려가는 이야기가 될지,

혹은 이제부터는 (명목상) 가장 가까운 가족이랄 수 있는

아내 구소희와의 관계에 집중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허부대공은 설봉님의 마야와는 다른 의미로 주인공이 약하다.

무공을 모르고, 내공을 쌓을 수 없으니까.

마야의 경우 다양한 특수능력과 뛰어난 지혜로 이를 극복했다면

허부대공은 역시 뛰어난 지혜와 주인공의 성품,

각종 기연으로 극복한다.

아직 2권에서는 밝혀진 부분이 적어서,

앞으로의 진행을 주목해 봐야겠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의 진행이 어떻게 될지

뻔하다고 하시던데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허부대공의 앞길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구소희와의 관계가 중심이 될 가능성은 크지만,

어떤 관계를 구축할진 알 수 없다.

방수윤님이 가진 이야기꾼의 재능을 믿어봤으면 한다.

이 감상은 그저 감상이며 아직 추천은 아니다.

2권까지 읽은 바로는 아 재밌다, 기대된다, 정도다.

명작이 될지 범작이 될지는 완결이 나 봐야 알겠지.

어쨌든 큰 기대를 걸어봄직한 글이었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9269478


Comment ' 12

  • 작성자
    검심
    작성일
    07.06.29 13:06
    No. 1

    저도 산산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인공의 자라온 배경, 처지등을 보면 이해는 갑니다.
    그런데, 가슴으로 공감은 못 하겠더군요.
    너무 거기에 억매인다고나 할까.
    하긴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저 같은 사람이 완전히 공감한다는
    것도 이상하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4 10140
    작성일
    07.06.29 13:12
    No. 2

    글쎄요.. "가족"이라는 면에서 보면 작가분께서 글을 잘 쓰셔서 그런지, 제가 몰입해서 읽어서 그런지 주인공의 행동이 이해되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29 13:16
    No. 3

    10140님//

    '이해'는 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은 있죠.
    다만 제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는 거죠.

    그걸 사랑, 애정, 가족애라 불러야 할지
    트라우마로 인한 강박관념이라 불러야 할지.
    저는 후자로 보이네요.
    실제로 작가분도 그런 식으로 표현해 놓은 걸로 아는데요.

    예를 들어놨지요.
    너를 사랑하니까 결혼한게 아니라,
    결혼했으니 너를 사랑한다.
    사랑도 하고 있고 결혼도 했으니 뭐 같다면 같지만,
    둘의 의미가 같나요? 같게 느껴지시면 뭐 어쩔 수 없지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3 얼음꽃
    작성일
    07.06.29 13:48
    No. 4

    ...무림판 로설..이라니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미련한未練
    작성일
    07.06.29 13:55
    No. 5

    흠..전 주인공이 가족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하기 때문이죠.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하기에 자신이 가족이라 여긴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 아닐까요..?
    주인공에게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주인공 이름이 생각나지는 않지만..(ㅡㅡ), 그로선 억지이든 핑계이든, 가족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29 13:58
    No. 6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부운의 저런 가족관이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니랍니다.

    그냥 공감이 안된다는 거지요. '가족애'라는 생각은 안드는 것 뿐.
    부운의 가족은 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 필요에 의해 애정을 퍼붓는 그런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오히려 전 이런 뒤틀린(-_-) 관념 싫어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절망했....
    작성일
    07.06.29 17:12
    No. 7

    ....저기서 나오는건 가족애(愛)가 아니죠.

    단지 집착일뿐

    엄연히 다른 두가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5 필독주자
    작성일
    07.06.29 17:38
    No. 8

    주인공에게 전혀 심적 공감이 안된다는 부분에 동감합니다.
    제가보기에도 가족이란 트라우마에 빠진 이해안가는 가족에대한
    맹목적인 충성이란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아무리 가족에대한 애틋함이 있고 추억이 있다하더라고
    부운은 제가 보기에 전혀 가족같지 않은..보통사람이 보기에도
    전혀 저게무슨 남편과 아내사이야...라고 할 정도의 가족관계에
    아무 의미없이 무조건적인 집착을 보여줄 뿐인것 같습니다.

    이상 어디까지나 글을 읽은 개인적인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29 18:18
    No. 9

    음;; 이거 감상을 다시 쓰던가 해야겠군요.

    부운의 가족애는 일그러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가
    결론이었는데 -_-

    리뷰로그 올리는 용도로 대충 썼더니 이거 뭔가 오해가 ... ;;;
    전 그런 가족애가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나쁘다곤 보지 않습니다.

    로맨스소설에 올바른 사랑만 나오는 게 아니고,
    탐정물에 정의의 탐정만 나오는 것도 아니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so***
    작성일
    07.06.29 21:49
    No. 10

    맞습니다. 그리고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흰여우
    작성일
    07.06.30 21:30
    No. 11

    지금까지 로맨스 소설을 10년여 읽어왔지만 저런걸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는 좀 그러다고 생각하네요 -_-;; 저건 단지 가족애에 굼주린 광기어린 머리좋은 숯쟁이의 광적인 이야기라고 평하는게 낳을듯해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06.30 23:04
    No. 12

    예로 든거 뿐이지 로맨스라 한건 아니랍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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