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신경숙
작품명 : 엄마를 부탁해
출판사 : 창비
우리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소설을 읽는 며칠동안 그 생각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우리는 엄마를 엄마로밖에 보지 못했다.
엄마에게도 나같은 소녀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하지 못한다.
왜? 엄마는 우리에게, 나에게 그저 처음부터 엄마였기 때문에.
엄마는 2남 2녀의 어머니이자, 아빠의 부인이었으며, 한 여인이었다.
너는... 엄마를 잃어버렸다.
소설에서의 너는 장녀가 되기도 하고, 장남이 되기도 하고, 남편이 되기도 한다.
너는... 이라고 말하는 그 어투는 마치 소설을 읽고 있는 내게와 이야기 하듯 선명하다. 그것은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깨달게 해준다.
엄마를 잃어버렸다.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아버지와 함께 서울로 올라온 엄마를 잃어버린 것이다.
처음에 가족들은 서로 싸우기 바쁘다.
왜 서로 그날 부모님을 마중하러 가지 않았는지 서로 탓하기만 한다.
엄마가 사라지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그들은 현실을 직시한다.
경찰에 신고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서울역이며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나누어준다.
'우리 엄마예요. 꼭 좀 봐주세요.'
너는... 엄마를 생각한다.
이제까지 엄마가 그저 엄마이기에 했을거라 생각했던 모든 일들, 네가 엄마에게 짜증을 냈던 일들...
엄마에 대한 기억이 이리도 많을거라고는 예상치 못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그제야...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은 서로 자신의 탓을 하며 반성을 한다. 문득문득 엄마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는 그 자리는 그들이 서울에 올라와 자리를 잡기까지 옮겨다니며 머물렀던 곳이다.
엄마는 상처난 발에 파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그 말에 부정하지만 목격자들은 그렇게 말한다.
읽는 내내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엄마는 소설의 너의 엄마처럼 시골집에서 살지도 않고, 나이가 많으신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이야기 속에 엄마는 엄마다.
어떤 다른 곳에 다른 환경 속에 있더라도 엄마는 엄마이고, 자식을 생각하는 그 마음만은 한결같기에 나는 소설속 너의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줄곧 뜨거워진 두눈을 단속하기 바빴다.
나는 소설속 너의 엄마가 돌아오길 바랐지만 소설속 너와 너의 가족들은 그저 일상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엄마가 사라진지 9개월이 지났는데도 엄마에 대한 흔적도 찾지 못한채로 그렇게 체념하며 마음속에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은 작가가 완전한 행복을 느낄 때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만 이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안타까워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썼다고. 하지만 상반되게도 이 글에서 엄마는 온갖 힘든 일을 겪는다.
그것은... 소설을 읽은 이들에게 엄마와 함께 하는 행복을 깨달게 해주려 함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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