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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교육학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3.04.16 10:41
조회
2,620

영화로만나는교육학.jpg

제목 : 영화로 만나는 교육학-교사 그리고 인격적 만남의 교육, 2001

지음 : 정영근

펴냄 : 문음사

작성 : 2013.04.12.

 

 

“우리는 어떤 환상을 품고 있는가?”

-즉흥 감상-

 

 

  일반적으로는 쌓아두고 있는 책과 영화가 많아, 추천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합니다. 단순히 추천만을 받게 되면 만남을 기약할 수 없어, 대부분 ‘망각의 창고’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었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수업에 있어서는 추천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교사가 되었다가 ‘교사란 무엇인가?’ 대해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제1장: 교사-“홀랜드 오퍼스”], 엄격한 규율 속에서 운영되고 있던 명문남고에 등장한 선생님…보다는 학생에 초점을 맞춰야하지 않겠다는 [제2장: 학생-“죽은 시인의 사회”],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학교현실과 진정한 목적을 상실한 체 최고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고찰인 [제3장: 학교-“여고괴담”, “짱”], 획일화된 교육현장의 고발은 담은 충격적인 뮤직비디오 [제4장: 사회와 인간-“벽”], 지행합일과 진정한 자유에 대한 휴먼드라마인 [제5장: 개성과 인격교육-“굳 윌 헌팅”]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이론과 생각들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논문’이라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만나본 이후로 오랜만에 즐겁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교육과 관련된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께 특히나 좋은 지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리뷰를 읽지 않는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는데요. 가급적이면 목록에 있는 영화를 먼저 만나신 다음, 주관적인 입장을 새우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여고괴담 시리즈’와 ‘벽’, ‘굳 윌 헌팅’은 그래도 추억의 명작으로 실재 맛을 본적이 있다 보니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군!’할 수 있었지만, 다른 작품들은 제목부터 처음 접했거나 안 봐도 비디오와 같은 파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단편적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완성된 정보와 이론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의 심각성을 예전에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말이 길어질 거 같아 줄입니다.

 

 

  교사, 학생, 학교, 사회와 인간 그리고 개성과 인격 교육. 저자는 영화를 빗대어 다섯 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생각은 어떨까요? 물론 책에서 언급하는 영화를 다 보고 제 생각을 펼치는 것도 좋겠지만, 대여점도 많이 사라져버렸고 ‘굿 다운로더’를 실천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교사’에 대한 것은,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 2000’에서 발견한 인상적인 구절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아이들한테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나한테 아이들이 필요해’라는 것인데요. 보통 가까운 이들에게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들어보면 ‘나’가 중심이 되어 어떻게 해보겠다는 답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고객이 없으면 회사가 존재할 수 없듯. 함께하는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인데요. 교사 한 사람당 맡게 되는 학생 수에 대한 피곤함을 말하기 이전에, 공동체로서 어우러지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봐야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학생’에 대한 것은 ‘학생이면 학생답게 굴어라’라는 말로 생각해볼까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학생다움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학창시절의 기억을 뒤져보면 ‘군사부일체’라고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면서 일종의 ‘복종의 의미’라고 찾아볼 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사교육 열풍과 함께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너진다’는 부정적 의미보다는 학생과 교사의 ‘계급적 격차의 줄어둠’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사용하여, 상부상조하기 위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받아들여보고 싶어지는군요. 적법소년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듯. 그에 맞는 가치기준에 대한 고정관념에도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학교’에 대한 것은, 글쎄요. 별로 좋은 기억이 없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교복을 입을 때마다 죄수복을 입는 기분이었고, 학교에 들어설 때마다 감옥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던지라. 하루라도 빨리 졸업을 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요. 좋게 말해 소속감이지, 사회에 나가면 하기 싫어도 하게 되는 경험을 왜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시절부터 경험하게 해야만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잃어버린 학창시절’이라 이름표를 붙여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타임머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시간의 탄성’이라는 규칙을 존중하는 이상, 과거는 그 자체로 인정하고 더 좋은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각뿐이군요.

  ‘사회와 인간’에 대해서는, 아마도 대학생이었고 교직과목을 들으면서였을 것입니다. 이번 책에서도 언급되는 ‘핑크 플로이드의 벽 Pink Floyd: The Wall, 1982’을 만나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덕분에 그동안 ‘망각의 창고’에 집어넣었던 ‘꿈의 상자’를 발견해볼 수 있었지 않나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라는 영화를 통해 ‘사회라는 시스템의 좀비’라는 개념을 얻어 볼 수 있었는데요. 인간이기에 사회와 떨어질 순 없다고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의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발판일 뿐이지 속박되기 위한 도구로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지 않나 합니다.

  ‘개성과 인격 교육’에 대한 것은 ‘다양성의 존중’으로 말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부분은 예전에 인상적으로 만난 작품이 있었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내용을 적어보면 어떤 ‘위험한 비밀’을 품고 숨어버린 본체를 찾기 위해 복제인간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 또한 별도의 인격을 지닌 지성체임을 알게 된다는 것인데요. 질풍노도의 시간 속에서 자칫 상실하기 쉬운 자아를 확인하기 위한 여정으로서의 교육이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의 시점에서는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지만, 졸업식 날 선생님으로부터 ‘미안하다.’라는 말을 듣기위해 학교에 다녔던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적다보니 책에 대한 것보다 사적인 이야기가 길어진 듯 합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에 써진 글을 읽으며, 그동안 현실이 얼마나 바뀌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데 개인적인 응어리를 풀어보는 것도 좋지만, 이번 책을 한번 만나보시는 것도 적극 추천해봅니다. 말주변이 부족한 저의 감상문을 읽는 것보다, 논리적으로 진지한 고찰이 알차게 펼쳐지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덤. 교육과 관련하여 더 추천해주시고 싶은 영화나 책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그것이 환상일지라도, 지금의 현실이 안고 있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침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TEXT No.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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