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풍사전기 마지막에서도 마영과의 싸움이 시작될것처럼 하다가 '대화'로 그 결과가 간단히 서술되고 말죠. 천의무봉에서도 풍도검공과 싸움이 종착역일 것이라는 뉘앙스를 몇권에 걸쳐 수없이 많이 깔아놓고서도 그 결과를 그냥 '대화'로 설명하고 끝이 납니다. 이번 천라신조도 마찬가지네요. 열린 결말이어서 좋았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천라신조를 마지막으로 사서 모으는 작가분 리스트에서 한분을 잃게 될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행보에서 통쾌함을 느끼기 보다는 주인공 외의 인물들이 더 오히려 매력적인 이런 패턴의 반복은 조금 답답하네요.
태규님이 풍사전기로 데뷔하시면서 그때부터
우와! 이런 새로운 작품이!!!! 하고 재밌게 지금 천라신조까지
다 읽었습니다.
새로운 전개와 새로운 해석 참 참신하고 정말 재밌고 좋은데
희안하게 정발본으로 나오는 책들에 오타가 많고
앞뒤 내용이 조금씩 어긋나는 부분이 있고 개연성이 안맞는
부분들이 있는건 풍사전기부터 천라신조까지 계속 그러셔서
안타깝네요 ㅠㅠ
그리고 항상 결말이 두리뭉수리하게 대충 이런저런 여지를
많이 남겨두는 결말이라 이제는 좀 짜증나는 것도
있긴 합니다.
태규님 작품들이 정말 참신하고 재치있고 재밌고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고질적인 단점들은 다음 작품들 부터는
좀 개선됐으면 합니다.
근데 이런 비판 글들을 태규님이 보실려나.. 보셨으면 하는데.
나쁜쪽으로 보자면 한없이 문제점이 많겠지만 좋은쪽으로 보자면 합리적인 이유들이었습니다. 칠생들은 전서로만 접한 주인공이 궁금해져서 나온겁니다. 연예인을 갈망하듯이 라고 하면 이상한가;; 하여간 궁금해서 나와보니 애가 많이 힘든 상황인겁니다. 그래서 도움을 주죠. 하지만 과정의 도움이지 결과를 내주진 않습니다. 주인공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수 없는것처럼 말입니다. 신화경에 다달았다는 임생이나 묵생이 막기도 했구요.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풍종호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데 무협의 세상에서 한번 꼬인 악연 혹은 인연은 몇대를 내려가면서 사건 사고를 일으킬지 모릅니다. 이미 다 풀어가는 와중에 새로이 한팔 더 거들어서 사태를 악화시킬수도 있었을 겁니다. 느낌을 글로 표현하려니 힘드네요. 대충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설명이 되지 않았나요?...
태규님의 스타일은 일본 라이트 노벨과 비슷합니다.
비슷한 분이 또 있죠. 폭염의 용제 작가님...
두 분 다 필력이 좋고 아이디어가 번뜩하지만
특정한 자신이 형성한 개성에서 성장이 멈춘 느낌입니다.
일본의 소설이나 만화나 다 스타일이 비슷합니다.
뭔가 대단한 것처럼 떡밥을 엄청 깔아놓고
주인공보다 배는 매력적인 조연들이 각축을 벌이고
온갖 개그코드로 쉴 틈을 주지 않죠.
하지만 결론은... 뭔가 있어보이지만 아무 것도 없다는 겁니다.
에반게리온처럼 말이죠.
나쁜 것은 아니죠. 원래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게 환상문학 나름의
개성이니까요.
각설하고... 천라신조는 태규님의 새로운 시도와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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