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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9 낙시하
작성
18.05.17 00:32
조회
2,391

제목 : 멸망한 세계의 사냥꾼

작가 : 글쟁이S

출판사 : 문피아


처음에 추천을 받고 이 책을 읽었을 떄는 초반 부분이 연재 될 쯤이었습니다. 

마음에 들었지만 회 당으로 보기보다는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게 몰아서 보는게 좋을거 같아 묵혀뒀습니다.
그러다 완결났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작가 후기를 읽게 되었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문장이 되게 좋더군요.

후기에서조차 이런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라면 소설은 얼마나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할까. 
이런 생각이 절 전권구매의 버튼을 누르게 했습니다.

완벽한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람필이 강해져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였기에 낯섦을 느꼈고, 
부르츠 할리파 에피소드의 중간부분, 그리고 직후에 이어지는 워그레이브즈의 전쟁씬에서 약간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관측가능한 우주를 넘기 휘해 우주선을 타는 과정은 애초에 결말을 그렇게 짜놓았기 때문에 스토리를 진행하는 작위적인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멸세사는 정말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설정, 스토리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소설은 글을 읽은지 꽤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계속 여운이 남아 소설에 대한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순간의 즐거움 만을 주는게 아닌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스토리야 읽으신 분들은 잘 아실텥고 전 제 나름의 해석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사랑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감명 받은 부분 중 하나는 주제의식 이었습니다.
작가 후기에 언급된 주제들로는 공감과 죄 슬픔 그리고 사랑이 있었지만 제가 가장 감명 받은 주제는 사랑이었습니다.

소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람필프레이나 소서란초율 같은 연인들의 사랑
아이라(괴물에게 공감했던 마녀)의 진을 향한 비정상적인 사랑이라던지 에이디안이나 애쉬파일의 진을 향한 사랑이라던지.

그 중에서도 메인은 역시 진과 레오나겠죠. 
진과 레오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현실이라면, 멸망 이전의 세계라면 지탄받을 사이죠. (진 나이는 200살. 레오나 나이는 처음 등장 시점에서는 10대초반으로 추측)
그러나 소설의 배경은 멸망한 세계 입니다. 
이 작품은 세기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성적인 묘사를 배제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도적인 장치를 통해 진과 레오나의 사이를 순수하게(감정으로만) 사랑하는 사이로 보이게끔 합니다.

사실 멸망 이전의 윤리관은 생각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멸망한 세계에서는 힘이 모든 걸 정당화하고, 그들은 강자니까요.
나이는 많지만 감정적인 측면에서 성숙하지 못할 떄도 있는 소년같은 진과. 어린애가 어린애일 수 없는 세상에서 (나이는 소녀지만) 이미 어른이 된 레오나의 사랑은 꽤나 잘 어울립니다.

마녀의 도움을 통해 공감의 능력을 얻고도 100년이 지나서야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게 된 진에게 눈 앞에 나타난 마녀인 레오나는 운명이었습니다. 
레오나는 진을 사랑하기에 보호받기보다 대등해지고 싶어했으며
진은 레오나를 사랑했기에 파국을 예상하면서도 4억년의 영원에 레오나와 함께하기를 원했습니다.
이런 둘의 사랑이 가장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두번째는 등장인물들과 결말입니다.
멸망한 세계는 과거의 규칙이 무너진 세계입니다.
기존의 규칙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봐도 되겠죠.
작가는 이러한 세계를 기존의 역할Role에서 벗어난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강의 무력집단의 수장이나 최악의 무력집단의 수장에 여자를 내세움으로서 기존의 보편적인 성性역할-전통적으로 폭력성,정복욕,지도자는 주로 남자의 역할이었습니다.-에서 벗어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SIN) 또한 그러합니다.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딴 게 이브 였다면 멸세사에서는 원죄를 범한건 아담인 진이니까요. 
인간들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신(GODFATHER)을 만들었고 진은 그 구원의 신을 죽인, 원죄를 범한 아담입니다. 하지만 그는 아담인 동시에 신이기 때문에 인간들을 위해 대속 代贖이 아닌 속죄  罪를 위해 4억년의 여정을 떠납니다.



두번째 에필로그에 레오나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서는 장면이 나옵니다.
별개미취의 꽃밭에서 아담과 이브로 묘사된 소년과 소녀가 서로 화관을 만들어 씌운채 웃고 있는 장면인데요. 
진이 아담이라면 레오나는 이브. 결국 두 사람의 미래는 행복할 것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전 해석했습니다. 아니 바랬습니다.

멸망한 세계는 아이가 아이로 있을 수 없던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이제 세상은 아이가 아이다울 수 있는(이엘의 이야기-부모의 보호도 받고 어리광도 피우며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4억년의 시간을 견뎌내어 마음이 다시 무뎌진 진에게 다시 한번 레오나의 따뜻함이 전해지길.
파국이 예정된 세계에서 남은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길 기원하며 자의적인 해석을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작가님에 대해 벌개미취의 꽃말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1 갑자기 삘받아서 쓴 거기 때문에 오류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양해부탁드리며 어디까지나 자의적인 해석임을 감안해주셨으면 합니다.
PS2 혹시나 작가 후기를 안읽어보신 분은 읽어보세요. 정말 잘 쓴 후기였어요.




Comment ' 1

  • 작성자
    Lv.51 라토르
    작성일
    18.05.17 00:55
    No. 1

    무척 공감하는 감상문이네요. 문피아에 와서 이 정도로 정교하고도 마음에 남는 글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찬성: 3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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