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윤현승
작품명 : 하얀늑대들
출판사 : 파피루스
다른 책 읽고 감상해 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요즘은 책 보고 감상하기도 귀찮아서 안하고 있던 참인데... 그만큼 제가 이번에 읽은 하얀늑대들이 재미있었다는 거겠죠?
하얀늑대들이라는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이 추천을 해줘서 책방에서 빌린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판타지 소설들은 너무 흔한 얘기들 밖에 없는 것 같아서 무협 쪽으로 취향을 돌린 지가 꽤나 됐는데 사람들이 하도 하얀늑대들을 보며 찬사를 금치 못해서 과연 어떤 소설이길래 사람들이 모두 저럴까 하는 마음으로 빌려보았습니다.
솔직히 처음 하얀늑대들 1권을 읽었을 때는 그저 '재밌네.' 라는 흔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약하다는 점과 말빨로 위기 상황을 모면해 나가는 얘기는 판타지를 자주 읽어보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아니, 판타지에만 국한할께 아니라 무협소설을 많이 읽어 보신 분들은 조금 지루하다고 느끼실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합니다. 무협소설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주인공이 무척 강한 자로 나오니까요.
처음 하얀늑대들을 읽게 되면 약간 어색한 부분들을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주인공이 위험해 처하게 되면 저도 모르게 아버지의 말투를 따라한다는 것도 약간 이상한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흠.. 글로 표현하기에는 약간 애매모호한 점이 있지만 처음 제가 느꼈을때는 솔직히 너무 어색했습니다.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침착해지고 말투도 위엄있게 변한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말을 더듬고 덜덜 떠는게 보통인데 갑자기 말투가 변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기 그 이전에 소설에 서장부분에서 주인공을 너무도 평범한 청년으로 묘사해 놨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받아들이기가 약간 힘듭니다.
저는 하얀늑대들에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안드는 부분입니다. 그후부터는 정말로 흠 잡기도 어려운 글이 이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옥의 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하얀늑대들에 대해 설명(;;;; 감상..)을 하자면 먼저 작가의 엄청난 발상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판타지나 무협소설의 거의 대부분은(제가 대부분이라고 말한 이유는 제가 알지 못하는 다른 소설이 하얀늑대들과 같이 주인공이 약한 소설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드레곤 레이디는 제외 입니다. 드래곤 레이디도 나중에 가면 주인공이 강해지긴 하니까요. 물론 검 때문이긴 하지만...) 주인공에게 엄청난 것들을 부어넣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판타지 소설을 보면 모든 주인공이 검 천재이며
마법을 쓰는 주인공은 엄청난 대마법사. 그것도 나이도 어린.... 하얀늑대들은 그런 세계관을 뿌리채 뽑아냈습니다. 12권을 모두 읽어보시면 전투능력이 거의 제로에 해당하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12권을 통틀어 단 한명의 사상자만 낸 주인공은 아마 보기 힘들 겁니다(물론, 이런 책들은 많이 있습니다. 아주 강한 주인공이 살생을 원치 않아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는.. 그런 류의 소설 말입니다)
저는 그점에서 윤현승 작가님을 아주 높게 판단합니다. 주인공이 약하지만 재밌는 소설. 말빨 밖에 없는 주인공 때문에 얘기가 한정되어 지루해져 버릴 수 있는 부분을 모두 깔끔히 해결해 버린 엄청난 필력!
물론, 사람들의 각기 다른 취향들이 있기 때문에 저에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꽤나 많으실 겁니다. 주인공이 검으로 삶을 해쳐나가는 책을 읽으면서 통쾌함을 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작가의 코믹성을 드런낸 책을 읽으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하얀늑대들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멋지게 일을 해결해 나가는 소설들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만약 2년 전에 하얀늑대들을 읽었다면 아마 1권도 채 다 읽지 않고 책방에 반납해 버렸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읽어본 저는 하얀늑대들의 진면목을 이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윤현승 작가님의 필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꾸벅(__)
저는 처음 하얀늑대들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이상의 우려를 품고 읽었습니다. 이런 류의 소설들은 대부분이 나중에 가면 주인공이 강해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또 그런 길로 빠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또, 얘기를 풀어나가면서 말빨로 상황을 전개하다 보면 전반적으로 얘기가 유치하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하얀늑대들은 저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룬의아이들처럼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문장력은 보지 못했지만 전체적인 얘기를 꾸며나가는 하얀늑대들의 진행 방식은 나중에야 입을 쩍 벌리며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탄을 하게 됩니다{이것도 물론 제 개인적인 증상(;;) 입니다. 하지만 하얀늑대들을 12권까지 다 읽어보신 분이라면 어느정도 동조를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얀늑대들의 우수성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마다 아주 뚜렷한 개성을 품게 만들어 책에 나오는 대화문장 만으로도 '아~ 이건 누구누구가 한 말이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자칫하면 암울해 질수 있는 글 전체의 분위기를 적당한 선으로 코믹을 부여시켰고, 주인공한테서 오는 박진감은 느낄 수 없었지만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상황전개 방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권한권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하얀늑대들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개성없는 판타지 소설에 비하면 군계일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떤 분들께서는 '그저 지루하기만 했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건 개인적인 취향이니 뭐라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하얀늑대들이 내용은 좋으면서 내용과는 달리 서점에서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도 그 이유 때문 일것입니다(저희 동네에는 책방이 세군데나 있는데 아직도 하얀늑대들이 한 군데 밖에는 없습니다...). 판타지가 십대들에게 국한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략 60% 이상이(주관적인 퍼센테이지...;;) 십대이기 때문에 십대들이 보기에는 하얀늑대들 만큼이나 지루한 것은 드물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아주 안타깝습니다. 하얀늑대들 같은 대작이 겨우 동네서점에서도 찬밥신세를 당한다는게 무척 속상합니다. 요즘 판타지소설의 수준이 조금만더 높았다면 하얀늑대들이 더 뜰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까지 자기 생각만 주절된 건형이었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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