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이분 글 잘 쓰시는 분이긴 한데, 뭔가 꽉- 눌러 담기만 하고 터트리질 않아서 참 답답하더군요.
전작 콘트렉트에서도 마지막전투에서까지 뒤통수 쳐맞고 간신히 어영부영 살아남는 모습에서는 진짜 울화통이 터져서 내가 이걸 여태까지 왜 봤나 하고 후회가 들 정도였었죠.
물론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이 있겠지만 그래도 어차피 상업적인 목적을 띤 글이라면 어느 정도 대중적인 취향에도 좀 더 부합하는 쪽으로 가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다행히 이번 더스트는 전작의 답답함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답답한 면이 좀 보이더군요.
특히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도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전혀 꿀릴 것이 없는 주인공이 쓰레기 같은 악인들에게 심리적으로 뭔가 지고들어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
전작 콘트렉트에서도 신이라고 불리는 쓰레기들이 떠드는 헛소리들을 마냥 묵묵히 쳐 듣고 일부는 납득하기까지 하는 주인공의 머저리 같은 모습을 보고, 진짜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직접 소설 속에 들어가서 주인공의 면상을 분쇄기로 갈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있었는데, 이번 작에도 그런 면이 좀 남아 있더라구요.
물론 전작에 비하면 훨씬, 훠얼------씬 덜 답답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대다수 독자들이 원하는 통쾌함과는 아직도 거리가 좀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분은 대중적인 취향에 좀 더 타협만 한다면 지금보다 조회수가 몇 배는 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콘트렉트 1부는 그냥 정상이 아닌 주인공의 정신상태를 감안하니 읽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후반부보다 오히려 간간히 터트리는 부분이 꽤 있어서 재미면에서도 만족했구요. 다만 문제는 무력이 거의 신급에 가까워지면서 반비례로 심리적으로 더욱 더 답답해지는 후반부였지만 말이죠.
그에 비해 더스트는 그런 면이 훨씬 적습니다. 극초반에야 살짝 답답하지만 그건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감안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멸망물 좋아하신다면 더스트는 분명히 볼만한 작품입니다.
다만 이 작품도 뒤로 갈수록 슬슬 문제가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냉정하고 치밀하던 주인공이 초반에 비해 적들에게 허술한 면을 보인다던가, 갑자기 소년만화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뜬금없이 적을 설득하려다가 실패하니까 정신적으로 충격먹는다던가 등등.
따지고 보면 불안한 부분이 분명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만큼 초중반의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거든요.
음....저도 사실 유명한 것 몇 개 빼곤 잘 모릅니다. 그래도 생각나는 거 추천드리면,
불멸자 - 송치현
초반엔 영웅 + 갑질물이었다가 중후반부터 멸망물로 변하는데 그때부터가 더 재미집니다.
희망을 위한 찬가 - 카이첼
그냥 현대판타지인데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매우 맘에 안들었지만 글을 잘 쓰셔서 재밌게 봤습니다.
용병 블랙맘바 - 남양군
뒤로 갈수록 초자연적인 소재가 추가되면서 흥미진진해집니다. 다만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으면 적응하는데 좀 걸립니다.
육식동물 - 원하
더스트랑 비슷한 멸망 + 좀비물인데 조아라 노블에 있는 거라 19금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뒤로 갈수록 주인공 하는 짓이 점점 마음에 안들어지긴 하는데, 그래도 멸망한 세상을 무난하게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괴수처럼 - 파르나르
멸망까진 아니고 그냥 도시 몇개에 인간들이 고립돼서 사는 상황입니다. 중반부터 급 먼치킨 전개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 좀 식상해질랑말랑 할 때 하나씩 던져주는 떡밥으로 어떻게든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건 이정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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