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연재되고 있는 두 대체역사소설 만석꾼과 전직 폭군의 결자해지(이하 전직 폭군) 감상입니다. 특별히 두 글을 비교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고 둘 다 추천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1. 글의 전반적인 내용
두 글 모두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대체 역사 소설입니다. 만석꾼의 경우는 현대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조선 시대에 태어나 역사를 바꿔나가는 내용입니다. 그 외에 특별히 판타지스러운 요소는 없네요.
전직 폭군같은 경우는 좀 독특한데요, 주인공이 현대에서 천몽이라는 꿈을 통해 과거의 인물이 되었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식 입니다. 작가님 나름대로 현대의 인물이 과거로 가면 시대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끝에 그냥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고 아무래도 주인공에게 유리한 점을 많이 준 것 같습니다. 대신 내용 전개는 그 만큼 사실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들도 각각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주인공을 이용해먹으려고도 하고 이런 모습들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도 절대 만만치 않은 과거사회를 주인공이 어떻게 겪고 바꾸어 나가는지 매우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만석꾼역시 내용이 억지라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없구요.. 읽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그럴 수 있나?? 싶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더 얘기하고 싶은데 만석꾼은 왠지 무슨 얘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네요..
2. 시대 배경
만석꾼의 시대배경은16세기 후반 조선 선조 시절, 조선 초기의 끝무렵이기도 하고 동서 붕당 정치가 본격화되던 그 시점입니다. 구체적으로 1570년대부터 이야기가 진행되구요.. 아직 결말을 읽지 않아서 조선이 어떤방향으로 흘러가 어떤 나라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늦은? 시점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하구요. 유럽에선 르네상스 이미 끝나갈 무렵이고 대항해시대가 한창일 때이니까요. 또 다른면으로 생각하면 조선이 아직 많은 가능성을 품고있던 시기라는 생각도 드네요. 아직 청나라도 건국되기 전이고.. 임진왜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유학이 아직 백성 전체에게 뿌리내리지 못했을 때이니까요. (훈구파가 척신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고 향약이 전국적으로 보급된 것도 선조 때이니 아마 그럴거라고 생각되네요) 하여튼 여러모로 괜찮은 위치선정?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직 폭군은 시대배경이 고려말, 명나라 건국 직후구요 1370년대 쯔음 부터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역시 괜찮은 위치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이 체계가 잘 잡힌 좋은 나라였기는 하지만 현대인이 다시 시작한다면 왕권이 튼튼하지 않은, 어느정도 백지부터 시작할 수 있는 혼란기가 좋겠죠. 왕권도 약하구요. 어쨌든 주인공은 좋은 시대에 좋은 집안으로 태어나서 독창적이지만 상당히 합리적인 행보를 보여나갑니다. 예... 뭔가 다른 얘기를 더 하기엔 스포가 될 것 같네요ㅠㅠ
3. 기타
일단 두 작 모두 분량이 매우 많습니다. 1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분량이 넉넉해요. 특히 전직 폭군의 결자해지 같은 경우는 아주 독보적인 분량으로, 다른 소설 2화~3화 분량이 하나에 들어갑니다. 사실 너무 스크롤이 길어서 매일 매일 짬내서 한 화씩 읽기는 좀 부담스러울 때도 있더라구요. 내용이 복잡한 면이 있다보니 생각할 것도 있고 그래서 꾸준히 읽기보단 쌓아뒀다가 시간 넉넉할 때 쭉쭉 읽어나가면 몇 시간이 뚝딱 지나갑니다. 그리고 만석꾼 같은 경우는 고증도 매우 잘 된 편이고.. 작가님이 글 말미에 조선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써두셔서 그 것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대체 역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두 작품 모두 꼭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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