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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1 자쿠
작성
13.02.24 06:58
조회
3,683

유방

 

권인용 옮김                                                            
 이산 출판
2007년 06월 15일 출간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유방은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원래 항우와 유방을 비교하는 책이 많이 있지만 왠지 일본인이 유방의 평전을 쓰면 재미있을것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바 료타로의 항우와 유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책은 유방이라는 인물의 성장을 임협 즉 무법자를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서 임협을 무법자라고 얘기하였지만 당시는 거의 법이 없던 시대이기도 하였기에 무법자라고 말해도 의미가 맞지 않을수 밖에 없다. 전국시대말 진의 통일 시기에 과거의 체제가 전복되고 사회가 혼란한 상황이었다. 이때 진제국은 자신의 체제인 통일적이고 일방적인 군국체제를 유지하려고 하였고 이는 곧 중국대륙 모두의 반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자가 유방이다. 유방은 임협적 인물로서 난세의 분위기가 이러한 임협적 무법자들의 체제를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것이다. 여기에서 유방을 후원한것은 관료체제에 속해있던 소하, 조참 그리고 반 진적 가문이 여씨 일가 였으며 봉기이후  반체제 테러리스트의 우두머리 중 하나였던 장량이 유방의 체제에 가세하였다. 그결과 유방은 자신의 향촌 임협조직의 우두머리에서 황제로 전환 되었으며 그를 따르는 무리 역시 제국의 장군과 관료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한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이책은 기본적으로 사기를 중심으로 해서 고대 중국의 사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것을 신뢰하지 않고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지으며 사료를 바고 있다. 즉 그 오랜기관 동안 권력과 이상이 사료를 훼손했다는 말이다. 
 
그결과 이책은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들어갔으며 그 상상력은 어떤때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관념을 넘어 더 디테일하게 당시를 보여주고 있다. 홍문의 연회가 연회가 아니라 항복의 의식이었다고는것 여씨일가가 유방에게 충성하는 이유, 한신의 몰락 이유를 저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떻게 보면 사료를 부정하면서 이루어 낼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사료보다 역사소설을 더 중시하는 모습도 보인다.(물론 시바 료타로의 항우와 유방은 정말 재미있는 역사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문열의 초한지를 더 좋게 생각하지만)
 
하지만 그러면서 주제 넘게 중국인의 역사의식과 문화 그리고 현대 중국인의 문화까지 말하는 것은 너무 오만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작가는 일필휘지로 책을 쓰면서 말한것이지만 문맥에 맞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중국인이 쓴 한고조 평전이 너무 재미없으며 너무 경직되었는 것에 비교하면 이책은 재미있으며 유연하고 또한 디테일 하다. 무엇보다도 역사책이 고리타분하면 세상 어떤것보다도 고리타분하다. 작가는 그런면에서 중국인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가 맞든 틀리든 다하지만 그것을 큰틀에서 보며는 닫혀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일본의 역사서술은 어떤가? 일본의 역사 서술을 읽다 보면 왠지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가 느껴진다.(이것은 일본 역사서술이 뻥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재미있다는 얘기이다.) 역사책을 읽으면서 진짜 그랬을까? 아니면 사실이 그렇지 않단 말인가? 이러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무엇보다도 다른각도로 여러가지 역사를 볼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것은 어쩌면 일본이 역사의 변방에 위치한 국가이기에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Comment ' 10

  • 작성자
    Personacon 시디
    작성일
    13.02.24 22:30
    No. 1

    초한지같은거 보면 유방은 운이 참 좋았죠 항우가 조금만 더 신중했다거나 성격이 온건하기만 했어도 역사가 바뀌었을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물달개비
    작성일
    13.02.24 22:50
    No. 2

    유방이 운이 좋았다기 보다는 항우가 희대의 ㅄ이였죠. 오죽하면 항우가 저지른 실수중 하나만 하지 않았어도 유방의 승리는 불가능했다할정도였겠습니다. 진짜 망하려고 작당하고해도 항우만큼 하기 힘들 정도로 막장이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Trouble
    작성일
    13.02.25 01:19
    No. 3

    항우의 실책이야 너무나도 많지만.. 그중 하나는 본인이 너무나 뛰어난 사람이라 주변 부하들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죠. 유방은 한신,팽월,경포 등 많은 부하들에게 일군을 거느리게 해주었고 부하들은 그에 보답했는데.. 항우는 본인이 스스로 이끈 전쟁에서는 모두 이겼지만.. 중국 대륙을 본인 혼자 모두 제패할수는 없는 노릇인데.. 여기 이기면 저쪽이 뚫리고 다시 가서 이겨놓으면 또 반대쪽이 뚫리고.. 전투에서는 이기지만 결국 전쟁에서는 밀리게 되어버렸죠. 결국 사면초가가 되어버리니 천하의 항우라도 이길수 없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Trouble
    작성일
    13.02.25 01:23
    No. 4

    그나마 항우가 믿었던 사람이 범아부뿐인데. 범증마저도 결국 포기해버렸죠. 항우는 결국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한다. 이미 자기가 하고 싶은건 결정되어져 있고.. 범증의 말이 자기 뜻과 같으면 따르고, 자기 뜻과 다르면 기어코 자기맘대로 처리했으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Trouble
    작성일
    13.02.25 01:29
    No. 5

    반면 유방은 확실히 주변의 말을 잘 듣습니다. 한신에게 대장군의 자리를 줄때도 본인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으나 소하의 의견에 따라 주고.. 한신이 나중에 유방의 충신인 역이기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제나라를 함락시키고 유방이 항우에게 맹공 당할때.. 미적거리면서 제나라 왕자리를 달라고하는데.. 항우같았으면 단숨에 쳐들어가 목을 쳐버릴일이었지만.. 신하들의 조언에 따라 한신에게 기꺼이 제왕의 자리를 줍니다. 왕 자리에 오른 한신은 반란 따위는 생각도 안하게 되고 바로 유방을 도와주게되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홍차호
    작성일
    13.03.02 05:25
    No. 6

    저는 역사소설만 봐서 정사를 논할 주제는 못되지만 결국은 유방이나 항우나 별다를바 없는 것 같아요. 믿지 못하는 것에서는.. 결론적으로 항우가 사라지자 공신들을 다 숙청당했습니다. 장량은 고향으로 돌아갔고 한신은 반란을 일으켰다가 죽었죠. 결국은 유방도 유씨일족으로 채웠습니다. 항우가 자기 혈족을 중요시한것은 항우의 힘이 그만큼 컸고 더 큰 세력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세력이 달리는 유방의 경우는 찬물 뜨거운 물 가릴 수가 없었구요.

    오히려 유방을 죽일기회가 있었던 항우야말로 대단한 믿음(?)을 보인거죠.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홍차호
    작성일
    13.03.02 05:30
    No. 7

    한신을 죽이지 않고 제왕의 자리를 준 것은 유방이 덕이 있다기보다는 능력이 안돼서였다고 생각합니다. 한신을 죽일 능력이 안돼니까 그냥 한신이 원한대로 해준 것일 뿐.. 나중에 한신한테 충분히 다 갚아주죠.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자쿠
    작성일
    13.02.25 12:38
    No. 8

    인물 중심적 사관의 결과로서는 그렇고 제도사적으로 보면 춘추전국시대 귀족사회의 복원이 항우의 주요 목표라고 할수도 있으며 그러한 면에서 유방이 더욱 진제국의 법가적 체제를 받아 들였으면 군국주의와 분권주의를 조화시켰다고 할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유방은 정치가였으며 항우는 장군에 불과하였습니다. 누가 ㅄ이고 아니고 하기 보다는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유물론 역시 역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좋은 방식이지요. 동양사관에서는 그것이 부족하고 일본쪽이 문화사나 생활사 쪽에서는 더 괜찮았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아라짓
    작성일
    13.02.26 22:07
    No. 9

    초한지를 보면 유방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꿰뚫어 보는 눈이 탁월 했던것 같습니다.
    항우는 뛰어나지만 스스로의 격에 취해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보이고요.
    그 차이가 승패를 가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투실투실
    작성일
    13.03.07 02:20
    No. 10

    지난결과 가지고 만약에 어쩌고 하는건 지난주 로또결과보고 아 일주일전에 저번호로 삿음 때부자되는건데 그것도 못하냐 ㅄ이다 라는거랑 같아보입니다.
    과거는 누구나 아는것이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것인데. 우리가 과거를안다고 미래를 모르는 항우를 ㅄ이라고 할순 없는거죠.
    범증말을 안들은 항우가 ㅄ이라면~ 지금 여러분들은 부모님이 바른길 좋은길 성공할수있는로 가라고 분명하셧을건데 그길을 한치의 오차도없이 잘따르셧나요 ㅎㅎ 그러니 역사는 그냥 역사로~ 생각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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