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손가락에 물집이 생길 만큼 원고지를 메꿨던 기억이 납니다.
200자 원고지에 볼펜으로 쓸 때 이야기지요.
작가가 되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신춘문예나 문예지에 당선작을 내야 비로소 작가가 되었으니까요. 습작기간 수십 년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저 역시 초등 2년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서른이 넘어 경우 당선 소식을 들었었지요.
역설적이지만 당선 이후 거의 절필을 했습니다. 먹고 살려면 다른 직업을 가져야 했거든요. 가끔 가명으로 상업소설을 쓰는 분도 있었지만 쉬쉬했었지요. 부끄럽게 생각했으니까요.
웹소설의 등장으로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합니다.
누구나 글을 써서 올리면 되니까요.
그래서 많이 놀라고는 합니다.
상당한 문장과 필력을 갖춘 작품의 조회수가 형편없는 걸 보고 놀라고,
함량 미달의 문장과 필력이라고 생각되는 글의 조회수가 수십 만 심지어 백만이 넘는 걸 보고 경악합니다.
예전에는 열정 하나로 글을 썼습니다. 마치 작가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말이지요.
이제는 쓸쓸해서 글을 씁니다. 이를테면 타임킬링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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