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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만능개미
작성
16.04.29 21:13
조회
2,994

제목 : 솔플의 제왕

작가 : 디다트

출판사 : 문피아 유료연재 192화 완결


(편의상 비어를 사용함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솔플의 제왕’이 드디어 완결됐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알아챈 사실 하나, 에필로그를 읽을 당시엔 이전 작품들 보다 훨씬 빨리 마무리 됐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알고보니 전전작인 ‘플레이 더 월드’는 188화 완결이었다...

안 그래도 근래 본 장르소설 작가 중에서도 손 꼽히는 실력자였던 분이 무려 최근작에서 글 전반적으로 이전작 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이 된다.

(필자는 일단 그렇게 느꼈다.)


다음으론 글에 대해 간단히 말해보려 한다. 아래는 작가가 쓴 작품 소개글이다.



『2035년 가상현실게임 워로드의 등장은 세상을 바꾸었다.

그 세상에서 자신의 운명도 바꾸고 싶었던 안재현.

하지만 인생을 바꾸기 위해 일생을 게임에 바친 대가는 믿었던 동료들의 배신, 그 배신으로 모든 걸 잃은 안재현, 그런 그에게 온 재도전의 기회!

"다시는 남이랑 같이 게임 안 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혼자 다 해먹는 게 뭔지 보여주마."

전리품 놓고 남들이 주사위를 던질 때, 혼자 다 해먹는 안재현의 즐거운 솔킬 게임 라이프가 시작된다.』



가상현실게임 ‘워로드’에서도 영웅도살자라 불릴 만큼 이름이 알려진 주인공 안재현은 같은 소속 길드원들의 배신으로 그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게임에서 도태되고 만다.

독기를 품은 채 다시 시작하려던 그는 설상가상 불행한 사고마저 겪게 되는데, 실은 그 사건이야말로 안재현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재시작’으로 이끌어주는 계기가 된다.


기적처럼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은 안재현은 과거의 배신으로 인해 인간불신의 모습을 보이며 이번엔 혼자의 힘만으로 모든 걸 해내보이겠다고 결심한다. 그리하여 내노라하는 랭커들, 게임 플레이의 최전선에 선 거대 길드들에 당당히 맞선 네크로멘서 ‘하회탈’의 솔로 플레이가 시작된다.



사실 작가의 필력은 필자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투박하지만 그렇기에 묵직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전투씬은 피와 살이 난무하는 묘사를 굳이 이어붙이지 않더라도, 전투 장면을 긴 호흡에 늘어놓지 않더라도 그 생략된 묘사속에서 충분히 전투의 치열함과 광기를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게임판타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완성도 있는 ‘레이드’ 형식의 싸움은 게임적 시스템과 적절히 접목되서 큰 시너지를 일으켰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전투씬보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받는 건 이전 작품에서도 자주 다뤄진 인물들 간의 갈등과 심리싸움이다.

개인-대-개인, 개인-대-길드, 주인공과 얽힌 주변 인물들과의 분쟁, 협력, 배신은 글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예상외의 전개가 오히려 그럴만 하다고 독자들을 납득시켜줄 만큼 현실적인 요소까지 더해져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이며 그런 작가의 글이기에 애정이 더 가미된 채로 감상을 쓸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작가의 이런 심리묘사와 싸움은 이전 작품들이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지나치게 계산적이고 타산적인, 거기에 현실적인 설득력까지 합쳐지니 글에서 인간미가 느껴지는 대신 삭막함만 전해진다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선 불편함마저 들어 하차하게 됐다는 평도 있다.

(필자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런 불호적인 점 못지 않게 특징적인 작가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솔플의 제왕은 조금 다르다. 그 삭막함이 굉장히 희석된 것인데, 필자가 생각하기엔 실제 사람의 목숨이 오갔던 이전작들의 현대판타지 장르와 달리 솔플의 제왕은 가상현실이 주 배경인 장르적 특성 덕이 컸다고 본다.

물론 이전 작들에서도 마냥 글이 딱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깨알 같은 개그들이 섞여있었지만,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암울한 세계의 중심에선 그저 잠깐 보고 넘어가는 찰나의 유머가 되어 그 빛을 바랬었다.


솔플의 제왕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꼭 천하태평하다는 것만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헝그리정신이 더해진 글은 다소 여유가 느껴졌다. 꽤나 상위급 랭커가 되서도 커피에 포도당을 퐁당퐁당 채우며 신세한탄하는 주인공은 찌질하다기보단 해학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그 주변에 조금이라도 더 눈이 가고, 연쇄적으로 캐릭터들의 개성이 두드러져보이니 몰입감도 저절로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맨 위에서도 언급한 ‘안정감’은 이렇듯 힘을 빼고 무게감을 줄인 덕이지 않나 생각한다. 

 

글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었던 만큼 결말 또한 이전 작품들 보다 깔끔한 맛이 더 강했다. 사람들에게 용두사미격 글이라고 언급되었던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번 작품의 결말에 만족한 것으로 보아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의 이번 감상의 딱 한 가지 반전은 그 정리된 마무리에서 긴 여운을 느끼진 못했다는 것...


 결말 부분에 대해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고 말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에게 있어서  ‘플레이 더 월드’는 역대급이었다. 글의 시작, 주인공의 모든 행보와 인과관계가 글의 끝에 이른 순간 하나의 점으로 모여 폭발할 때의 그 쾌감과 전율은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다. 

반면 솔플의 제왕에선 주인공의 궁극적인 목표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묘사된 것에 비해 너무 옅게 다가왔다. 안재현이 게임 ‘워로드’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긴 하지만 글 중반부까진 막연함만 느껴졌었고, 글이 마무리된 시점에선 과거회귀까지 겪은 주인공의 피날레로 보기엔 너무 무게감이 없었다고 할까...

(위에서 언급한 가벼움의 반작용이 여기서 터졌다;;)


글이 늘어지지도 않고 분명 깔끔하게 정리되긴 했지만, 믿었던 이들에게 크게 배신 당하고 죽음까지 겪어 회귀한 주인공이 게임 속에서 그 은원을 털어내버리는 과정과 결과엔 고개를 갸웃하게 할 정도로 의문이 남았다. 은원관계를 푸는 장치이자 수단인 게임은 오히려 필자 개인에겐 너무 가벼운 인상이 강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편견 때문이라 딱히 뭘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안타깝게도 여운 대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무튼, 말이 길어지긴 했지만 ‘솔플의 제왕’이 작가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훌륭한 작품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네임드 작가의 역량이 현재진행형으로 발전되가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소름이 돋고, 그런 만큼 언제 또 차기작을 볼 수 있게 될지 무척 기다려진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랑합니다, 디다트 작가님.)


끝으로...


어디선가 자주 본 클리셰인데... 하고 느끼지만 그 속은 조금 남다른, 디다트식 게임판타지를 아직 못보신 분들, 그리고 감상글을 읽고 약간이나마 흥미가 생긴 사람들에게 무료분을 읽고 이후의 결제를 생각해보길 권하며 마무리하겠다.


솔플의 제왕 - http://novel.munpia.com/43503



Comment ' 1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4.29 22:05
    No. 1

    뭐랄까 결말이 좀 애매했습니다. 이러한 결말을 어느정도 의도하긴 한거 같지만 복선처리가 매우 미흡하다고 해야하나
    뭐 그래도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만능개미
    작성일
    16.04.29 23:00
    No. 2

    결말에 대해선 항상 말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래도 작가님이 190화가 넘는 동안 한결같이 높은 퀄리티를 유지해서 그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4.30 11:52
    No. 3

    넹 작가이름만보고 봐도 결코 후회할 일이 없죠. 뭐 근데 이건 이거고 결말이 미흡한 것도 사실. 편당 결재이니 만큼 결말을 위한 복선을 두기가 힘들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4.30 14:51
    No. 4

    사실 결말이 좀 미흡하긴 했는데 질질 끌지 않는점 만큼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작의 유적포식자나 플레이 더 월드완 달리 마지막까지 즐기면서 읽을수 있었던 괜찮은 글 이었던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tyeon
    작성일
    16.04.30 20:51
    No. 5

    딱 적당하게 끝낸거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사와나이데
    작성일
    16.05.01 00:36
    No. 6

    디다트님 다른 작품에 비하면 결말이 훌륭했음
    허나 전체적인 재미도는 전작품중 가장 떨어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육사
    작성일
    16.05.01 11:43
    No. 7

    이번편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딱딱끊어지고 특유의 가르치는 느낌의 문체가 맘에 안들어서 하차를 했었습니다. 이 작가분의 특징중의 하나가 필력은 분명히 있지만 전작인 더 플레이더월드에서는 중요한 씬의 묘사를 피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십편을 어떤 장면을 위해서 전개를 해놓고 중요한 클라이멕스 묘사는 안하고 건너뛰더군요. 플레이더월드는 깔아놓은 복선처리에 미흡하고 결말로 갈수록 급격하게 무너졌었는데 이번 작품은 마무리는 깔끔한 편이었던것 같군요. 하지만 독자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스타일은 아닌것 같아서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은 좀 의심스럽습니다. 다시 이분 작품을 읽을 기회가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38 콩나물콩
    작성일
    16.05.06 00:09
    No. 8

    이소설을보며 가상현실게임이 엄청 하고싶었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재미지구
    작성일
    16.06.03 22:14
    No. 9

    전 솔직히 죽었더니 뜬금없이 환생했더라는 그런 설정 자체가 별루인듯해요...환생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사건인데 내가 왜 환생했는지 어떻게 환생했는지 아무런 고민조차 안하고 그냥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정말 가능한건가 싶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9.26 21:01
    No. 10

    여러모로 재밌었지만 초반에 설정한 자신도 쎈 네크로맨서가 제대로 실현됬되지 못했고 조연격의 주의 인물이나 개인 외적의 활동이 없어 단조로워 다채로운 맛이 없죠 거기에 모두가 같은 감상인 끝의 미흡, 차라리 겜판이 아닌 현대 판타지였음 주위 인물과 화합하고 환생에 관한 개연성도 풀구 좋았을건데.. 아니면 언데드들이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인공지능을 가졌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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