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다섯 번째는 "추리무협"입니다. 하지만 추리물은 독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추리물을 독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추리물의 핵심인 의표를 찌르면서도 논리적인 소설의 얼개를 작가가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30년전에 출판되었던 와룡생의 "남궁세가"는 엄청나게 잘 쓴 추리 무협이었습니다. - 고우영 화백이 만화로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 - 또한 지금 고무판에 연재되고 있는 "명포 수라공"도 구성이 좋은 추리 무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 무협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TV 시리즈 CSI 같은 과학적인 성과가 없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14세기 영국의 수도사인 '캐드펠'을 주인공으로 한 캐드펠 시리즈는 추리물의 형식을 빌어 인간성 속에 숨어있는 잔악함과 어리석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영화에서는 숀 코넬리가 주연을 맡았지요.) 역시 묵수(墨守: 옛 것을 무조건 지킴)만을 주장하는 호르헤 수도사와 같은 보수골통들을 통렬히 비판하는 자세를 견지했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이런 정도의 소설을 쓸 역량이 있는 작가도 많지 않을 뿐더러 독자 층이 이런 것을 받아들일만큼 성숙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다섯 번째 분류인 "추리 무협"을 아예 제외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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