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일단 본편에 제가 들었던 여캐릭은 어디까지나 예를 든 것이었지요. 요는 상대역 캐릭터의 생명력이 부족하다, 주인공을 띄우기 위한 들러리로서의 역활만 있는 싸구려 같은 느낌이다...라는 것이 본문의 요점이었죠.
그래도 일단 예를 든 캐릭터에 말하자면 본문에도 적었지만 그런 여캐가 진짜 주인공에게 연심을 품고 로맨스 전개를 품으면 안되죠? 그러면 결과적으로 당연히 하렘물이 될 뿐 아닌가요? 그런 캐릭터는 끝까지 적 캐릭터로서 [방심]도 [연심]도 없이 주인공의 육체와 멘탈 모두를 악랄하게 공격하며 언제나 머리 위에서 놀아줘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혹시 그런 캐릭터는 주인공이 이길 수 없으니까 로맨스 방향으로 해서 공략해야 한다던가, 하는 의견이셨던 것은 아니셨을 거라 믿습니다.
기껏 주인공을 모든 면에서 끝까지 압도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적 캐릭터가 나오는데, 왜 그것을 남녀관계라는 싸구려 방식으로 품안에 두는 것으로 농락하는 전개를 해야 되나요? 그런 식의 전개로 공략될 것이면 차라리 등장하지 않는 게 가장 옳죠. 그게 깔끔하다고 봅니다.
이 경우 예로 든 캐릭터가 나온다는 전개 하에서 여캐일 필요가 없다기보다는, 여캐여야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단 혹시나 싶어 전제해두지만 여캐란 관상용이나 약방의 감초 같은 쩌리 악역 한정으로만 쓴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그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여캐는 여자라는 입장으로서 가질 수 있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가질 수 없는 그 나름의 힘이 있는 겁니다.
우선 실제로 소설에서는 반영되지 않을, 제가 할일 없어 생각한 전개를 이야기로 해볼까요? 제가 생각한 예를 든 캐릭터를 편의상 '교주딸'이라고 호칭하며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팬픽으로나 쯜 오리지널 전개에서 이 '교주딸'은 비무초진이라는 드문 이벤트를 듣고 흥미가 생겨서 거의 멋대로 신분을 위장하고, 비무대회 쪽으로 찾아가서 한 명의 관객이 되어 즐기고 있는 중이라는 전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비무대회를 지켜보는 와중에 생기는 마교 관련 일이나 실력을 감추고 있음이 명백(설정상 이자성보다 훨씬 고수니 바로 알아본다는 전제로)한 이자성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몰래 은신해서 이리저리 정보수집을 하는 것으로 이자성이 실은 사파맹주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우승해서 북천세가의 백설영과 맺어지려고 한다는 것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단우빈보다 훨씬 좋은 머리로 이후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며 음모를 짜는 겁니다. 그 음모를 가지고 일단 자신의 집 마교로 돌아가서, 자신의 아버지인 마교 교주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비무대회가 끝나고, 백설영과의 정식 혼례가 결정되기 바로 직전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나타나는 겁니다. 공식적으로 북천세가의 백설영과는 듣보잡 문파의 섭무평이라는 자와 맺어진다는 것으로 되어있으니까요.
거기서 '교주딸' 측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이자성에게 협박에 가까운 정략결혼 제의를 가져오는 겁니다. 그리고 단박에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놓고, 은근슬쩍 '교주딸'이 이자성 근처에서 찝적거릴 수 있는 배경을 만드는 것이죠.
'교주딸'이 아닌 마교 입장에서 볼 때 이 정략결혼이라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괜찮은 한 수겠죠. 정략결혼을 빌미로 맺어지면 마교는 그대로 북천세가와 사파의 힘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고, 거절하면 그건 그것대로 빌미삼아 압도적인 세력으로 짓밟을 구실이 생기니까요.
이자성으로서는 현재 세력으로나 무공실력으로나 '교주딸'을 떨쳐낼 수가 없으니 근처에서 당당히 얼쩡거리는 것은 어느 정도 용납해주어야겠죠. 더구나 '교주딸'이 훨씬 무공실력이 좋으니 이자성 몰래 은신해서 그의 행동을 미행하며 우연을 가장해 놀리듯 등장할 수도 있고요.
백설영과의 관계에서도 삼각관계를 가장해서 당당하게 직접 끼어들 수도 있죠. 뛰어들어서 이자성과 백설영과의 남녀관계를 들었다 놓았다 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백설영이 이자성의 정체에 관련해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자기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행동하면서 이자성에게 집적거리거나, 백설영을 언니라고 부르면서 친한 적 굴며 이리저리 주위를 맴돌 수 있죠.
백설명이 이자성의 정체에 관련해서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상황에 따라 친한 척, 순진한 척, 그러면서 틈틈히 보이는 보이지 않는 악의 등으로 이자성과 백설영 둘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여캐란 점이 이 얼마나 강력한가요? 상대역인 적 캐릭터란 단순하게 주인공이 힘을 펼치면 받아주면 전투력 측정용 허수아비이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죠.
진정한 1등급 적 캐릭터라면 중요한 건 아슬아슬 긴장감 있게 주인공의 멘탈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맛이 있어야죠. 그 점에서 볼 때 이 경우 남캐보다는 여캐가 훨씬 접근하기 쉽고, 효율적으로 주인공의 멘탈을 공격할 수 있는 위치가 되기 쉽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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